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환희 기자] SBS ‘주군의 태양’은 ‘로코믹호러’라는 새로운 장르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호러’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소지섭-공효진 두 주인공들의 열연도 컸지만, 매회 다른 에피소드로 등장한 귀신들의 몫 또한 컸다. 섬뜩하지만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겨 화제를 모았던 ‘주군’ 속 귀신들을 살펴봤다.

◆ 죽어서도 주인을 보살핀 '필승이 귀신'

6회 필승이 귀신. 주중원(소지섭)은 태공실(공효진)과 함께 죽은 군견 필승이를 따라 무장한 탈영병을 찾으러 갔다.

귀신 필승이는 군견으로 자신을 유달리 아꼈던 취급병이 탈영한 사실을 알고, 주중원과 태공실의 주위를 맴돌며 탈영병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주중원은 탈영병에게 “난 죽은 개가 보인다. 잘 생기고 똑똑한 셰퍼드지. 그 친구는 계속 네 곁에 있었다. 네가 위험한 짓 하지 않게끔 널 지켜주고 싶어 한다”고 필승이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탈영병은 필승이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내 총을 내려놓고 경찰에게 체포를 당했으며, 무사히 복귀해 필승이 또한 행복하게 떠났다. 필승이는 사람이 아닌 개라는 점에서 동물과의 교감, 정을 상시시켜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 성 소수자 대변했던 '이회장 귀신'

11회에서는 이재용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회장 귀신이 있었다. 태공실과 주중원은 죽은 자이언트몰 회장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자이언트몰 회장(이재용)의 유령은 장례식에 온 공실에게 자신의 아들이 청평별장에 있는 카메라 속 여자사진을 보지 못하도록 지워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아들(이종혁)은 별장에서 여자 향수냄새를 맡았고, 그 때문에 아버지가 내연녀의 품에서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진 속 여인의 정체를 확인한 공실과 중원은 이회장이 왜 그녀를 숨기려 했는지 알게 됐다. 중원은 죽은 회장의 아들을 불러 “당신 아버지가 감추던 여자다”라며 사진을 보여줬다. 공실은 “딱 한 장남은 사진이다. 당신 아버지가 감추고 품고 살았던 여자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의 여자는 다름 아닌 이 회장 자신이 여장한 모습이었다. 회장은 여자가 되고픈 자신의 영혼을 숨기고 살아온 성소수자.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오해하고 평생 다른 여자를 품고 살아왔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이재용의 섬세한 연기는 성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가운데 아들은 아버지의 여장사진을 자신의 손으로 태우며 아버지를 편하게 보내드리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 중원과 공실의 애정 전선에 긴장감을 더한 '아이 귀신'

12회의 아이 귀신은 중원이 공실을 구하려다 흉기에 찔리게 된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뺑소니 차에 치인 아이귀신을 도와주기 위해 공실은 범인을 찾아 나섰고, 그 과정에서 혼자 범인이 일하는 카센터에 갔다가 위기에 처했다.

범인이 공실을 찌르려던 순간, 중원이 대신 흉기에 찔리면서 정신을 잃었다. 중원이 들어간 수술실 앞에서 공실은 눈물을 쏟았다. 그 앞에는 중원의 유령이 다가왔다.

영혼으로 나타난 중원은 “정말이네 너 태양처럼 환하네”라는 말을 건넸다. 이어 “나 죽은건가”라고 되물은 뒤 “태공실 사랑해”라는 말을 남겨 공실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온몸으로 오열하는 공실의 모습과 그런 공실을 바라보는 중원의 사랑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티브이데일리 오환희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