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태국 배우 싸와니 우툼마가 본인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로 '랑종'의 초반부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에도 압도적인 첫인상을 남긴 싸와니 우툼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배급 쇼박스)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 싸와니 우툼마는 극중 영화의 제목과 같은 랑종(무당) 님 역을 연기했다.

'랑종'은 기획 단계부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나홍진 감독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각각 태국의 대표 공포 영화로 손꼽히는 '셔터'와, 오컬트 장르를 국내에 알린 '곡성'을 연출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랑종'은 개봉 첫날과 다음날, 이틀 동안 '블랙 위도우'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더불어 '랑종'은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 현재도 '보스 베이비2'와 '블랙 위도우'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싸와니 우툼마는 극의 중심 역할을 하는 무당 님 역으로 분해 초반부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책임진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 '랑종'을 통해 국내에도 얼굴을 알리게 된 싸와니 우툼마는 영화 출연 비화부터 소감, 밍 역의 나릴야 군몽콘켓과 호흡을 맞춘 경험 등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Q. 영화를 보셨나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부분 부분만 보고 아직 완성된 작품으로서 '랑종'은 보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 한국에 계신 관객 여러분이 부럽다.

연기 경력이 많지만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건 처음이다. 제 인생에 있어 주요한 지점이 될 것 같고,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한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저한테도 많은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Q. '랑종' 출연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촬영하기 전엔 주로 TV드라마나 연극, 독립영화 등에서 주로 활동했다. 연기 경력은 길었지만 스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캐스팅 팀에게 연락을 받았고 이후 두 번의 오디션을 거쳐 출연이 결정됐다. 저보다 실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많았지만, 이산 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Q. 한국에서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런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일단 영화에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또 나홍진 감독님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님이 함께하시지 않았냐. 대단한 두 감독님이 협업한 만큼 대박이 날 거란 확신이 있었다.

Q. 한편으로는 높은 수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예술 작품을 향한 논쟁이 있는 건 당연하다 생각한다. 여러 해석과 논쟁은 오히려 영화가 성공적이라는 것에 대한 반증이라 본다. 다만 여성이 무당의 피를 대물림 받는 설정 자체는 스토리상 꼭 필요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조사를 해본 결과 여성에게만 신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했다.

Q. '랑종'의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영화의 로케이션. 각 촬영지의 분위기가 영화의 스토리와 잘 매치됐다고 생각한다. 습하고 긴장감 넘치는 느낌이 잘 담겼다.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칭찬의 말씀드리고 싶다. 자연이나 이런 점들도 너무 좋았다. 영화상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들 역시 실제 태국에서 벌어질법한 이야기였다.

'랑종'의 특징이 있다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허무하다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런 점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또한 랑종은 새로운 맛, 새로운 관점이 있는 공포 영화라 말씀드리고 싶다.


Q. 무당 연기 경험이 따로 있었나요? 무당 경험을 만났던 경험은요?

물론 이전에도 무당을 연기해 본 적은 있다. 하지만 '랑종'의 님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완 차원이 달랐다. 그전에 연기했던 건 단순한 무당 역할에 불과했으나 '랑종'에서는 무당을 넘어 한 여성의 인생사를 그려내야 했다. 그런 면에서 차원이 달랐다고 생각한다.

무당과도 만난 적이 있다. 몇 년 전으로 기억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이런저런 소리를 하는 무당이 아닌, 신과 정말로 소통하는 무당이었다. 님을 연기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도 태국의 무속신앙에 대해 엄청난 연구를 하셨더라. 2년여간 무속인을 취재하셨다. 이런 점들을 토대로 님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Q. 태국 내에서 무당에 대한 시선은 어떤가요?

내가 태국인 전체를 대신해서 대답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일부는 본인이 어려움이 있거나 과학적으로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 무속인을 찾는 경우가 있다. 저 역시 몇 년 전에 그러한 이유로 무당을 만났었다. 반면 무속신앙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Q. 님은 퇴마 굿 전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의 죽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님이라는 역할을 연기했지 이 죽음의 원인에 대해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때문에 관객들의 해석에 맡기고 싶다. 이런 죽음을 태국에선 '라이따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Q. '랑종'의 님처럼 믿음이 흔들린 순간이 있었나요?

제 나이가 50살이나 됐고 긴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물론 믿음이 흔들린 적은 많다. 확신했던 것들이 그렇게 되지 않음으로써 좌절감이거나 슬픔을 느낀 적은 당연히 있다.

Q. 신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신이나 귀신의 존재는 믿는다. 하지만 무당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가끔 사이비 무당도 있지 않냐. 반면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힘든 무언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신성한 무당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확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Q. 밍 역의 나릴야 군몽콘켓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촬영을 하면서도 박수를 100번 이상 친 것 같다. 나이는 어리지만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했다.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있다. 카메라만 켜지면 밍으로 빙의했다. 꺼지면 또 나릴야로 금세 돌아왔다. 앞으로 미래가 창창한 배우라 생각한다.

Q.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 인터뷰 장면이지만, 이와 별개로 인상적인 장면은 밍한테서 악령을 쫓아내는 퇴마의식 신이다. 공포 영화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장면이기도 했고, 나릴야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했다. 이 밖에 바얀신을 모시는 의식 신도 좋아한다. 로케이션 자체가 그 영화가 원하는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진심으로 한국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다. 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관객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랑종'은 한국과 태국 영화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발점 같은 느낌의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태국과 한국이 서로 더 활발히 교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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