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배우 이정현은 '두번할까요'를 통해 첫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그렇기에 더 뜻깊고 애정 깊은 작품이다. 행복하게 촬영했다는 이정현의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17일 개봉될 영화 '두번할까요'(감독 박용집·제작 영화사 울림)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앞에, 이번에는 옛 친구 상철(이종혁)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룬 코믹 로맨스 영화다. 배우 이정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싱글라이프를 즐기다 우연한 사건으로 상철의 구애를 받게 되는 선영 역을 연기했다.

이정현은 연기 생활 이래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어두운 역할이 많이 들어왔었다"며 "카메라 앞에 서면 감정을 추스르고 힘든 장면을 소화해야 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번할까요' 촬영 현장은 반대였다. 이정현은 "'두번할까요'는 촬영 현장 분위기가 행복했다. '카메라 앞에서도 행복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이야기했다.

그간 맡았던 캐릭터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다르게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이정현은 "가벼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 구체적인 분석을 요하지 않는, 웃기는 것에만 집중하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마침 '두번할까요' 들어와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재밌었다"고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대본이 마음에 들어서 읽은 지 한 시간 만에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바로 하겠다고 하면 창피하니 여섯 시간 후에 전화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돌이켜봐도 '두번할까요' 촬영은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배우들과도 잘 맞았어요."

작품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박용집 감독이었다. 이정현은 "아무래도 내가 안 해본 장르였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감독님이 설명을 잘해줬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갖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영과 현우의 이혼식만은 빠르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정현은 "처음에는 이혼식이라는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감독님에게 '이게 어떻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고 하니 캐릭터가 놓인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더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이처럼 장면들이 이해가 안 될 때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나 또한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이 톤, 저 톤 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노력한 흔적을 내비쳤다. "관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더라"며 목표했던 바를 떠올리기도 했다.

지난 4월 부부의 연을 맺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이정현은 '두번할까요' 촬영이 끝날 때 쯤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두번할까요'를 촬영하기 전에는 결혼을 포기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현은 "배우로 활동을 하다 보니 남자를 만날 기회도 많이 없더라. 나이도 들었으니 일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고 연기 생활에 충실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권상우, 이종혁이 단체 메신저 방에 가족들의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보며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이정현은 "권상우, 이종혁은 '딸바보' '아들바보'에 부인에게 꼼짝 못 하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두 사람이 자녀들과 놀러 간 것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며 "'결혼해서 이런 가정이 있으면 좋겠다.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고 말했다.

이후 운명처럼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지인이 주선한 소개팅을 통해 인생의 짝꿍을 만난 것이다. 이정현은 "남편을 처음 보자마자 마음이 편했다"며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며 신랑을 향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결혼 후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먼저 이정현은 "남편과 결혼하니 외로움을 덜 느낀다. 그게 좋은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결혼한 뒤 두 작품에 참여했다"며 "촬영이 끝난 후 집에 가면 나를 기다려주는 남편이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다른 생각을 안 하고 작품에 집중할 수 있다"며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보다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이정현은 안방극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정현은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 팬들도 좋아할 것 같다"며 "최근에 배우 공효진이 나오는 KBS2 월화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을 재밌게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드라마 시나리오는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안 해봐서 꼭 하고 싶더라고요. 드라마는 대중과 보다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리는 장르는 없어요. 시나리오가 좋고 감독님이 좋다면 무조건 오케이(okay)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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