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하늬가 해외 활동을 앞둔 포부를 밝혔다.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들과 우리가 협업(co-work)을 통해 공생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는 소신 있는 발언으로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했다.

5일 오후 부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한국영화 100주년X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하늬, 마이크 피기스(MIKE FIGGIS) 감독, 데이비드 엉거(DAVID UNGER) 아티스트인터내셔널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참석했다.

◆ 사람과 사람 사이 감정의 이야기, '셰임'
이날 1부 행사에서는 옴니버스 프로젝트 '셰임(Shame)'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이소영 대표가 자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의기투합해 '셰임' 제작을 진행 중이다. '셰임'은 감정,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로 아시아 3개국에서 각 국의 언어로 된 작품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첫 번째 나라로 한국이 확정됐으며 2개국이 추가로 결정될 예정이다.

이소영 대표는 "감정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글로벌하게 만들어보자는 시도에서 제작했다. 오픈 플랫폼 시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려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관점을 다르게 해 재밌는 작품들을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이하늬 "美 진출, 미스 유니버스 경험이 자양분"
2부 행사는 토크 세미나로 꾸며져 이하늬, 데이비드 엉거 대표, 이소영 대표가 자리했다. 이하늬의 해외 진출을 비롯해 오픈 플랫폼 시대의 콘텐츠 제작 환경, 비즈니스 환경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이하늬는 미국 최대 에이전시 윌리암모리스엔데버(WME),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AIG)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예고했다. 이날 AIG 데이비드 엉거 대표는 "이하늬는 아름답고 영리하면서도 글로벌한 야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하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현대적인 요소들이 적절하고,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시의성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플랫폼이 다변화된 시대에서 한국 배우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하늬는 "과거 한국 음악을 전공했던 것이 해외 진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전공을 공부하면서 우리 문화의 특수성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미스 유니버스 출전 경험도 큰 자양분이 됐다며 "당시 대회에서 풀어냈던 한국적인 요소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었고, 당시의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배우가 돼서도 한국적인 것들을 잘 풀어내야겠다는 각오를 했었다. 한참 일해야 하는 시기에 미국으로 가서 연기 스튜디오에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 이하늬 "함께 동등한 자세로 협업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이하늬는 현재 차기작으로 김지운 감독이 참여한 한불 합작 드라마 '클라우스 47(가제)'를 낙점했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이하늬는 "절반은 프랑스에서 촬영이 이뤄지고 상대역인 남자 배우는 프랑스인이다. 프랑스 현지에 가면 프랑스 스태프들과 일하는, 그야말로 글로벌 협업(co-work)이 이뤄지고 있다"며 "많은 분들에게 효시가 될 작업이라는 생각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지금 시장이 발전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게 체감이 돼서, 최선을 다해 발맞추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하늬는 "아티스트로서 누군가의 영감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인 것 같다"며 "나를 비롯해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영감이 되고, 그들과 협업하며 공생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내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표현보다는, 함께 동등한 자세에서 서로에게 영감이 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감정들이 분명히 일반화될 수 있고,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소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소신을 덧붙이기도 했다.

때문에 출연 작품을 결정하는 일에도 신중하다. 마동석, 수현 등 여러 한국 배우들이 이미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상업 영화의 러브콜을 받은 상황, 이하늬는 "어떤 행보를 걷는 지에 따라 나만의 차별점이 가장 잘 드러날 것 같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선택이 어렵기도 하다. 나의 정체성을 표명할 작품이 될 것이기에 신중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이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업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작업을 한다. 어느 시장이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기 이 부산국제영화제가 소통의 메카가 됐으면 한다. 씨앗이 내려서 언젠가는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생각이고, 이러한 교류의 장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