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만약 좋은 오디션이 있다면 제게도 공유 좀 해주세요.” 가수 손태진의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2016년 JTBC ‘팬텀싱어’에서 우승, 크로스오버 가수로 활동해 온 손태진은 지난 2022년 트로트 가수 오디션 MBN ‘불타는 트롯맨’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어 세간을 놀래켰다. 결과는 우승으로 장르 불문,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의 재원으로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인정받아온 그가 공개 오디션을 통해 트로트라는 장르에 도전한 것은 가요계의 큰 이슈였다. 그 역시도 많은 고민 끝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결정 전, 팬들의 실망을 걱정하기도 했었다는 그는 “(이전 음악을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너무 아쉬워서 힘들어하시면 어떡하나 했는데 ‘불타는 트롯맨’ 이후 만난 분들이 ‘팬텀싱어’ 때도 응원을 많이 했는데 ‘불타는 트롯맨’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라는 인사를 해주셔서 놀랐다고 했다.

그는 “가수는 순간 잊힐 때가 있다. 나는 매일매일 어디선가 노력하고 노래하지만 들어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바쁜 삶 속에서 매번 응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다”라면서 “그러다 보니까 나는 ‘불타는 트롯맨’ 나가는 게 음악 색깔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노력 중 하나였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나를 알릴 수 있고, 또 어떤 팀의 멤버가 아닌 가수 손태진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물론 어떤 음악이든 정답은 없기에 100%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누구를 따라가야 하느냐 했는데 내 자신 말고는 없더라. 내가 내 음악의 색깔을 바꾸기 보다는, 내가 즐거워야 나도 노래할 때 더 솔직해질 수 있는 것이고 그런 마음들이 나오는 것 같았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 이후 트로트 오디션 출연을 앞둔 지인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고 있다. 최근 MBC ‘현역가왕2’와 TV조선 ‘미스터트롯3’ 녹화가 한창이라 “정말 많은 전화가 온다”라고 했다.

조언 이야기를 하며 손태진은 자신이 처음으로 오디션에 도전하며 했던 선곡 이야기부터 꺼냈다. ‘팬텀싱어’ 예선전에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를 들고 나왔던 그는 “나만 특이하게 가요를 선곡했다. ‘이런 매력이 있네’ ‘중저음의 매력은 이런 거구나’ ‘성악가가 가요를 부르니 되게 새롭다’ ‘매력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도전하기까지는 이게 맞나 긴가민가하기도 했지만 시즌 2부터는 다 예선전 때 가요를 가져오더라”며 웃었다.

이어 “이번에 ‘미스터트롯’ ‘현역가왕’ 오디션을 하고 있는데, ‘불타는 트롯맨’에 나간 다음에 너무 감사한 결과 덕분에 연락들이 엄청나게 쏟아졌다. 이번에 나가고 싶은데 조언해줄 게 있냐 등이다. 주변 성악가들이 이런 도전에 용기를 내는데 내가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갇혀 있던 틀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저것도 하나의 길이 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신청하는 모습들을 보고 내가 약간 이 살짝의 변화에 있어서 이바지한 게 아닐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언 내용도 귀띔했다. 그는 “대부분의 질문이 ‘어떻게 하면 되느냐’ ‘일단 곡은 어떻게 하느냐’ ‘시스템은 어찌 되느냐’부터 ‘제작진과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이야기한 거면 지금 나 통과 됐느냐’까지 다양하다. 선곡을 내게 보내주기도 하고 연습 영상을 내게 보내준 사람도 있다. 나는 늘 이야기하는 게 나는 정답이 아니고 알다시피 시청자의 생각은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들을 해준다”라고 했다.

그는 “어떤 분은 느린 곡보다는 빠른 곡이 어울리면 성악으로 신나는 곡을 해서 각인을 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가수 몇백 명 사이에서 뽑히는 건데 내 장점, 내 필살기는 어떤 것이냐를 예선에서 보여주며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감한 도전을 했으면 좋겠단 조언을 했다”라고도 말했다.

“(‘불타는트롯맨’ 출연 당시) 나도 되게 안정적이고 서정적인 노래를 할 수 있었지만 남진 선배님의 ‘미워도 다시 한번’을 불렀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내 중저음의 매력을 살리고 ‘성악가가 이 노래를?’이라는 반응을 듣고 싶었던 것도 있다. 남진 선배의 해석이 아닌 손태진의 해석으로 이 노래를 했다. 그것 또한 하나의 무리수였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내 자신을 믿고 선택한 이유는 ‘각인’이었다. 이건 좀 다르네 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



크로스오버 그룹 오디션과 트로트 오디션을 섭렵하며 일부에서는 손태진에게 또 다른 도전을 주문하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을 뽑는 오디션과 엠넷 ‘쇼미더머니’ 등 힙합 오디션만 나간다면 ‘도장깨기’ 완성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불타는 트롯맨’이 끝난 이후 그는 “더이상은 못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오디션에 출연할 동안에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고 오든 신경이 거기에 있어서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그래서 앞으로는 오디션 생각을 안 해야지 했는데 그것 또한 오만이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는 “오디션 출연 역시 하나의 노력이고 도전이다. 장난처럼 지나가며 ‘‘쇼미더머니’ 한 번 나가면 트리플크라운 완성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경연을 안 해야지라고 했지만 올해 들어서 생각이 바뀐 게 도전이 필요하다면 내 음악 인생에 있어서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새로운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능성은 있어야 하니 내게 잘 맞는 무언가가 나타난다면 도전을 또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 도전이 되지 않을까는 생각한다.”(웃음)



손태진은 오디션 도전과 관련해 이야기하며 ’국민가수‘란 자신의 궁극적 목표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음악가로서 얼마나 내가 내 활동을 좁게 봤는지가 조금 충격이었다. 지금 이만큼 해봤지만 아직 경험을 못 한 게 정말 많겠구나라는 생각에 내가 진정으로 오래 노래를 하고 싶고, 국민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위해서라면 이런(오디션 같은）도전들이 필요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라디오 DJ를 하고 있다 보니 대 선배님들을 한 번씩 모실 때가 있다. 그런데 그분들이 걸어오신 길을 보고 내가 걸어온 길을 보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라. 수많은 경험들과 부딪힘이 있으셨다. 이분들에게 힘들었던 시기, 좋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이유는 정말 끊임없이 노력을 해오셨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도 내 자신에게 조금 더 혹독해지고 냉정해져야겠다 생각했다”라면서 “(라디오를 하면서) MBTI가 F인데 T로 바뀔 정도로 음악에 있어서, 앞으로 내 길에 있어서는 게을리하지 않겠다란 생각을 했다”라고 했다. 끝에는 “만약 좋은 오디션이 있다면 공유를 해달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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