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연예계에서 '배우는 평생을 배우는 직업이라 배우'라는 말 있다. 그만큼 화면을 넘어 연기로 사람들을 공감하게 만들기 위해선 끝없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미. 이재환은 이 말을 그대로 행하고 있는 배우였다. 20년 넘게 연기를 해오고 있고, 또 공부해 오고 있지만 아직 배울 게 더 많다는 그다.

이재환은 중앙대학교 연기학과를 나와 뉴욕필름아카데미를 거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석사까지 취득한 배우로, 연극부터 드라마와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연기에 입문한 건 무려 20년이 넘었고, 연예계에 발을 들인 세월만 해도 16년이다. 그런 그가 연기를 처음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고등학교 시절. 이재환은 "사실 이전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으나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 연기가 아닌 공부를 하길 바라셨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을 마치고 몰래 연기를 준비했고, 그렇게 연기학과에 진학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연기에 흠뻑 빠지게 된 계기에 대해선 "마냥 어렸을 때 영화를 많이 봤는데, 거기 나오는 배우분들이 다 너무 신기했고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속에 갖고 있는 말들이 많았는데 성격상 표현을 못 해서 연기로 그런 것들을 드러내고 싶었다. 당시엔 그런 감정을 표출할 때가 없었기에 더 연기에 대한 갈망이 생겼던 것 같다"라고 설명하며 "이후 대학을 다니며 '좀비와 자이브를'이라는 단편을 통해 처음으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재밌었다. 3일을 밤낮을 새가면서 촬영하는데도 힘들긴커녕 신이 나더라. 영화라는 게 이런 재미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너무 좋았다"라고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뒤 연기에 더 깊이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연기에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고 열정적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주연이 아닌 늘 조연과 단역에 그쳤던 것. 흔들릴 때마다 언젠간 주목받을 것이라는 생각 하나로 버텼지만 10여 년의 세월을 다짐 하나로 버티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연기적으로 흔들리다 한 번은 의지가 완전히 꺾여 잠시 연기를 쉰 적도 있다"는 이재환은 "스스로가 많이 연약해져 있던 상태였는데, 그땐 자기합리화를 하며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피하려고만 했었다.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보단 '나이에 안 맞아서 그래' '이미지가 맞지 않아서 그래'라며 스스로 합리화를 하려 했고, 문제를 외면하려 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몇 년간 속이며 살아갔다"라고 당시 겪었던 고충을 설명했다.

무너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 준 건 주변의 귀인들. 무너질 때마다 용기와 희망을 주며 다시 나아갈 힘을 줬단다. 이재환은 "참 재밌는 게 내가 늘 무너질만 하면 주위에서 그렇게 용기를 주신다. 자기합리화를 할 때도 '피하지 말고 부딪혀봐라'라는 조언을 듣고 스스로 강해질 수 있게 됐고, 주변의 멘토분들 역시 조언을 통해 힘을 더해주셨다. 덕분에 지금까지 연기를 놓지 않고 할 수 있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가장 최근에 내게 용기를 준 사람은 변요한 배우에요. 올해 초 '서울독립영화제2022 - 배우 프로젝트'에 참여해 운이 좋게도 2000명의 지원자 중 24명 안에 들어 심사위원분들 앞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는데, 심사위원 중 한 분이 변요한 배우였어요. 뒤풀이 장소에서 내게 심사표를 보여주며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 좋아 평가할 수 없었다. 심사 불가다'라고 해주는데 그 말이 내게 너무 큰 힘이 됐어요. 당시가 '계속 연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흔들리던 때였는데 그 한마디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됐죠. 덕분에 계속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용기도 얻게 됐어요."

그리고 이재환이 세찬 흔들림 속에서 낸 용기는 마침내 보상으로 돌아왔다. 주연급은 아니지만 대형 작품들에서 작지 않은 롤을 맡으며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아직은 현장이 조금 낯선 느낌이지만 앞으로 크고 작은 작품에 계속해 출연하며 적응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재환은 "개인적으로 '버티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을 믿고 있고, 그걸 스스로 증명해 내고 싶다. 어쨌든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영감과 공감을 줄 수 있는 계기를 한 번쯤은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 한 달 한 달이 힘들지만 그 한 번의 계기를 위해 지금껏 버티고 있고, 계속해 연기를 배우며 스스로를 다져나가고 있다"라고 연기를 통해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들려줬다.

끝으로 이재환은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물음에 "캐릭터가 아닌 배우가 궁금해 작품을 보게 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내 연기를 통해 힘을 받고 공감해 주시길 하는 바람도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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