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써클하우스' 이유빈 선수가 지난 평창올림픽 때 생긴 트라우마를 이겨냈다.

10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써클 하우스'에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무한 경쟁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사에 따르면, 운동선수 중 32%가 '정신적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운동선수 멘털 헬스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날 쇼트트랙 1500m 세계랭킹 1위 이유빈은 "저는 계주가 트라우마가 됐다. 마주하기 힘든 시합 영상이 있다. 평창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때다. 넘어지고도 올림픽 세계신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당시 넘어진 애가 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빨리 밀어주려고 힘을 확 줬는데, 날이 빠지면서 넘어졌다. 개인 시합이면 상관없는데, 저로 인해서 나머지 3명의 노력이 무산될 뻔했다. 언니들한테 미안했다. 그래서 전 그 영상을 안 본다"고 털어놨다. 무려 4년 동안 해당 영상을 보지 않았다고.

그러자 오은영은 "넘어지고도 좋은 경기를 했으니 오히려 자긍심을 느껴야 하는데, 유독 그 영상을 보는 게 힘든 이유가 있을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유빈은 "첫 올림픽이었는데, 저의 목표는 넘어지지 말자였다. 계주는 넘어지면 끝이라는 게 공식이었다. 넘어지는 순간에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언니들한테 도움이 되기는커녕 넘어지면서 어려운 싸움을 한 거여서 아찔하고 속상했다. 그래서 베이징올림픽 때는 넘어지지 말자라는 마음 하나로 연습을 했는데, 시합 전날 평창올림픽 때랑 똑같이 넘어졌다. 완전 멘탈이 나가면서 평창올림픽 때의 기억이 확 되살아나면서 많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또 오은영은 이유빈에게 "창피하고 실수한 것 같은 흑역사는 봐야 고쳐 나갈 수 있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그게 너무 힘들어서 대면을 못하는 거니 준비가 되면 대면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승기 역시 "사실 그런 건 다 같이 웃고 떠들며 보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고, 이에 이유빈은 그날의 영상을 보기로 결정했다.

당시 영상이 재생되자 이유빈은 "너무 긴장해서 함성소리가 안 들리더라"라고 회상했고, 이어 트라우마로 자리한 넘어지는 장면이 나왔음에도 눈을 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영상이 종료되자 오은영은 "이건 흑역사가 아닌, 레전드다. 자긍심을 느낄만한 자랑스런 경기다"고 칭찬했고, 정재원 선수 역시 "저 같으면 너네 넘어지고 올림픽에서 레코드 세워봤냐고 자랑하고 다닐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이유빈은 "당시의 기억이 살짝 나긴 하는데, 좋게 얘기해 줘서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앞으로는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써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