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반전으로 관객들을 끝까지 의심하게 만들 영화 '설계자'가 극장에 상륙, '범죄도시4'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와 맞붙는다.

'설계자'(감독 이요섭·제작 영화사 집)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3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요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정은채, 탕준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새로운 의뢰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일은 팀원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과 함께 철저히 세운 계획을 마침내 실행에 옮기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맞이하게 된다.

◆ 이요섭 감독이 '설계자'에 담아낸 '혼란'

이날 이요섭 감독은 '설계자' 기획 의도에 대해 "'진실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다'는 걸 담아내려 했다. 가끔 살아가다 보면 궁금증이 있다 하더라도 진실이 생각보다 가깝지 않게 있을 때가 많은데, 알아내려 하면 할수록 마치 수렁에 빠지는 느낌마저 든다. 또 진실에 도달하기까지 수없이 남을 의심할 수도, 수많은 믿음이 사라져버리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특히 진실을 밝혀내는 데 실패할 때 엄청난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혼란스러운 과정을 장르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에 청소부라는 피상적인 존재를 만들어 관객들과 '설계자'가 엔딩까지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게끔 했다"라고 설명하면서 "범인과 범인이 아닌 자의 구도를 갈라 표현하기보단 장르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며, 또 유튜버 '하우저'(이동휘) 같은 설정도 넣으며 혼란을 느끼는 과정을 담아보려 했다"라고 전했다.

작품 속에는 배우 이종석이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스토리상 큰 부분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 감독은 이종석의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영일이 갖고 있는 어두운 이미지가 있지 않냐.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론 강동원 씨를 '흑미남'이라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와 대비되는 '냉미남'이 필요했다. 강동원, 이종석 두 분이 딱 앉아있으면 흑백의 조화가 완벽할 것 같았다. 둘이 딱 앉아있을 때의 조화를 보고 싶어 이종석 배우에게 간절히 부탁했고, 결국 두 분이 앉아있는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라고 답했다.


◆ 기본에 충실한 강동원→조심스럽게 파격 여장에 임한 이현욱

그런가 하면 배우들은 '설계자'에 임하며 가장 중요시 생각한 부분에 대해 들려주기도 했다. 먼저 강동원은 "영일 같은 경우엔 다른 캐릭터와는 달리 배경 설명이 조금 있었기 때문에 이 인물은 어떤 인물일 것이다 어느 정도 해석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 거기에 중점을 둬 캐릭터를 표현하려 했다"라면서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늘 경직되는 순간은 있다. 가끔은 너무 긴장해 숨을 쉬는 걸 까먹기도 하고, 정확한 대사를 내뱉지 못할 때도 있는데 이번엔 기본에 충실하려 했다. 호흡에 집중하고 정확한 대사를 내뱉는 데에 집중하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무생은 "전사도 중요하고 많은 것들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인물로서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캐릭터는 연출, 조명, 음악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그런 만큼 대본에 나와있는 대로, 감독님이 의도한 대로 캐릭터가 표현되는 데 집중했다"라고 전했으며, 이미숙은 "배경 서사는 따로 없었지만 '머리 염색이나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말에 힌트를 얻었다. 그런 모습 하나에 그 여자가 어떻게 살았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표현되지 않냐. 흐트러져 있고 정신도 온전치 않은 그런 재키를 외모를 통해 표현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극 중 파격 여장을 선보인 이현욱의 경우 "다른 분들과 달리 변장도 많이 하고 외형적으로 많은 변신을 했는데, 그런 부분이 희화화되지 않도록, 거부감이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연기했다. 또 캐릭터 서사가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영화 자체가 한 팀이 사고를 설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서사보단 팀워크에 집중하며 연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은채는 "우리가 흔히 미디어나 자료를 통해 볼 수 있는 유명인사라 생각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렇게 많은 눈과 카메라 앞에 서있을까를 유심히 고민하며 연기했다"라고 했고, 탕준상은 "짧게나마 과거사가 공개되긴 하지만 정확히 나오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점만이가 얘기하는 건 과연 진실일까, 아니면 허구일까 계속해 의심하게끔 만들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