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민주 인턴기자] 영화 '내 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제작 에코필름)은 고등학생과 아저씨의 몸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유쾌한 일을 담아냈다. 명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진영, 이준혁 그리고 그들을 이끈 강효진 감독과 함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삭제된 장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진영이 밝히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진영은 그가 연기한 김동현의 뚱뚱한 몸을 표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분장을 받았다. 그는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식사를 할 때 분장한 부분에 음식이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았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입을 크게 벌렸을 때 입가에 분장해뒀던 것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극 중 진영은 박성웅과 몸이 뒤바뀐다. 그는 "평소 박성웅 선배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까지 많이 관찰했다"며 "그러다 보니 선배만의 특징을 알 수 있었다"고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이어 진영은 "'내 안의 그놈'을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무술팀과 계속해서 합을 맞췄다"며 자연스러운 액션 연기를 펼친 비법을 말했다.

이어 그는 "라미란 선배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 있다"며 "대본에는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고 돼 있다. 막상 맞으니 너무 아파서 옆에 있던 의자에 주저앉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진영은 "야외 수영장에서 액션 씬을 찍을 때 날씨가 무척 추웠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고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 이준혁 "실생활 가까운 연기 펼치려 노력"
이준혁은 박성웅에게 진심으로 충성하는 박만철 역을 맡았다. 그는 "'내 안의 그놈'은 판타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실생활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기 위해 리얼리티에 신경을 썼다"고 연기 포인트를 말했다.

그는 "촬영을 하는 동안 힘들었던 것은 딱히 없었다"며 "진영을 포함해 출연 배우들과 여러 차례 함께 작품을 했었다. 그래서 호흡 맞추기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준혁은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 속 화려한 액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액션 씬을 촬영할 때 감독이 원테이크로 촬영하기를 원했다"며 "나와 무술팀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까지 합이 맞아야 했다. 다행히 좋은 장면이 나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뽐낸 그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즉석 애드리브를 만들기도 했다. 극 중 이준혁은 진영의 앞에서 과자를 집어 먹으려고 한다. 그는 진영의 '먹지 마'라는 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입에 넣었던 과자를 그대로 빼낸다. 이와 관련 이준혁은 "과자라는 재미있는 오브제(생활에 쓰이는 물건들을 작품에서 사용하는 것)가 있어서 제가 현장에서 직접 만든 장면"이라며 쑥스러워했다.


◆ 감독 강효진, 편집 중 삭제된 장면은?
'내 안의 그놈'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함과 동시에 학교 폭력에 일침을 가했다. 강효진 감독은 "주인공을 고등학생으로 잡아 일진들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장면을 넣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감독은 "'내 안의 그놈'은 액션 영화가 아니다"며 "하지만 액션이 시원하게 들어가야 관객들이 통쾌하고 속 시원하게 볼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주인공이 무조건 악당을 이기고, 때려눕히는 설정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주인공들의 행동에 숨겨진 의미를 밝혔다. 극 중 진영은 일진들의 대장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셔츠 깃을 제대로 잡아준다. 진영은 김광규의 집에 들어가면서도 그의 머리를 단정하게 해주며 옷매무새를 신경 쓴다. 강효진 감독은 이에 대해 "복종심에 대한 이야기다. 상대방에게 '넌 나보다 아랫사람이다', '몸가짐을 단정히 해라'라는 뜻을 가진 행동"이라고 밝혔다.

감독은 옛 추억을 떠올렸다. "옛날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단추를 푸른 것을 보면 그것을 채워주고 다녔다. 이것은 '선생님에 대한 복종과 순종을 갖춰라'와 같은 부분이다. 영화 속에서 박성웅은 조폭들의 두목이기에 위계질서를 중요시한다. 이것이 진영을 통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강효진 감독은 영화 속에서 삭제된 장면을 이야기했다. 극 중 진영은 계속 사물을 닦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라미란은 박성웅과 과거 함께 자주 먹었던 꽁치라면을 진영에게 만들어주며 "전 남편과 똑같은 습관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널 보면 그가 자꾸 생각난다"고 털어놓는다.

감독은 "사실 이 장면이 나오기 전에 삭제된 장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영이 이수민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고자 집으로 찾아온다"며 "그곳에서도 진영은 여기저기를 닦아댄다"고 이야기했다. 강효진 감독은 "이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라미란이 진영의 정체를 의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영화 시간 상 삭제가 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 속 보는 재미를 더욱 살린 애드리브도 빠질 수 없었다. 강효진 감독은 "과자를 먹으려던 이준혁이 진영의 '먹지 마'라는 단호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입에서 뱉어내는 장면이 있다"며 "이 장면은 애드리브였다. 나는 이준혁이 과자를 집으려다 그냥 놓을 줄 알았다. 그렇게 표현할 줄 몰랐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진영이 라미란에게 키스를 한 후 따귀를 맞는 씬이 있다. 여기서 라미란은 진영을 다시 때리려는 시늉을 하고, 진영이 겁을 먹고 주춤거리는 부분도 애드리브"라고 말했다. 또한 "이준혁이 진동벨을 손에 들고 주문한 음식이 나온 척 흔들어대는 장면이 있다"며 "이것은 이준혁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그는 이준혁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강효진 감독은 이준혁과 세 작품째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준혁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가 없었다"며 "그때 이준혁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왔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강효진 감독은 "좋은 작품을 들고 다시 찾아오겠다. 기대해 달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티브이데일리 김민주 인턴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영화 프로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