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고딩엄빠' 폐지론이 재차 소환됐다. 최근 가정 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택개·박서현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되돌리려 했지만 오히려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제작진의 정면돌파가 무위에 그친 셈이다.

지난 1일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에서는 이택개·박서현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작진을 만난 박서현은 '가정 폭력' 사건 당시를 되짚으며 "이택개가 간식 같은 걸 사 왔다. 과자를 사다 달라고 했는데 전부 제가 안 좋아하는 거였다. 그래서 이야기를 했는데 소리를 지르더라. 화가 나서 칼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긴급임시조치 때문에 집에서 이택개가 아기를 데려가는데 눈물이 나더라"라며 "제가 칼만 안 들었으면 아기랑 떨어질 일이 없었을 거다. 결과 나올 때까지 호텔에 있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택개 역시 제작진에게 "다툰 뒤 박서현이 서울에 있다고만 들었다. 아는 사람과 친구가 없는데 왜 갔겠냐. 말이 안 된다. 양육비를 가지고 나가서 놀러 간 것 같았다. 그냥 놔두면 안 될 것 같아서 폭로했다. 아기의 상태는 건강하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택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으로부터 박서현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전부 죽여버린다고 했다. 간혹 폭행을 당해왔고, 밤에 아이가 울고 있어도 돌보지 않았다"라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임시조치결정문을 게재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박서현은 오는 6월 4일까지 이택개의 주거지 100m 이내에 접근이 불허된다. 또한 박서현은 휴대폰, 이메일 등 전자적 방식에 의해 부호, 문언, 음향, 영상 등을 송신할 수 없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구의 편에 치우치지 않고 원만한 해결을 돕고자 노력 중이다. 급작스레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연자의 안전한 출산과 산후조리, 건강한 아이 육아에 대해 관련 기관과 전문 NGO 단체와 함께 필요한 지원을 진행했다. 이들 아이의 안전과 건강에 지속적으로 관심 쏟을 예정이다"라며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제작진은 여러 10대 부부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보여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택개·박서현 부부의 일상을 단독으로 편성했다. 쉽지 않은 육아에 지쳐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박서현의 가족사까지 꺼내며 시청자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이택개·박서현 부부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은 현재진행형이다. 경제적 능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시기에 부부가 된 이들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책 없는 임신과 우울증 핑계로 칼을 든 박서현에게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감싸 안은 제작진도 책임론이 불거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범죄자를 TV에서 봐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했다. 론칭 당시부터 미성년자 임신을 다룬다는 이유로 우려가 제기됐던 '고딩엄빠'는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다. 여전히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제작진과 이택개·박서현 부부가 향후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N '고딩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