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궁상민'이라는 이름으로 방송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가수 이상민이 방송을 위해 가난 콘셉트를 악용하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서는 이상민이 이사한 경기도 파주 소재의 새로운 집이 전파를 탔다.

이상민의 집은 지하 창고와 야외 테라스를 갖춘 2층 집이다. 이상민은 "예전 살던 곳보다 월세가 반값이라 파주로 이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예전 방송에서의 이상민 발언에 비춰보면 이 집의 가격은 월세 200만원 대, 여기에서 모순이 발생했다.

이상민은 '미우새' 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월에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남아있는 채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년 전 한 방송에서는 채무를 다 변제했다고 밝혔지만 다시금 "빚이 16억4000만원"이라고 밝힌 것. 하지만 한 달 뒤 공개된 이상민의 새 집은 일견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번듯한 2층집이었다.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상민은 과거 가요 제작자이자 사업가로 막대한 수익을 냈었다. 하지만 사업 실패가 이어지며 2005년께 약 69억원의 빚을 지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며 채무 변제에 나섰다. 각종 예능과 광고, 쇼호스트 일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프로그램이 바로 '미우새'다. 막대한 빚을 지고 이를 변제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아들, 궁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일명 '궁셔리' 콘셉트가 제대로 통한 것. 이상민은 이후 방송가의 러브콜을 받으며 여러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췄다. 책임감 있는 태도로 빚을 갚아가는 이상민의 태도에 시청자들의 호평과 응원도 이어졌다.

이후 이상민은 2017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빚을 8~90% 가량 해결했다"라고 밝혔고, 2019년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자산이) 플러스가 됐다"라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시청자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하지만 2년 뒤인 지난해에는 다시금 예능을 통해 "아직 빚을 다 못 갚았다. 세금 낼 거 다 내며 갚아야 한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이제는 그 빚이 다시 16억으로 늘어났다.

이상민의 빚은 어디까지나 이상민의 개인사이며, 대중이 그의 정확한 채무 관계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고액의 빚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고가의 신발 컬렉션을 유지하고, 월세 200만원 대의 집을 공개하는 행위는 '궁상민' 캐릭터의 진정성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이상민이 나름의 여유를 가지고 양질의 생활을 영위하고 취미를 즐기는 일 자체가 잘못 됐다는 지적은 아니다. 그가 그간 성실하게 살며 채무를 변제해 온 사실을 매도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가 빚과 가난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며 방송 콘셉트를 잡아 수익을 냈던 것은 사실이다. 이와 정반대인 일상을 방송에 노출해 시청자들의 응원이 실망으로 바뀌었다면, 이 또한 이상민 스스로가 감내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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