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시청률 면에서 예전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MBC가 올 여름 개편을 맞아 완전히 새로운 신규 예능들을 선보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MBC는 지상파 채널 중에서도 손꼽히는 예능 명가 중 하나였다.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놀면 뭐하니?' 등 손대는 것마다 대박이 터졌던 것. '복면가왕'과 '나는 가수다' 등의 예능은 폭발적인 화제성에 힘입어 해외로 수출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시청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떨어지기 마련. 여전히 3~4%대(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하곤 있지만 명성이 예전만 하진 않은 상황이다.

계속된 부진에 결국 MBC 예능국은 칼을 빼들었다. 올해 여름 개편에 맞춰 무려 세 편의 신규 예능을 선보이기로 한 것. 한 편은 지난 1월 인기리에 종영한 '태계일주'의 후속 시즌이며 나머지 둘은 완전히 새롭게 론칭하는 시리즈다.

돌아온 MBC의 아들 기안84,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

먼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이하 '태계일주2')가 MBC 주말 프라임 타임에 상륙한다.

'태계일주' 시리즈는 MBC가 지난해 12월 처음 론칭한 예능으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기안84와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지우 PD의 메인 PD 데뷔작이다.

방송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태계일주'는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기안84만의 날것의 매력이 보는 사람에 따라 친근하지만 때론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

다만 분위기는 곧 반전됐다. '태계일주'는 '꾸며진 게 아닌 진짜 여행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르게 팬층을 쌓아갔고 시즌1 종영도 전에 차기 시즌을 확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뒀으며 김지우 PD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제35회 한국PD대상 예능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즌1 종영 후 4개월 만에 돌아온 기안84가 이번에 찾은 곳은 인도. 지난 시즌에선 이시언, 빠니보틀과 함께 남미 투어에 나섰다면 이번엔 이시언이 빠지고 덱스가 새롭게 여정에 합류한다. 과연 기안84가 꾸밈없는 솔직한 매력으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6월 11일 밤 9시 10분 첫 방송.

안하던 짓

제2의 무한도전을 꿈꾸는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태계일주2'가 첫 방송된 뒤에는 MBC가 새롭게 준비한 비장의 카드가 베일을 벗는다. 같은 날 밤 10시 45분 첫 방송되는 새 예능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이하 '안하던 짓')는 다섯 MC(이용진, 최시원, 조세호, 주우재, 유병재)가 매주 새로운 스페셜 게스트의 '안하던 짓'을 듣고 이를 키워드 토크로 풀어내는 버라이어티 쇼.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을 연출한 경험이 있는 강성아 PD의 신작이다.

다섯 MC들은 평소 해보지 않았던 '안하던 짓'에 도전하며 색다른 웃음을 만들어낼 예정. 멤버 구성과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포맷 면에서 '무한도전'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MBC 내부적으로도 '안하던 짓'이 제2의 무한도전처럼 맹활약해 주길 바라고 있다는 후문. 속히 요즘 잘 나간다는 방송인들이 총출동한 '안하던 짓'이 과연 MBC의 바람처럼 방송사를 대표하는 예능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훅까말

모 아니면 도가 될 음악실험 프로젝트 '훅 까놓고 말해서'

마지막으론 '훅 까놓고 말해서'(이하 '훅까말')가 론칭을 준비 중에 있다. 6월 중 방송될 예정인 '훅까말'은 마음에 훅! 꽂히는 훅(Hook) 한 마디를 찾아 나선 '뮤직크루 3인방' 윤종신, 이용진, 조현아의 신개념 음악로드쇼로, 세 MC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귀에 훅! 걸리는 노래를 찾아나설 예정이다.

'라디오스타'를 12년간이나 이끌어온 윤종신을 주축으로 '용진호건강원' '튀르키에즈온더블럭' '바퀴달린 입' 등 웹예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용진, 마찬가지로 웹예능 '조현아의 목요일 밤'을 진행 중인 조현아의 만남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다만 '훅!'을 다룬 예능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예비 시청자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인 상태다.

이처럼 MBC는 세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한 번에 론칭하며 예능 명가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 밖에도 '놀면 뭐하니?' 등의 프로그램이 개편을 준비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과연 MBC가 올 여름 목표한 바를 이루며 다시 한번 MBC 예능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