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문석, 뜰 줄 알았다니께 [인터뷰]
2019. 05.21(화)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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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오랜만이다. 이런 기운은. 배우 음문석에겐 힘이 있다. 브라운관을 뚫고 나올 것 같은 힘. 그와 함께 한 제작진과 동료들은 이구동성 말한다. 연기로 뜰 거라고. 정말 그런 날이 왔다. ‘간장공장공장장’을 읊조리게 만드는 SBS ‘열혈사제’의 음문석은 실제로도 에너지로 가득한 사람이다. 그 기운이 상대까지 들썩이게 만들 정도다.

혼연일체 같았던 단발 가발을 벗은 음문석에겐 ‘롱드’는 보이지 않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잘생긴 훈남 배우만 보였다. ‘세상에 같은 사람 맞아요? 가발을 벗으니 다른 사람 같아요.' 기자의 호들갑에 음문석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익숙한 반응이라는 표정이다.

다음은 음문석과 나눈 일문일답.

촬영이 끝나고 뭘 하며 지냈나요?

말레이시아로 포상 휴가를 더녀왔어요. 김남길부터 이하늬까지 모두 모여서 숙소에서 마피아 게임을 했는데 진짜 밤 새는 줄 알았어요. 배우들이 이 게임을 하니까 누가 마피아인지 진짜 모르겠는거에요. 남길이 형은 처음 하는 거라며 너무 신나해 했구요. 제일 잘했어요. 우리 정말 건전하게 놀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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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룡 역으로 호평을 얻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코믹 연기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전 장룡이라는 캐릭터 안에 희로애락을 담아서 연기했어요. 이 캐릭터 안에서 트라우마와 열등감을 봤거든요. 장룡이 외국인 노동자인 송싹(안창환 역)을 괴롭히는 이유는 송싹 안에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송싹에게 맞아 쓰러지는 신도 웃기려기 보다는 ‘무조건 내가 쟤는 이긴다’ 이런 거에 초점을 맞췄어요.

장룡과 찰떡 같은 가발과 금니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연기하면서 이름을 얻은 게 ‘열혈사제’가 처음이거든요. 늘 '경호원2', '부하4' 이런 이름 없는 캐릭터였죠. 이명우 감독님을 전 캡틴이라고 부르는데, 하루는 캡틴이 전화해서 갑자기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거에요. 원래 장룡이 표준어를 쓰는 설정이었는데 대본을 읽으면서 사투리를 써서 읽었더니 캡틴이 피식 웃으시더군요. 뭔가 잘하고 있나 싶어서 더 어필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캡틴이 말씀을 안해주셨어요. 다음날 동대문에서 단발 가발을 구입해서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냈어요. 근데 장룡과 찰떡 느낌이 들더라구요. 실제로 드라마에서 쓴 가발은 인조 단발인데 똑단발처럼 찰랑거리잖아요. 그래서 더 재밌게 나왔던 것 같아요.

가발을 벗으면 사람들이 못 알아보지 않나?

맞아요. 늘 촬영장에 가발을 쓰고 다녔는데 하루는 벗고 가니 스태프들이 못 알아봤어요. '음문석입니다'. 인사하니까 ‘정말 장룡이야?’하면서 놀라서더군요.

이명우 감독이 발굴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칭찬은 받았는지

저를 지금으로 이끌어 주신 분이죠. 소중하고 감사한 분이에요. 촬영할 때 사실 많이 혼났어요. 아마 더 좋은 것을 끄집어 주시려고 한 것 같아요. 심지어 다른 배우들 앞에서 혼날 때도 더 좋은 게 나올 것 같은 기대감 속에서 혼났어요. 혼나도 막 기분 좋은 거 있잖아요. 지금까지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마다 제 프로필도 잘 안봐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캡틴은 제게 장룡이라는 이름을 준 분이잖아요. 제가 모시고 다녀야 되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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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욕심은 없었는지

‘열혈사제’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게 드디어 부모님이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거에요. 그 전에는 부모님이 정지 버튼을 누르셔야만 저를 볼 수 있었거든요. 가족만 찾고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역 있잖아요. 부모님이 이제 정지 버튼 안눌러도 된다면서 기뻐하시는데 뭉클하더라구요. 1분이건 10분이건 분량은 중요치 않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 안 맞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현재가 더욱 황송할 뿐이구요.

직접 연출한 영화 ‘미행’이 칸에 진출했던데

경쟁작이 아니고 비경쟁작에 초청된 거였어요. 아무런 준비없이 그냥 턱시도만 입고 갔어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갔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몬스터즈로 음악도 하고 있지 않나. 영화 연출부터 춤까지 팔방미인인데

표현하는 걸 좋아해요. 춤도 그렇구요. 한때는 춤이 제 인생의 전부였어요. '댄싱 나인'도 그래서 출전한거였구요. 음악은 춤을 추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한 스승을 만나고 달라졌어요. 바로 더원이에요. 그 분에게 노래하는 법을 배운 후 음악으로도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근데 연기도 마찬가지에요. 연기도 창작의 세계이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거든요. 음악도 춤도 연기도 모두 연결돼 있고 공통점이 있어요.

차기작은 결정했나?

우선 소속사부터 찾을 생각이에요. 감사하게도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금 뭔가 제가 고를 수 있는 위치는 아니고 장룡처럼 좋은 캐릭터와 작품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야죠. 저 음문석 지켜봐 주세요.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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