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자숙 시간, 어느 정도여야 할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0. 04.25(토)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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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올바른 자숙의 시간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심한다는 의미의 ‘자숙’은, ‘스스로’에 기준이 달려 있다 보니, 사실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 그래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에 들어간 스타들은 대부분 적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을 보낸 후 대중의 정서를 충분히 고려한 타이밍에 복귀를 시도하는데, 잘못 짚어내어 반발을 이끌어내는 경우도 여럿 존재한다.

JTBC ‘방구석1열’에 출연한 김종배 평론가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예로 들며 동일한 문제를 저질렀다 해도 어떤 사람은 용인되고 어떤 사람은 용인되지 않는데, 이는 해당 시기의 흐름에 부합하는 시대정신과 감정에 따라 도덕성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기준이 달라지는 까닭이라 했다. 즉, 사안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마음의 온도가 청문회에 오른 후보의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스타와 정치인은 서로 다른 영역에 위치하지만 그들이 지닌 영향력의 모양새, 그러니까 저지른 잘못이 경하든 중하든 사회적 물의로 이어진다는 점, 법적 처벌 또한 가볍게 넘어갔다 해도 대중이 직접 부여하는 형벌은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뿐만 아니라, 가볍든 무겁든 죄인데 용인되고 안 되고가 어디 있겠냐마는, 한 번의 실수가 삶 전체를 집어삼킬 수는 없으니 죄질이 경미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대중의 암묵적인 용서와 용인을 받는 이들이 있다는 것 또한 닮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은 용인하고 어떤 이들에겐 반감을 갖는 대중의 정서란 무엇일까. 실제로 앞선 인사청문회의 예처럼 동일한 죄목을 지녔는데도 상반된 결론을 받고 있는 스타들이 있다. 부정적인 반응을 받는 이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잘못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회복이 힘들 정도로 다량이 신뢰감을 상실한 경우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자숙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복귀 방법이 떳떳하지 못하거나 하는 이유로 드러날 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마약 투약 혐의로 법정 선고를 받은 바 있는, 두 스타를 비교해볼 수 있겠다. 우선 배우 주지훈, 지난 2009년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그는 입대 기간을 포함하여 짧지 않은 자숙의 시간을 보낸 후 2012년 복귀했으며, 꾸준한 활동 끝에 현재 ‘킹덤’, ‘하이에나’를 통해 주가의 정점을 찍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혐의를 인정할 당시 따로 실시한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충분히 발뺌 할 수 있었음에도 양심에 따라 자백한 모습이 대중으로 하여금 그를 용서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게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복귀 시점을 가지고 한 차례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으니 이와 상반된 경우에 놓인 가수이자 배우 박유천이 복귀로 인해 받고 있는 대중의 날카로운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다.

지난해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고 자신은 결단코 하지 않았다며, 사실이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까지 했으나 결국 혐의는 밝혀지고 박유천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판결을 받는다. 그를 스타로서, 배우로서 신뢰해온 대중에게는 여간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죄를 범했다는 사실보다 거짓말로 자신들을 기만했다는 것, 소중히 다져온 신뢰감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혔다는 것에 더욱 큰 분노를 느꼈다고 할까.

은퇴는커녕, 회복하려는 노력은커녕 그로부터 채 일년도 되지 않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으니, 고려받지 못하고 배려받지 못한 대중의 정서는 상처 위에 상처가 덧입혀지고 말았다. 동일한 죄목임에도 주지훈의 귀환은 용인되고 박유천의 것은 용인되지 않는, 용인할 수 없는 이유다. 자숙의 기한을 정하는 데 있어 대중의 ‘정서’ 혹은 ‘감정’에 그 기준을 두었다면 그나마 가능성 있는 타이밍을 유도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맥락에서 박유천은 복귀 전략은 실패했다 보는 게 옳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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