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반환점을 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 원년을 선포하며 지난 4일 화려하게 개막했다. 하지만 지난 6일 개막 3일 차, 태풍 콩레이로 인해 야외 행사 대부분을 실내로 옮기고, 일정 대부분을 취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같은 날 늦은 오후부터 일정을 재개했지만, 태풍으로 인해 위축된 영화제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태풍의 잔재를 딛고 축제의 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13일 폐막식까지의 일정을 정리해봤다.

◆ 한국 영화의 미래, 단편 영화 경쟁 러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한국단편 경쟁 부문에는 총 14개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형과 형에게 많은 것을 양보하며 자라온 동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민혁이 동생 승혁이'(감독 김덕근)부터 가난한 커플이 3주년 기념일을 맞아 그럴듯한 데이트를 하려 하지만 계획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눈물'(감독 오성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경합을 벌인다.

이 가운데 9일 오후 2시부터 아주담담 라운지에서는 한국 단편 경쟁 행사가 개최된다. 총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해당 행사에서는 와이드앵글-한국 단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감독들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이나연 감독부터, 김시진 한유원 이우수 권성모 오성호 홍의정 김윤미 석진혁 오은영 조지훈 김덕근 김유준 고현지 등 한국 단편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감독들이 관객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 김향기·최희서·문소리, 여배우들이 뜬다

현재 충무로에서 핫한 젊은 여배우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후반전을 책임질 전망이다. 먼저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일직차사 덕춘 역을 맡아 '쌍천만' 배우 반열에 올라선 배우 김향기가 영화 '영주'(감독 이경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영주'는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김향기는 9일 저녁 8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되는 야외 무대인사인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에 참석해 관객들과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영화 '동주' '박열'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최희서 역시 영화 '아워바디'(감독 한가람)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할 예정이다. '아워바디'는 행정고시 준비생 자영이 매력적인 여자 현주를 만나면서 조금씩 삶의 활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최희서는 9일 저녁 8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되는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에 참석한다.

배우 문소리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후반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에 이어 '메기'(감독 이옥섭)로 9일 저녁 6시 관객과 만난다. '메기'는 성관계를 하는 엑스레이 사진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병원 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문소리는 '메기'에 함께 출연한 배우 구교환 박강섭과 함께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 야외무대인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장률부터 클레르 드니까지, 부산에서 만나는 감독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해외 감독부터 국내 여성 감독들까지, 감독들과 관객이 만나는 행사도 준비돼 있다. 먼저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초청된 장률 감독과 폐막작인 '엽전 외전'의 원화평 감독이 '마스터 클래스: 나의 인생, 나의 영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위트 있는 유머감각과 일상에서 펼쳐지는 캐릭터 간의 섬세한 감정신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률 감독은 8일 저녁 7시 영상산업센터 컨퍼런스 홀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인생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홍콩 액션 영화계에서 가장 성공한 무술 감독으로 손꼽히는 원화평 감독 역시 12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관객과 만난다.

영화 '하이라이프'를 연출한 클레어 드니 감독도 부산을 찾는다. '하이라이프'는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녀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로, 부녀가 무한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소외, 욕망, 범죄, 처벌, 사랑 등의 주제를 다룬다. 클레어 드니 감독과 함께 하는 '아주담담'은 11일 오후 5시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 이나영 '뷰티풀 데이즈'가고, '엽문 외전' 온다

배우 이나영의 결혼·출산 이후 6년 만에 복귀작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로 축제의 막을 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엽문 외전'으로 축제의 막을 성대하게 꾸밀 예정이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엽문 외전'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견자단 주연의 '엽문' 시리즈 프로듀서와 무술감독이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작품으로, 엽문에게 패배한 뒤 영춘권을 잊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장천지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암흑 조직 간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에 폐막식 전날인 12일 오후 12시 55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엽문 외전' 기자회견과 핸드프린팅 행사가 진행된다. 해당 행사에는 '엽문 외전'의 감독인 원화평 감독과 출연 배우 장진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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