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이제는 배우 예원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 "연기를 하는 동안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예원은 배우로서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예원은 최근 종영된 케이블TV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정은영·연출 박준화, 이하 '김비서')에서 설마음 역으로 출연해 특유의 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김비서'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 밀당 로맨스 드라마다.

예원이 연기한 설마음은 완벽한 김 비서와는 반대로 실수는 잦지만 귀여움을 뽐내는 인물이다. 실제 예원 또한 설마음처럼 실수가 잦은 타입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설마음의 캐릭터를 더욱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평소에도 실수도 많이 하고 허당기도 있는 편이다. 이 캐릭터라면 내가 잘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 방송 직후 많은 칭찬을 받았다며 "방송에서도 설마음의 실수가 사랑스럽게 잘 나온 것 같았다"고 기뻐했다.

"뻔하게 실수를 하는 것이 설마음의 매력이었어요. 나중에는 등장만으로도 당연히 실수가 예상되고, 어떻게 실수할 것인지가 궁금한 캐릭터였거든요. 저도 대본을 받으면 어떤 실수를 하게 될지부터 찾아봤어요. 되게 매력적인 인물이죠. 재밌었어요. 촬영날만 기다렸을 정도로요."

이런 설마음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했던 것은 함께 호흡했던 박유식 역의 강기영이었다. 워낙 베테랑에 재치가 넘치는 성격인 강기영이라 우려와 기대를 한 번에 했다는 예원이다. 그러나 첫 대본리딩을 진행한 후에는 그러한 걱정들이 싹 사라졌다. 강기영에 대한 믿음이 생겼던 것이다. 예원은 "'강기영 오빠라면 뭘 하든지 흡수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하더라. 배려도 해주고 잘 맞춰주셨다. 우리가 한 호흡에 비해 분량이 적어서 또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예원은 자신의 역할을 잘 살려준 박준화 PD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박 PD에게 설마음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응원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예원은 "감독님이 나를 믿고 설 비서를 맡겨주신 거 아니냐. 그래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던 현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예원은 박 PD에 대해 "괜히 '갓준화'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많은 캐릭터가 나오다 보니 잘 안 보이는 캐릭터가 있을 수도 있는데 분량이 많건 적건 떠나서 전부 다 눈에 띄었다. 그래서 나도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거다"라며 박 PD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사실 예원은 가수로 먼저 연예계에 입문했다. 2011년 그룹 쥬얼리 디지털 싱글 앨범 '백 잇 업(Back It Up)'으로 시작한 그는 활동과 겸해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 2015년 쥬얼리가 해체한 후로는 드라마는 물론 웹드라마에서도 자주 얼굴을 비추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의 예원에게 연기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자신을 공부하게 하는 것이 연기라는 것이다. 그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 연기를 공부함으로서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연기를 공부하면서, 연구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토로한 예원이다. "연기를 하면서 만족한 적이 없었다"는 그는 자신의 연기 점수에 대해 30점이라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연기는 상대방의 호흡도 중요하다. 다른 배우에게서 받는 점수도 있는 거다. 내 연기에 대해서는 아직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원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점은 200% 만족하지만 지금은 부족하다고 느껴야 할 시기다. 만족하지 않아야 발전할 수 있으니까 당연한 거다. 나는 잘하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예원은 점수를 점차 높여가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때문에 최근 예원은 웹드라마와 단막극 등을 통해 큰 비중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는 중이다. 그는 "작게라도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하고 싶다. 연기자로서 연기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예원은 그렇게 다양한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기도 했다며, 단막극 '파이터 최강순'을 언급했다. 그는 "나도 어두운 역할을 할 수 있더라. 아주 나중에는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예원의 가장 큰 목표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장점을 구축하고 싶다. 나를 밝은 캐릭터라고 하더라. 가상 캐스팅 때부터 밝은 역할에는 예원이 떠오를 수 있게, 언급될 수 있게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

"배우라거나 가수라거나, 지금의 내가 정체성을 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불러주세요'라고 하기엔 해놓은 게 아직 너무 없거든요. 불러 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여러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더 많은 모습을 보이고 한 뒤에 자연스럽게 불러졌을 때 성취감이 있을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