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김태호 PD가 만 20년을 꽉 채운 MBC 생활을 마무리하고 독자노선을 걷는다. 그가 참석하는 마지막 시상식에서 '페르소나' 유재석이 대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 또한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신화 이후 새롭게 일궈낸 '놀면 뭐하니'가 활약, 그의 존재감을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켰다.

29일 밤 '2021 MBC 방송연예대상'이 생중계로 진행됐다. 전현무 이상이 김세정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전 출연진이 상을 받고 대상, 최우수상, 신인상, 베스트 캐릭터상, 베스트 커플상, 베스트 팀워크 상 등을 고루 휩쓴 '놀면 뭐하니'는 시청자들이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도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태호 PD는 이번 달을 끝으로 지난 2001년부터 몸 담아 온 MBC를 떠나는 상황. 김태호 PD는 그간의 소회를 담은 수상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김태호 PD는 "'놀면 뭐하니?'는 올해도 많은 일을 했다. 봄은 '러브유', '위드유'로 시청자들과 함께하며 소소한 감동을 전했다면 여름은 MSG워너비 멤버들이 일으킨 한여름의 발라드 열풍이 있었다. 그리고 유 본부장과 무한상사 정 과장의 만남이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의 연결된 세계관을 완성한 것 같다. 지난 2년 간 애써준 유재석 곁에 가족들이 되어준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1월 1월 입사했다. (퇴사가) 되게 신날 줄 알았는데, 내가 상당히 MBC를 좋아했다"라며 "한번만 더 잡으면 남으려고 했는데 안 잡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중 15년을 토요일 저녁에서 일했다. 그 시간을 유재석이 함께해서 버틸 수 있었다. 존경한다는 말 하고 싶다"라며 함께 역사를 써온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김태호 PD는 "여의도 7년, 일산 7년, 상암 7년을 채우고 나간다. 매년 연예대상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떤 해는 적은 인원, 어떤 해는 풍성한 인원이 함께했다. 올해가 MBC 60주년인데 70주년, 80주년에도 새롭고 좋은 프로그램으로 함께 할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라며 "나름대로 그동안 상을 많이 받았는데 항상 프로그램 상이라 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섭섭해 하더라. 내 인생에 마지막 생방송 시상식일 것 같다"라며 가족들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을 일궈내며 명실상부 MBC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13년 간 달려온 '무한도전' 종영 이후 유재석과 합심해 '놀면 뭐하니'를 론칭, 새로운 유재석 유니버스를 만들어 내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올해는 하하, 정준하를 소환해 유재석이 운용할 수 있는 멤버들을 다시 구축함으로서 프로그램이 롱런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이날 하하 정준하가 4년 만에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주요 부문을 수상하면서 이들을 기용한 김태호 PD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놀면 뭐하니'의 활약이 두드러질수록 2022년부터는 김태호라는 거대한 스타 PD의 존재를 잃게 될 MBC의 앞날이 우려되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는 이미 인수인계를 마쳐 새로운 제작진이 안정적으로 제작하고 있고, 분명히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해 새 바람을 몰고 오겠지만, 김태호 PD의 공백을 완전히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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