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KBS2, SBS와는 전혀 다르게 놨던 MBC의 한 수가 악수로 돌아왔다. 음원 사재기로 구설에 오른 가수 영탁을 편집하지 않았다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안다행)에서는 트로트 3형제 영탁, 이찬원, 장민호의 여행기가 펼쳐졌다. 세 사람은 떨어진 밤을 줍거나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하는 등 자연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편집 없이 등장한 영탁이다. 최근 방송사들은 음원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영탁 지우기에 한창인 상황이지만, 이와 달리 MBC는 그의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담아내 의문을 자아냈다. 앞서 KBS2 '불후의 명곡'과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영탁의 출연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편집했다.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영탁을 살리는 선택을 한 MBC.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기존 '안다행' 팬들의 지적을 받은 건 당연했고, 시청률 역시 떨어졌기 때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안다행'은 지난주 방송보다 1.2%P 하락한 7.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서 의문을 더하는 건 MBC가 네이버 클립 등의 영상 섬네일에서는 영탁의 모습을 지워냈다는 점이다. '안다행'이 이날 게재한 15개의 클립 중 영탁의 모습이 담긴 건 단 하나도 없다.

심지어 제목에서도 영탁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대처는 방송 다음 날 '안다행'이 영탁과 함께 연관검색어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심이 들게 했고, 이런 MBC의 이중적인 태도에 시청자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영탁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1일,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가 해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다. 당시 이 대표는 영탁이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영탁이 음원 사재기 작업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선은 영탁에게로 쏠렸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영탁은 음원 순위 조작 사진을 보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해당 보도 이후 영탁은 직접 팬카페에 반박글을 남기기도 했다. 영탁은 자신의 팬카페에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 건과 관련해 무혐의로 밝혀졌다. 보도된 메신저방은 대표님이 고용한 매니저와 방송 일정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올라온 글 중 방송 일정 외의 다른 내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에 따르면 영탁과 이 대표를 음원 사재기 혐의로 고발했던 A씨는 1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영탁에 대한 불송치결정 이의 신청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영탁의 음원 사재기 동조 의혹은 다시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 추후 해당 의혹이 사실이 됐을 시 '안다행'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안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