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인 선우은숙이 유영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친언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유영재의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전 아내 선우은숙은 유영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친언니 A씨 측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영재는 지난해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선우은숙 친언니 A씨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유영재는 경찰 조사에 이어 검찰 단계에서도 혐의를 일체 부인했으나 검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유영재를 10월 18일 불구속기소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0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유영재가) 아무 말 없이 젖꼭지를 비틀었다" "하루는 주방에서 그릇을 닦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내 귀에 '잘 잤어?'라고 속삭였다. 내 엉덩이에 유영재의 성기가 닿았다"라고 주장한 바다.

이날 선우은숙은 단정한 검은색 옷을 차려 입고 법정에 등장했고, 재판부는 선우은숙 측의 비공개 재판 요청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물론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고려할 부분이 충분히 있지만 이 사건은 피고인의 방어권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또 재판은 공개하는 게 원칙이기에 굳이 비공개로 진행하기보단 재판을 공개하며 양측의 이익을 다 같이 도모하는 게 좋다 생각했다. 이해해 주시길 부탁한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선우은숙은 어떤 질문에도 진실로 답하겠다는 증인 선서를 한 뒤, 검찰 측의 질문에 차분한 말투로 답했다. 그는 먼저 피해자 A씨가 자신의 집에 유영재와 함께 살게 된 경위에 대해 말했다. 선우은숙은 "결혼 전에는 집에 놀러 오는 정도로만 왔지만 결혼 후에 자주 오게 됐다. 부끄럽지만 난 살면서 청소를 하거나 밥을 해본 적이 없다. 세탁기를 어떻게 돌리는 지도 모르고 전기밥솥도 유영재와 결혼 후 처음 사용해 봤다. 집안일에 익숙지 않고 집도 80평대로 넓어 유영재에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사도우미를 부르면 안 되냐'라고 부탁했지만, 유영재는 번거롭고 싫다며 거절했고 그래서 '언니에게 부탁하는 건 어떠냐'고 되물으니 그건 괜찮다고 하더라. 언니는 진심으로 내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흔쾌히 내 부탁에 응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 측이 추행 피해 사실을 피해자로부터 들은 적 있냐라고 묻자 선우은숙은 "들은 적 있다"라고 답하면서, 녹취를 듣게 된 경위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불미스러운 일로 유영재와 다툼이 있던 적이 있다. 우연히 유영재가 다른 여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게 됐는데, 거기엔 '잘 자, 사랑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상대방은 '미투'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전에도 여러 차례 가정적으로 싸운 일이 많았는데 그 문자를 보고 '이 사람과는 안 살아야겠다' 결심하게 됐다"라고 운을 뗀 뒤 "그렇게 합의하고 법원에 이혼 서류를 제출했지만 유영재의 말에 넘어가게 됐다. '만나서 대화 좀 하자'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말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시 잘해보자, 내가 잘 하겠다'라고 설득했다. 그 말을 듣고 내 생에 두 번의 이혼은 없다고 생각하게 됐고, 우리 어렵게 만났으니 잘 해보자는 약속을 받고 이혼 취하를 결심하게 됐다. 하지만 그때 친언니가 '이혼 취하하면 나 너랑 다신 안 볼 거다'라며 녹취록을 들려줬다"라고 밝혔다.

선우은숙은 "언니는 내가 다시 이혼 취하를 할까 봐 미리 녹음한 녹취록을 들려줬다"면서 "그 녹음파일을 한 번 듣고 그 후로는 다시 들을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상처가 컸고 상상도 못 했던 말을 언니의 입을 통해 듣게 됐다. 수십 년간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듣지 못했던 가당치 않은 말들이었다. 심지어 '언니(A씨)가 은숙 씨한테 언니한테 어떻게 말하냐' '은숙 씨한테 말하면 안 되지'라고 만류하는 유영재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범죄를 확신하게 됐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선우은숙은 이전에도 A씨가 유영재의 성추행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이야기했다. "유영재와 1년 6개월 정도 살았는데, 결혼 생활 중반 즈음에 언니가 '유 서방이 가끔 나갈 때 툭툭 치고 간다. 습관이 되어서 다른 곳에서 이렇게 하다간 성추행으로 걸릴 수도 있다'라고 했는데 그땐 너무 앞서 나간다 생각했다. 당시엔 내 남편이기 때문에 '언니한테 고마우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언니가 간접적으로 의사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선우은숙은 "언니는 해당 사건 이후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유영재의 '유'자만 들어도 토를 할 것 같다'라고 발언했다. 심지어 사건에 대한 스트레스로 6kg가 빠지게 됐다. 그러다 언니가 법적 절차를 밟고 싶다 했고, 난 내가 알던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라고 전했다.

유영재 변호인과의 증인 신문 과정에선 앞선 답변들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 특히 유영재 측 변호인은 "'언니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이혼의 결정적 사유가 됐다'라고 언론을 통해 발언한 게 맞냐"라는 질문을 여러 번 건넸고, 선우은숙은 "당시 충격을 받고 쓰러진 상태라 내가 직접 언급하진 않고, 변호인을 통해 대신 답했다"라고 답했다.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피해자의 증언과는 달리 증인은 '유영재가 나가면서 어깨를 두드렸다'는 식으로 제스처를 취했는데 피고가 피해자의 어깨를 두드린 게 맞냐"라고 물었고, 선우은숙은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라 모르겠다. 언니의 말을 통해 들은 거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선우은숙은 "난 연예계를 은퇴할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나로 인해 피해를 봤을 언니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라고 짧게 덧붙였다.

한편 유영재의 다음 공판기일은 24일 오후로 예정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유영재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