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소 귀에 경 읽기가 따로 없다. 배우 한석규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무능한 중앙 콘트롤 타워를 향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19일 밤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연출 유인식, 이하 '낭만닥터') 13회는 '소동의 미학'이라는 부제로 꾸며졌다. 이에 돌담 병원 응급실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동주(유연석)는 병원 재단 이사장인 신명호(주현) 회장을 전담하는 윤서정(서현진)과 분주한 다른 의사들을 대신해 응급실을 전담했다. 응급실에 의사라고는 강동주 혼자 있는 상황. 이 가운데 돌담 병원 응급실에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한 중학생과 그의 부모가 찾았다.

특히 학생의 아빠는 불과 사흘 전 메르스 의심 지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터였다. 이에 강동주는 해당 환자들을 메르스 의심 환자로 보고 응급실을 폐쇄했다.

응급실 안에 메르스 의심 환자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일찌감치 병원을 찾아 치료 중인 환자들도 있었고, 메르스 의심 환자들과 간발의 차이로 응급실에 온 환자도 있었다. 이에 모든 환자들을 강동주 혼자 간호 인력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소식을 접한 김사부(본명 부용주, 한석규)는 신명호 회장의 수술 컨퍼런스를 준비하던 중 곧바로 응급실로 내려왔다. 그는 폐쇄된 응급실 문을 넘겨다 보며 긴장했고 매뉴얼 대로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에 연락해 의심 환자에 대한 확진 여부를 판가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인근 보건소는 저녁 6시가 넘자 직원들이 칼같이 퇴근해 연락이 되지 않았다. 더욱이 질병관리본부는 전화 연결은 됐으나 담당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지정 병원으로 의심 환자들을 이송하라는 지시만 내리고 있었다.


메르스 의심 환자의 확진 여부는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병원에서 판단할 수 있었고, 그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서는 전염을 피하기 위해 전신 방호복과 구급 차량이 필수였다. 하지만 지방 분원인 돌담 병원에 이 같은 설비가 갖춰져 있을 리 없었다. 더욱이 극중 돌담 병원으로부터 지정 병원까지는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에 김사부는 열악한 상황을 질병관리본부 측에 설명했으나 소 귀에 경 읽기였다. 담당자는 거듭해서 우리는 지정 병원에 필요한 지원을 해뒀으니 이송을 하라는 말만 반복했고, 구급차가 없으면 119 구조대나 응급차량이라도 부르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사부는 "이송 자체가 안 되는데 무슨 말이냐"며 "중앙 콘트롤 타워가 왜 이렇게 말 귀를 못 알아듣냐"고 소리쳤다. 김사부의 다급한 목소리에도 담당자는 소리를 질렀다는 것에 화를 낼 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한 필요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결국 김사부는 강동주를 시켜 메르스 의심 환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검사와 혈액 샘플을 구해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확진 판정이 나오기까지 응급실은 폐쇄 및 격리 조치에 돌입했다.

응급실 안에 있던 환자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이 사실을 알고 동요하고 긴장하는 가운데 이들의 풍경은 결코 낯설지 않았다. 전염성 강한 미지의 질병에 무능했던 정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대응, 재난 상황에 존재 자체가 의심됐던 중앙 콘트롤 타워까지. '낭만닥터'의 사회 고발이 다시 한 번 울림을 남기며 답답한 현실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과연 드라마는 현실과 유사한 재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