치킨게임 늪 빠진 OTT, K-제작사 날개 훨훨 [엔터-Biz]
2022. 03.04(금)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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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금리인상 예고와 더불어 tvN '지리산' 악재 등 조정을 받았던 K-제작사 주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넷플릭스 주가가 급락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제작사들은 글로벌 OTT사들의 출혈 경쟁에 수혜를 입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작사 제이콘텐트리는 전일 보다 3.69% 상승한 5만 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전일 대비 1.85% 오른 8,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스토리, 래몽레인 키이스트, 판타지오 역시 각각 2.27%, 0.50%, 4.20%, 1.55% 상승 마감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1.25% 하락, 900선을 간신히 유지했지만 드라마 제작사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K-드라마 인기가 '오징어 게임'에 머물지 않고 '지금 우리 학교는'부터 '소년심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기대감이 다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까지 오리지널작들이 줄 공개된다.

K-드라마 신드롬에 화력이 붙자 글로벌 OTT사들은 한국 시장 진출 이래 가장 많은 투자비를 쏟고 있다. K-콘텐츠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넷플릭스다. 반면 넷플릭스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의 매출액은 77억 1000만 달러(한화 9조 1980억 원)로 추산된다. QoQ 대비 16% 상승한 수치지만 4분기 실적이 발표된 당일 넷플릭스의 주가는 하루 만에 20% 가까이 하락했다.

원인은 신규가입자수의 둔화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넥플릭스가 발표한 누적가입자수는 2억 2,184만 명으로 디즈니플러스, 애플TV,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 경쟁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그 만큼 신규가입자수의 폭이 해를 거듭할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신규가입자의 수는 1,818만 명에 그쳤다. 2020년 팬데믹 특수에 힘 입어 1분기에만 1,577만명의 신규가입자를 확보한 것에 비해 크게 밑돈다.

넷플릭스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1분기 예상 신규가입자수는 QoQ 대비(398~400만 명) 한참 모자란 250만 명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의 정체는 성장세가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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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사의 추격이 거칠어질수록 넷플릭스는 가입을 이끌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각국 토종 OTT와도 경쟁해야 한다. 이들의 치킨게임에 가장 수혜를 입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실제로 ‘오징어게임’ 신드롬이 시작된 지난 4분기 넷플릭스의 신규가입자수는 828만 명으로, 그해 신규가입자수 1,818만 명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타국 오리지널 시리즈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난데다 오리엔탈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호기심까지 한국에 대한 넷플릭스의 대우는 전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오징어 게임’ 성공 후 한국드라마는 아시아 시장을 향한 교두보 역할을 넘어 글로벌 안방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총 2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제작비는 지난해 보다 2배 가량 높은 1조 원에 육박한다.

이날 상승 마감된 제작사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OTT 플랫폼사에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제이콘텐트리는 넷플릭스에 하정우, 황정민의 액션물 '수리남'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개 시기는 미정이지만 넷플릭스 ‘지옥’과 'D.P'를 제작한 클라이막스스튜디오(제이콘텐트리 자회사)는 ‘D.P' 시즌2 제작을 확정 발표했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올해 OTT 공개작만 13편이다. 자회사 지티스트가 넷플릭스 ‘소년심판’을 제작했고, ‘스위트홈’ 시즌2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다. 이밖에도 ‘셀러브리티’, ‘도적’, ‘늙은형사’, ‘커넥트’ 등 대작들이 OTT 플랫폼에 공개될 예정이다.

제작사들은 현 상황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간다는 각오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K-드라마의 특징으로 ▶장르 ▶편성▶플랫폼 ▶형식 다변화를 꼽은 이유다. 레거시 미디어가 선호하는 16부작에서 벗어나 6부작, 8부작, 20부작 등 다양한 형태의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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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타 제작사의 작품에서도 보이는 특징이다. 2020년 문제작으로 회자된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제작사는 스튜디오329로, 이 곳은 올해에도 넷플릭스와 손잡고 전여빈, 나나 주연의 ‘글리치’를 공개한다. 스튜디오329는 ‘인간수업’을 계기로 신세계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OTT 콘텐츠 하나로 대기업의 관심을 끈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도 제2의 ‘오징어 게임’을 꿈꾸며 국내 제작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최후 승자가 되려 출혈 경쟁을 벌이는 사이 K-제작사의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지상파, 종편 편성에 목을 메던 시절은 말 그대로 옛 풍경이 됐다.

대표적으로 에이스토리는 OTT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제작사 중 하나다. 넷플릭스 첫 K-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을 만든 곳으로 예능 'SNL 코리아'는 토종 OTT인 쿠팡플레이에 제공하고 있다. 신작 드라마인 '그리드'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이종석, 임윤아의 ‘빅 마우스’도 이 곳에서 선보인다.

배급사 NEW 자회사인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역시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배우 조인성이 합류한 영화 ‘무빙’을 공개한다. 종합콘텐츠사 NHN는 이달 말 한소희, 박형식 주연의 뮤직드라마 '사운드 트랙 #1'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자회사 벅스뮤직을 통해 음원 시장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민호, 윤여정 합류로 화제를 모은 애플TV의 한국 첫 오리지널 '파친코'는 국내가 아닌 미국 제작사 미디어레즈가 맡았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는 회당 140~150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본부터 연출까지 해외 제작진들이 대거 투입된 작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OTT사들이 국내 제작사에 기대 '우연한 대박작' 탄생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눈높이에서 K-콘텐츠를 공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는 OTT 경쟁으로 수혜를 입고 있지만 대규모 해외 제작사와 인프라 투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제작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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