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KBS2 새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와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는 작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독특한 제목이다. 하지만 참신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한글 표기를 사용하며 작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오는 1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프로듀사'는 예능국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으로 차태현 김수현 공효진 아이유가 출연한다. 특히 지난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호흡을 맞춘 김수현과 박지은 작가의 만남, '해피선데이'와 '개그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서수민 PD, '거짓말'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연출한 표민수 PD의 합류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박준화 PD와 임수미 작가, 그리고 비스트의 윤두준이 의기투합한 '식샤를 합시다2'는 시즌1에 이어 세종시로 삶의 터전을 옮긴 남자 주인공 구대영이 새로운 이웃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1인 가구와 '먹방'이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스릴러와 로맨스를 더해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듀사'와 '식샤를 합시다'는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살짝 비틀어, 한 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는 제목으로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느낌을 주고 있다.

화려한 출연진과 제작진을 앞세운 기대작 '프로듀사'는 '프로듀서'라는 말에 한자로 일 사(事)와 맡을 사(司)를 붙인 합성어를 사용해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시즌1부터 다소 생소한 '식샤'를 제목으로 내세운 '식샤를 합시다'는 허구연 야구 해설 위원의 독특한 발음에서 따왔다. '식샤를 합시다'의 박준화 PD는 "평소 허구연 위원의 팬이다. 허구연 위원이 경기 해설 중 '식사'를 '식샤'로 발음한 적이 있는데,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다. 허구연 위원의 정감 넘치고 위트있는 멘트를 이번 드라마의 콘셉트로 하고 싶어 제목을 '식샤를 합시다'로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프로듀사'와 '식샤를 합시다2'는 남다른 제목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의 내용을 축약, 대표하는 제목에 굳이 틀린 한글 표기를 사용해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방송의 경우 다양한 연령대가 시청 가능하고, 패션 언어생활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KBS는 지난 2001년부터 시청자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에 기여하기 위해 '바른말 고운말'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우리말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틀린 한글 표기를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또한 KBS의 경우 과거 '차칸 남자'를 드라마 제목으로 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후, 제목을 '착한 남자'로 변경한 바 있어 아쉽다.

물론 두 편의 드라마 제목이 틀린 표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한글 파괴'를 운운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하지만 외래어와 정체불명의 외계어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이기에 조금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제목의 참신함보다는 우리말 지키기에 대한 중요성과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