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가 강성희 전 이사가 그룹 오메가엑스 멤버 이휘찬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두 개의 짧은 영상에는 이휘찬이 대화를 나누며 강 전 이사의 가슴을 만지거나, 상의를 들춰 가슴을 만지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라면 수치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영상을 언론에 직접 공개한 건데, 이유는 분명했다.

스파이어 측은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강 전 이사의 강제추행을 주장해온 것에 별다른 반박 입장을 내지 않으니, 해당 내용이 기정사실화 돼 가고 있다는 점에 큰 불편을 드러냈다.

강 전 이사가 해당 사건 이후로 대인기피증을 비롯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크게 호소하고 있다는 점도 밝히며 '생존'을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도 강조했다.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스파이어)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성암아트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스파이어는 "강 전 이사가 강제추행 사건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임을 알리는 동시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라며, 영상 증거 공개 등을 예고했다.

이날 현장에는 강 전 이사의 남편이기도 한 스파이어의 황성우 대표와 이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제하의 김태우 변호사가 참석했다.

황 대표는 "코로나 펜데믹 등을 거치며 실패한 11명의 멤버들과 의기투합해 오메가엑스를 론칭, 총 5장의 앨범을 만드는데 93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라고 밝히며 "멤버들을 마음을 살펴가며 1인1실 숙소, 대학원 석박사 교육비, 무료 성형수술, 코엑스 마케팅비 등을 제공했다"라고 했다. 오메가엑스가 "강성희 전 이사의 노력이 집약된 결정체"였다고도 강조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갈등의 시작은 입영 영장이었다. 오메가엑스 영장을 받은 A, B, C 멤버와 술자리를 원했던 D 멤버가 합류해 황 대표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업무를 마친 후 뒤늦게 합류한 강 전 이사는 멤버들의 과음을 발견하고 술자리를 정리했는데, 이때 영장을 받은 멤버 이휘찬이 할 말이 있다며 강 전 이사에게 대화를 청했다.

황 대표는 "이휘찬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예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야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군대를 가야 해 괴롭다. 군대를 미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고 강 전 이사가 방법을 찾아보자며 위로했는데, 이때 강제추행이 벌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강 전 이사가 위로하는 중 갑자기 이휘찬이 강성희 전 이사를 강제추행했다. 강성희 이사는 손을 밀어내고 이휘찬을 자리에 앉혔지만, 이휘찬은 포기하지 않고 옷을 강제로 벗기며 신체 접촉을 강행했다. 뿌리치고, 옷을 내리고, 훈계했지만 그래도 이휘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힘으로 강성희 이사를 누르며 강제추행을 지속했다. 위험을 느낀 강 이사는 해당 멤버를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침착하게 대처하며 안정시켰다"라는 게 스파이어 측의 주장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스파이어 측은 짧은 영상 두 개를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대화 중 이휘찬으로 보이는 남성이 강 전 이사로 보이는 여성의 가슴을 손으로 만지거나, 상의를 들춰 또 다시 가슴을 만지는 모습 등이 담겼다.

스파이어에 따르면 다음날 경영지원실을 통해 해당 CCTV 확보를 지시했다. 임원 회의 때 경찰 신고 및 멤버 탈퇴 안건이 나왔지만, 오메가엑스 11명의 멤버들의 미래를 위해 강성희 전 이사가 감내하고 투어가 끝난 후 이휘찬은 군 입대를 통해 자연스럽게 팀 활동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스파이어와 오메가엑스의 갈등이 시작됐다. 멤버들은 투어 중 강 전 이사의 갑질과 폭행 등을 주장하며 귀국했고, 기자회견을 열어 전속계약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스파이어 측은 기자회견 자체가 이휘찬의 강제추행을 덮기 위한 멤버들의 노림수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날 CCTV 확인 시점과 공개 이유 등도 밝혔다. 삭제된 영상을 포렌식으로 복원, 최근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힌 황 대표는 강 전 이사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영상임에도 "아내를 위해" 언론에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수차례 번개탄, 약물 복용 등을 했다. 대학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는 아내를 보며 살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현재도 치욕스러운 누명을 쓴 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까지도 허위사실을 유포 중인 아이피큐 측에 강력하게 경고하고자 한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고, 절대로 선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갈등의 원인이 이 사건(강제추행) 때문인데 우리가 계속 이렇게 폭행, 성추행으로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상태라 기자회견을 자처했다"라며 수일 내 이휘찬의 강제추행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멤버들은 지난 2022년 스파이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인용 결정을 받았고, 이 건은 본안 소송으로 넘어가 아직 다툼 중이다.

그러다 양측은 지난해 5월 "전속 계약을 해지하기로 상호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밝혔고, 오메가엑스 멤버들은 같은해 7월 아이피큐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스파이어는 탬퍼링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진흙탕 싸움을 시작했다. 아이피큐와 이 회사의 배후라며 다날엔터테인먼트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