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몰라라' 블러썸, 잘 나가면 내 배우, 사고치면 남 [이슈&톡]
2018. 12.26(수) 18:02
이서원, 손승원(왼쪽부터)
이서원, 손승원(왼쪽부터)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블러썸엔터테인먼트(이하 블러썸)가 잇따른 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배우 이서원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데 이어 이번엔 손승원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손승원은 이날 오전 4시 20분께 강남구 신사동에서 아버지의 벤츠를 몰던 중 다른 승용차를 들이 받았다. 현장에서 150m 가량 도주한 그는 택시 등 시민들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06%. 면허 취소 수준이지만 이미 무면허 상태였다. 지난 달 18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서 무단 이탈하면서 뺑소니 혐의까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무면허인 점을 미루어 볼 때 가중 처벌이 불가피하다. ‘윤창호법’이 적용된 첫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보도 후 취재진의 문의가 쏟아지자 블러썸은 선긋기에 나섰다. 이미 손승원과 계약이 해지됐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계약 관계가 끝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10월 이후의 모든 스케줄은 개인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달 이후부터는 남으로 지냈다는 뜻이다.

지난 2개월 간 블러썸은 손승원과 정말 무관하게 지내 온 것일까. 정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

블러썸은 지난 12월 24일 소속 연예인들의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공개했다. 손승원은 메시지를 통해 “내년에 저도 더욱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블러썸은 왜 10월부터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손승원의 새해 계획을 손수 발표한 것일까.

10월 해지? 12월에도 손승원 스케줄 관리

12월 초까지 블러썸은 직접 손승원을 관리했다. 공연 스케줄을 정리한 것이다.

손승원은 뮤지컬 ‘랭보’에 출연 중이다. 블러썸은 10월 후부터 손승원이 일을 봐주지 않고 있는 것처럼 밝혔지만, 매니저들은 최근까지도 손승원의 일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랭보’ 제작진이 작품에 필요한 영상이나 포토 등 홍보 자료를 만들 때 블러썸의 컨펌을 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연 회차 정리와 스케줄까지 블러썸과 의논했다고 한다.

뮤지컬 측 관계자는 26일 티브이데일리에 “이번 달 초에도 작품 홍보에 필요한 사진, 동영상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블러썸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며 “배우의 스케줄 관리도 소속사가 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러썸과 손승원이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통상 매니지먼트사는 배우와 계약이 끝난 후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배우를 돌본다. 그러나 이처럼 디테일하게 케어를 하지는 않는다. 계약이 만료된 시점 이후로 공식적인 자료에서 배우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사고가 알려지기 무섭게 배우와의 관계를 정리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서원, 블러썸과 계약이 남았지만 해지를 논의 중이다


이서원, 공판 불리하자 구두 계약해지 논의

신인급 배우들을 향한 블러썸의 냉정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블러썸은 이서원이 성추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후 불리한 입장에 처하자 전속계약 해지를 논의한 바 있다. 이서원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지만 해지하기로 구두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서원 측의 요구인지, 사측의 요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또한 선긋기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서원은 군에 입대하면서 공판이 미뤄진 상태다. 블러썸은 이서원이 군인 신분이라 공판에 참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했음에도 공판 연기를 신청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판 당일에서야 이서원의 입대 사실을 알았다. 법원에 블러썸 관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장 꿈꾸는 블러썸, 흡집 두려웠나

불러썸은 왜 배우들의 사건, 사고를 책임지는 걸 기피하는 것일까.

블러썸은 송중기, 박보검, 차태현 등 소속 배우들이 승승장구 하면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증시에 입성하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송중기가 KBS2 ‘태양의 후예’로 초대박을 터뜨리면서 블러썸의 몸값은 천정부지 치솟았다.

송중기가 지난 해 올린 매출액은 1,000억원 이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한류스타 김수현이 올린 매출액과 비슷한 수치다. 그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에 따르면 김수현의 2017년 매출액은 1,061억원이다. 김수현이 입대한 후 상장사인 키이스트의 매출액은 20% 가까이 하락했다. 한류 스타 한 명이 회사에 차지하는 수익 비율은 그 정도로 절대적이다.

송중기라는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블러썸의 상장 여부는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런 블러썸에게 소속 배우들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서원, 손승원이라는 흠집이 자칫 블러썸의 상장 목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명명백백 이시원, 손승원의 잘못이지만 블러썸이 매니지먼트사로서의 역할과 소임을 다 했는지는 의문이다. 사고를 일으킨 배우들이 직접 책임질 일이지만, 아프지 않은 손가락의 잘못에는 부모의 간접적인 책임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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