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버닝썬 게이트, 'OOO 리스트' 보다 중요한 것 [이슈&톡]
2019. 04.06(토)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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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그래서 오늘은 누구 실명이 까인데?’

결국 또 연예인 신상 털이다. 버닝썬 게이트를 둘러싼 보도가 급속도로 변질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승리, 정준영의 단톡방 연예인 리스트를 보도하는데 혈안이다. 매일, 한 명씩 실명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뉴스 시청률은 1~2%씩 상승했지만, 본질은 그 만큼 흐려지고 훼손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은 경찰 유착이다. 빅뱅의 승리가 (前)이사를 지낸 버닝썬 게이트는 일반인 김상교 씨가 클럽 관계자와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내지 않은 VIP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그 과정에서 마약 흡입, 유통, 성매매 알선, 탈세, 불법 영상물 촬영과 유포 같은 심각한 범법 정황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 중심은 경찰 유착이다. 공권력과 버닝썬, 승리 사단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 버닝썬을 둘러싼 보도들은 연예인 명단 벗기기에 치중돼 있다. 이 같은 보도는 ‘정준영이 촬영한 여자 연예인이 누구냐’는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이트를 둘러싼 혐의들이 워낙 거대해 대중의 피로감이 높아졌더라도, 이러한 보도는 2차 피해자만 양산할 뿐이다. 모 여배우는 실명이 보도된 적이 없음에도 해명을 강요당하며 드라마에서 하차해야 했지만 정작 피해를 양산한 승리 사단들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 목표물을 정조준 해야 할 화살이 엉뚱한 곳을 가리키면서 승리와 버닝썬을 둘러싼 핵심 의혹들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고 있다. 진실 들추기가 곁가지에만 치중되면 뿌리가 진짜 모습을 드러낼 리 만무하다. 중요한 건 ‘연예인 리스트’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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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이슈를 덮는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인인 배우 윤지오는 이렇게 말했다. 용기 내 모습을 드러냈지만, 버닝썬 게이트로 관심을 한데 모으지 못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것일 테다. 하지만 버닝썬 게이트 역시 그 실체가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큰 사안이다. 버닝썬 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사장이 실로 소유한 것으로 밝혀진 클럽 러브시그널 역시 탈세 논란에 휘말렸다. 단순히 승리와 그의 동료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윤지오의 말은 적중했다. 버닝썬 게이트 내에서도 그 본질과 핵심이 사라지고 있다. 봐주기 수사, 마약, 특권층의 성매매, 접대 문화 등 중요한 현안들에 쏟아져야 할 관심이 ‘연예인 리스트’와 같은 소모적인 보도로 덮이고 있기 때문이다.

버닝썬 게이트, 고 장자연 사건, 전 법무부 차관 김학의 사태에는 공통점이 있다. 특권층과 공권력의 비정상적 유착, 그리고 성폭력이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이 세 사안들 모두 국민의 지속적 관심이 없으면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세 사건 모두 전 수사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적극적 관심이 진실을 밝힐 유일한 빛줄기다. 연예인 리스트에 포함된 스타들이 괴물로 보이는가. 그 괴물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뿌리가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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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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