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부부의 세계’ 모완일 감독과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베일을 벗었다.

2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감독 모완일) 제작발표회에서는 모완일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수상한 모완일 감독이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와 손잡고, 평범한 인물에게 일어나는 사건의 소용돌이와 그 파동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이날 모완일 감독은 연출 이유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접했을 때 너무 특이한 이야기라 드라마로 제작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났다. 이걸 매력적으로 만들면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한 프로젝트다. 평화로운 펜션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미래를 대면하는 드라마다. 그 대면하는 모습들이 재밌고, 감동이 있어서 저도 궁금했다. 그런 모습을 공유하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모완일 감독은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 저는 진짜 힘든데 가족들은 그렇게 안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지 않으면 백 퍼센트 모른다. 엄청난 감정의 흐름들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 분들의 연기에만 집중해야 했다. 이분들에게 모든 걸 맡기고 그걸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완일 감독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라는 제목에 대해 “아름답고 조용한 숲 속을 걸으면 기분이 좋지 않나. 너무 행복한 순간인데 저 앞에 원치 않는 인물이 있는 거다. 평화로운 공간이었다가 공포로 바뀌지 않나. 그 이중성이 매력적이었고, 작품에 잘 담겼다”라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도 시나리오를 작품의 강점을 꼽았다. 특히 고민시는 “모완일 감독님과 오디션 같은 두 번의 미팅 끝에 유성아 캐릭터로 선택을 받게 됐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활자를 보는 것 만으로 몸에 한기가 돌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정도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극의 흐름, 캐릭터 간의 관계성 무엇보다 제가 선배님들과 함께 모완일 감독님의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김윤석도 “돌이 던진 사람의 이야기와 돌을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굉장히 균형 있게 그려진다. 제가 이 작품을 제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당한 사람들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저를 감동시켰다. 그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모완일 감독은 “어떤 신을 제가 열심히 준비를 하고 배우 분들이 연기를 하시면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겠더라. 이 분들이 제가 생각하는 클리셰를 뛰어 넘어서 해석을 해오시는 게 너무 신기했다. 제가 모든 걸 컨트롤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느 순간 이 분들은 본인 역할에 빠지셔서 자기만의 길을 가더라. 그 길이 너무 멋있더라”라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모완일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인에 신경 썼다면서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 공간은 삶이나 마찬가지다. 장르물을 생각할 때 험하고 무서운 공간들을 많이 생각하지 않나. 그런 걸 표현하기 이전에 그 공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미술 감독님 하고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정말 이곳에 가고 싶고 배우들도 그 공간을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이 공간이 드라마를 찍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라 무너졌을 때 가슴 아픈 공간이었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김윤석 배우가 17년 만에 선택한 시리즈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흡인력 높은 열연을 선보일 윤계상과 역대급 연기 변신을 보여줄 고민시, 대체 불가한 캐릭터 소화력을 가진 이정은의 만남으로 믿고 보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예고한다.

모완일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한 분, 한 분 떨면서 부탁을 드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캐스팅 후에 너무 행복했다. 이 배우들이랑 하게 됐을 때 ‘나랑 우리 민시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고민시 배우는 신인이었고, 저도 이런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할 역량이 아니었다. 근데 고민시 배우가 장난이 아니더라. 한 달 만에 혼자 남았다. 이 네 분을 보면서 느낀 게 정말 최선을 다한다. 매 신마다 긴장하시고 끝날 때까지 진심을 다해서 한다. 그런 모습 보면서 많이 배웠다”라고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과 마주하는 펜션 주인 영하를 연기한 김윤석은 “주로 장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가 쉽지 않나.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단조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 보통의 사람이 정말로 상식 안에서 중심을 잡고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려고 하느냐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을 얻어야 했다. 제가 ‘추격자’ 엄중호나 ‘타짜’ 아귀였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 인물은 공중도덕을 어겨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사건을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해야 했다”라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서 한 순간의 선택으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상준을 연기했다. 윤계상은 상준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순차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시청자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감독님도 그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가신 것 같다. 신을 찍을 때마다 수위를 조정하면서 만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성아다. 영하의 평화로운 삶을 한순간에 뒤흔드는 성아를 연기하며 역대급 변신을 시도했다. 고민시는 이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영하의 일상을 위협하는 인물이다. 이상하리만치 영하의 펜션에 집착한다. 이로 인해 영하의 평화로운 삶이 균형을 잃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아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촬영을 하면서 저도 기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민시는 “사실 굉장히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준비하는 기간에도 그랬고, 촬영하면서도 제가 선배님들만큼 작품을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최고 난도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민시는 “마냥 단순한 캐릭터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극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화할 때 깊은 내면 속에 있는 건 무엇일지 다른 인물에는 있지만 성아에게는 없는 건 무엇일지 생각하면서 저만의 성아를 만드려고 했다. 그리고 외적인 모습에서도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민시는 “작품이 새롭게 공개될 때마다 두려움보다는 궁금하다.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저는 촬영할 때 후회 없이 하고 현장을 정말 사랑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다. 몸은 고생했지만 제가 느끼는 행복감이 너무 큰 작품이다. 제가 작품에 사랑을 담은 만큼 시청자 분들도 사랑을 많이 보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과거와 현재의 사건의 연결고리이자 순경 보민을 연기했다. 이에 이정은은 “제가 베테랑 형사 역을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했다. 사냥꾼에게 사냥의 역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총을 잘 쏘는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걸 감독님과 의논하면서 인물을 만들어나갔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모완일 감독은 “이 작품을 했을 때 훨씬 더 사랑스럽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 시청자 분들이 이걸 다 보시고 자기 삶을 더 사랑하지 않을까 싶다. 저는 마지막 회를 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자 분들이 그런 스페셜한 경험을 하면 그게 ‘부부의 세계’를 뛰어넘는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진짜 잘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은 “제가 이 작품 때문에 점을 봤는데 잘 된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