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이제훈 구교환의 진한 브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 ‘탈주’가 베일을 벗었다.

1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언론시사회에서는 이종필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제훈 구교환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이번 작품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으로, ‘내일’을 꿈꾸며 탈주하는 인물과 ‘현실’을 지키기 위해 추격하는 인물의 극단적인 대립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장르적인 재미는 물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날 이종필 감독은 “남아프리카 청년들이 밀입국하려고 비행기 바퀴에 매달렸다는 기사를 읽고 그 심정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그즈음에 친구가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며 술 취해서 울었다. 그 마음과 규남의 마음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를테면 대한민국 사람 캐릭터가 나오면 이데올로기, 휴머니즘 이야기가 되는데 저는 그냥 북한 배경으로 해서 인간 자체의 근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연출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9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추격 액션이라는 장르적 쾌감을 높였다. 이종필 감독은 러닝타임에 대해 “요즘 말로 ‘시간순삭’이라는 걸 성취하고 싶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줄이고 싶었다. 영화가 끝나고 또 보고 싶어서 다시 영화관으로 들어가고 싶은 영화였으면 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 분들에게 생각을 하게끔 하는 영화가 됐으면 했다”라고 했다.

또한 이종필 감독은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투척 등 남북 정세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개봉하는 것에 대해 “작년 하반기에 완성이 돼서 빨리 개봉하고 싶었다.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너무 암담했던 시기여서 극장 개봉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반응들이 여름에 개봉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올해 여름에 개봉하게 됐다. 이데올로기보다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탈주’의 기대 포인트 중에 하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협업을 이룬 이제훈과 구교환의 연기 호흡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이제훈과 구교환이 탈주와 추격 과정에서 격렬한 감정 변화를 겪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극에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이종필 감독은 구교환과 이제훈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제훈 배우뿐만 아니라 저도 항상 같이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드리기 전에 현상 역은 단순한 추적자 역할이었다. 그래서 안 할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입체적으로 각색했다. 제훈 배우님은 규남이라는 인물이 겉으로는 티를 안 내지 않나. 이 인물을 설명할 때 저에게 떠오르는 단어는 신념을 가지고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다. 제훈 배우를 멀리서 지켜보면서 신념을 가지고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탈주하는 규남과 그를 쫓는 현상은 여러 서사들이 쌓여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이에 대해 이종필 감독은 먼저 규남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규남 캐릭터는 저에게 맞닥뜨리는 게 중요했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 크게 당황하지 않고 직진하는 모습이 중요했다. 이 사람은 이 길을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장애물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직진하는 게 저에게는 중요한 개념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현상 캐릭터에 대해서는 “저는 추격하는 사람이 목표물을 놓쳤을 때 아쉬워하는 모습을 못 보겠더라.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으면 했다. 구교환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서 현상을 입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그러던 중 구교환의 소속사 사장님이 저에게 “규남은 명확한 탈주를 하는데 현상이라는 캐릭터도 내면의 탈주가 있으면 어떻겠냐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걸 듣고 명확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제훈은 규남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꿈을 이루기 위해 실패할지라도 탈주를 하는 사람이다. 수많은 시간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지도에 길을 기록하는데, 그 길로 가지 못하고 가지 않나. 우여곡절도 많지만 그 순간을 모면하며 직진하며 탈주하는 모습을 보이는 규남이다. 저는 항상 벼랑 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라고 했다.

광기의 추격자 현상으로 분한 구교환은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현상이 갖고 있는 감정이나 배경이 보편적이라고 생각했다. 만약에 나라면이라고 생각하면 규남을 추격하는 와중에도 다른 시선과 눈 깜빡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계산하며 캐릭터에 다가가지 않았고, 이제훈 배우님과 이종필 감독님이 그때마다 디렉션을 날카롭게 해 줘서 감사했다. 현상이 규남을 부러워했고, 질투했었을 거란 생각으로 연기했다”라고 했다.

이제훈은 ‘탈주’를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로 “추격 액션에 대한 짜릿한 긴장감을 극장에서 보셔야 큰 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더운 여름에 극장에서 시원한 에어컨 쬐시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 보고 너무 재밌었다는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 반응을 바라면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구교환도 “아무 생각 없이 불 꺼져 있고 화면만 응시하고 싶은 날, 혼자 봤다면 영화를 혼자 음미하고 친구랑 봤다면 친구랑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험들이 다 있지 않나. 그런 경험들을 올여름 다시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탈주’는 7월 3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