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트라이' 장영석 감독과 임진아 작가가 종영을 맞아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전했다.

10일 장영석 감독과 임진아 작가는 티브이데일리와 진행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월 30일 종영한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예측불허 괴짜감독 주가람(윤계상)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장영석 감독은 "'한양체고즈'가 졸업한 것처럼 저 역시 어딘가를 졸업한 기분이다. 홀가분하고 아쉽기도 하다. 모든 반응들이 기억에 남고, 질책도 격려도 모두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임진아 작가는 "노트북 속 활자로만 존재하던 것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져서 시청자들께 닿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임 작가는 "결국 '트라이'가 보여준 건 땀과 흙냄새가 묻은 청춘의 치열한 몸부림이었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무너져도 옆 사람에게 손 내밀어 함께 나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에 공감해 주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트라이'는 '꿔선 안 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때로 사회나 어른들이 '꾸어도 되는 꿈'을 정해놓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어떤 꿈이든 응원받을 가치가 있고 그 응원이 더해져야 비로소 기적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 이하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 장영석 감독과 임진아 작가 서면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Q.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 종영에 대한 소감,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장영석 감독 : 우선 '트라이'를 시청해 주시고 아껴주신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좋은 드라마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소감은 '한양체고즈'가 졸업한 것처럼 저 역시 어딘가를 졸업한 기분이다. 홀가분하고 아쉽기도 하다. 모든 반응들이 기억에 남고, 질책도 격려도 모두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임진아 작가 : 노트북 속 활자로만 존재하던 것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져서 시청자들께 닿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점이라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늘 있었는데, 종영 후 시청자분들이 보내주신 반응들을 보며 조금은 마음을 놓았다. 특히 "덕분에 반짝이는 여름을 보냈다"는 글을 봤는데 가슴이 벅찼다. 누군가의 여름에 닿아 있었다는 그 자체로 너무 감사했다

Q. 감독, 작가가 생각하시는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의 인기 비결?

장영석 감독 :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배우들끼리 실제로도 가까웠고 그렇게 만들어진 케미가 결과물에도 보였다. 그런 점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임진아 작가 : 럭비라는 낯선 종목을 다뤘지만, 결국 '트라이'가 보여준 건 땀과 흙냄새가 묻은 청춘의 치열한 몸부림이었다. 럭비는 혼자서는 절대 점수를 낼 수 없는 경기다. 몸을 던져야만 길이 열리고, 끝까지 버텨야만 공이 이어진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무너져도 옆 사람에게 손 내밀어 함께 나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에 공감해 주신 것 같다.

Q.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 연출과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

장영석 감독 : 럭비는 물론이고 사격까지 모두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종목이다. 낯선 소재가 이 드라마를 보려는 시청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준비 단계에서 편집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임진아 작가 : 제가 가장 집중한 건 인물들의 성장이었다. 럭비부 7명의 학생들은 각자 상처와 불안을 안고 있지만, 경기장에서 몸을 부딪히며 자기만의 길을 찾아간다. 그 치열한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청춘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주가람은 '트라이'의 또 다른 심장이었다. 그는 한때 국가대표를 꿈꾸던 럭비 선수였지만, 도핑으로 모든 걸 잃고 몰락한 인물이다. 다시 모교에 감독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뛰며 무너진 자존심을 마주하고 조금씩 나아간. 럭비가 주가람에게 상처와 영광이 뒤엉킨 과거라는 점이 중요했다. 그 과거를 직시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학생들의 성장과 맞물려 있기를 바랐다. 주가람과 아이들이 서로 기대고 버티며 다시 달려 나가는 순간들, 그게 제가 집필 내내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Q. 윤계상-임세미-김요한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
장영석 감독 : 감히 최고의 조합, 최고의 팀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세 배우뿐 아니라 '트라이'의 모든 배우들이 누구로도 대체되지 않을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소중했고 감사하다.

임진아 작가 : 글로만 존재하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걸 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윤계상 배우님은 정말 주가람 그 자체다. 끊임없이 캐릭터를 고민하고 제안을 해 주신 덕분에 주가람이 더 입체적으로 더 완전하게 살아난 것 같다. 임세미 배우님은 눈빛이 정말 좋았다. 배이지가 넘어야 할 수많은 고비들 앞에서 배우님의 단단한 눈빛이 이지 캐릭터를 살려줬다고 생각한다. 김요한 배우는 정말 온몸을 던져서 윤성준이 되어줬다. 김요한이 아닌 윤성준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세 분뿐 아니라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덕분에 '트라이'가 생명력을 얻었다.

