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김민교가 자신의 반려견이 80대 할머니를 물어 숨지게 한 사고와 관련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견주 책임 강화론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법 개정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박상한 판사)은 지난해 7월 2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민교에게 금고 8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상한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키우던 개가 과거에도 동네 이웃을 물었던 경험이 있음에도 개가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견사 등을 관리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결국 사람이 사망하게 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 재발 방지를 위해 개를 반려견 훈련소에 위탁해 관리하는 점, 벌금형을 초과한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민교와 검찰 양 측이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0년 5월 4일 발생했다. 당시 경기도 광주시 텃밭에서 일하던 80대 할머니는 목줄 없이 견사에 풀어져 있던 대형견 두 마리의 습격을 받았다. 이후 피해자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대퇴동맥 손상에 따른 폐색전증으로 사망했다.

당시 김민교는 사과와 함께 견주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고를 일으킨 개들에 대해서는 향후 교육이나 위탁, 그 이상 필요한 조치를 계획 중이다. 앞으로는 견주로서 더욱 철저한 반려견 교육과 관리를 통해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민교의 벌금형 판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규정 정비를 서두르고 견주에 대한 안전의식 제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개물림 사고는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목줄 길이 2m', '목덜미·손잡이 잡기' 등 구체적이지 않은 모호한 안전조치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특히 '입마개 착용 의무' 관련 내용은 변화가 없었다. 현재 등록 반려견 233만 마리 중 로트와일러, 핏불테리어 등 맹견 다섯 종에만 적용된다. 사고를 일으킨 김민교의 벨지언 쉬프독 역시 명건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동물보호 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사람을 죽인 개를 안락사시키지 않았다는 건 피해자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거다" "키울 때는 가족이라고 하지만 사고 치면 개로 취급하는 반려인들 많다. 법을 확실히 개정해야 된다" "개 주인은 최소 실형을 살아야 된다"라며 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루빨리 개물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반려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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