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소득 1천만 원, 소극장 폐업…봄날 없는 연극배우들 [TD점검] |
| 2020. 05.11(월) 1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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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평균 소득 980만 원. 월 아닌 연간(2016년 기준) 수치다. 공식 집계된 직업군 중 가장 낮은 연봉을 받는 이들은 연극 및 뮤지컬계에 종사하는 배우들로 나타났다. 4년이 지난 2020년 현재, 이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졌을까. 물가가 오르는 속도 보다 느렸다. 불과 360만 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달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 직업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평균 연봉 또는 연간 소득이 가장 많은 직업은 기업 고위 임원(1억 5천 367만 원)으로 집계됐다. 연극 및 뮤지컬 배우의 평균 소득은 이 보다 10배 이상 낮은 1천 340만 원이다. “천 만원이요? 그 정도면 후하죠. 실제로는 더 못 받는 배우들이 허다해요. 공연이 있을 때 무명의 소극장 배우들이 일주일에 쥐는 돈은 10~15만 원 이하에요. 이 돈도 무급의 연습 생활을 지나 온 배우나 가능하죠. 지금은 코로나19로 상황이 더 심각해졌어요.”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평균 소득을 살펴 본 한 배우는 허망한 웃음을 터트렸다. 실제 연극 뮤지컬 배우들의 연봉을 통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소득이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 액수 보다 낮은 소득을 버는 배우들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늘면서 대기업이 뮤지컬 시장에 뛰어들고 대규모 공연이 다수 제작되는 등 업계는 양적으로 팽창한 듯 하지만 속사정은 넉넉치 못하다. 그중에서도 소극장(300석 이하) 무대를 만드는 제작사들과 배우들의 주머니는 부족하다 못해 열악한 실정이다. 일명 ‘뒷골목 연극’, 소공연 등에 임하는 연극 배우들의 출연료는 회당 3~5만원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매일 공연이 열리긴 했지만 한 배우가 무대에 계속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트리플, 쿼터 캐스팅 시스템이기에 한 배우가 일주일 동안 손에 쥐는 돈은 5~10만원 정도다. 10만원 기준일 때 이 배우의 한 달 수입은 40여 만원. 이 역시 공연이 열렸을 때나 가능하다. 다음 작품을 기약했더라도 수 개 월이 소요되는 연습 기간에는 페이가 없다.
사실상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 해결이 불가능한 소득이다. 집안의 경제적 지원이 없는 경우 고시원 생활을 하거나, 같은 처지들의 배우들이 삼삼오오 모여 월세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 배우 출신의 톱스타들이 수 십 년 전 헝그리 시절을 떠올리며 얘기하는 추억의 단골 소재거리지만, 현 배우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른바 ‘열정 페이’. 무급, 저출연료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제작사를 탓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소극장 월 대관료는 30~90만 원 선이다. 서울연극협회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해 대학로의 소극장 임대료는 두 배가량 올랐다. 연극인들이 일궈 놓은 일터에 자본가들이 뛰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소극장 티켓값은 2~3만 원 선에 불과하고, 전석 매진은 매우 드문 일이라 이윤이 남을 수 없는 구조다. 천정부지 솟는 대학로의 임대료도 공연 제작 종사자들에게는 큰 부담 요인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는 핵폭탄이 됐다. 소극장 나무와물이 코로나19로 2월부터 공연을 멈추면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 절차를 밟았고, 종로가에 위치한 종로예술극장 역시 오는 6월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강요나 다름없는 열정 페이에 자본가들이 독식한 자비 없는 임대료, 코로나19 확산까지 극단 배우들의 유일한 생업 터전인 소극장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책은 없을까.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전국의 소극장 프로그램 개발 및 공간유지비로 한 곳당 최대 2000만원씩 200곳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사태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공연 재개가 힘들고, 폐업한 소극장의 경우 철거비와 폐기 비용, 밀린 임대료를 지불하기도 빠듯하다는 지적이다. 배우들의 구멍난 주머니 사정을 넘어 소극장의 존립 자체가 위험에 빠졌다. 매년 수 천명의 연극영화과 출신 졸업생들이 배우를 꿈꾸며 대학로, 종로가의 소극장 문을 두드린다. 기꺼이 열정 페이를 각오하며.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건 관객 없는 텅 빈 객석이다. 모든 예술의 근간, 연극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위), 문화아이콘(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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