Q. 럭비부, 사격부 역할의 배우들에게 어떤 디렉팅을 하셨는지?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었는지?

장영석 감독 : 저도 '트라이'를 접하기 전까진 럭비도, 사격도 문외한이었다. 그래서 배우들이 훈련하면 그 옆에서 훈련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콘티를 완성해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되려 배우들의 실력이 빠르게 늘어서 처음에 대역으로 계획했던 것들을 배우들이 직접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출로선 쓸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는 셈이라 이보다 반가울 수 없었다. 사격은 자세가 중요한데 임세미 배우나 박정연, 성지영 배우 모두 촬영 전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자세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촬영이 굉장히 편했다.

럭비부의 경우 배우들이 증량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럭비 선수 역할을 준비하다 보니 실제 선수들의 피지컬을 많이 의식한 것 같다. 그럼에도 실제 선수들의 피지컬에 도달할 수는 없지 않나. 증량에 부담 갖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Q. 한양체고 럭비부 배우들이 매력적이었다. 어떻게 캐스팅 했는지 궁금하다.

장영석 감독 : 각각의 역할에 얼마나 어울릴지도 중요하지만 럭비부가 다 같이 섰을 때 어떤 그림이 나올까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에 임했다. 각자가 가진 개성들이 분명하고 함께 있을 때 자기들끼리 바보 같은 짓을 하면서 즐거워할 것 같은, 어딘가 모자란 구석도 느껴지는 그런 조합을 완성시키고 싶었다.

Q. 좋은 시청률 예상했나? 시청자들의 반응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다.
장영석 감독 : 시청률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선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작품이 공개되고 난 후 반응들을 보면서 소위 '스포츠 장르', '성장 서사'에 대한 갈증이 컸던 시청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

임진아 작가 :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청률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스포츠 드라마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보내주시는 반응 하나하나가 정말 기적 같았다.

Q. 윤계상 배우의 연기에 대해 감독, 작가로써 어땠는지? 기대했던 점이나 고마운 점들은?

장영석 감독 : 주가람이라는 캐릭터는 언뜻 보기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그 지점들을 하나로 꿰어 입체적으로 만든 것은 모두 윤계상이라는 배우의 힘이다. 선배님과 가장 이야기를 많이 했고 함께 고민했던 부분은 이지와의 관계, 그리고 주가람이 가진 병에 대한 것이었다. 왜 주가람이 그 병을 이지한테까지 숨기고, 다시 그 병을 가진 상태로 감독으로서 임하는지. 이 지점을 설득시키기 위한 여러 주문들이 있었고 거기에 배우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스스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의 제안으로 촬영 두 달여 전부터 연습실에서 같이 대본 연습과 트레이닝을 했다. 연극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 도와주면서 젊은 배우들의 연기도 다듬고 회식을 하며 서로의 고민도 나누고. 그 시간을 통해 이미 친해지고 서로를 상당히 파악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초반에 있을법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가수 경험이 있는 신인 배우들이 여럿 있다 보니 실제로 사람 윤계상과 젊은 배우들, 주가람과 럭비부의 관계가 겹쳐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촬영 중간 윤계상 선배가 신인 배우에게 하는 조언이 마치 주가람이 럭비부 제자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은. 그 순간의 서로를 향한 감정들이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배어 나와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임진아 작가 : 너무너무 감사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주가람 그 자체였다. 첫눈에 사랑에 빠졌던 것 같다. 묵직하고 따뜻한 하지만 때로는 유쾌한 지도자의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셨다. 정말 감사했던 건 모든 배우와 제작진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함께 호흡해 주셨다는 점이다. 덕분에 현장 전체가 원팀이 될 수 있었다.

Q.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장영석 감독 : '트라이'는 '꿔선 안 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때로 사회나 어른들이 '꾸어도 되는 꿈'을 정해놓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꿈이든 응원받을 가치가 있고 그 응원이 더해져야 비로소 기적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임진아 작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수많은 태클을 만나게 된다. 그 태클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인생이라는 경기를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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