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지난 몇 년간 모호한 수상 기준과 명분 없는 상 나눠주기로 비판을 받은 SBS 연예대상이 이번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 기준으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2022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가운데, 유재석은 신동엽·지석진·김종국·탁재훈·이상민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유재석은 총 19번의 대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의 기록을 세웠다.

상을 품에 안은 유재석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이렇게 받게 되어서 석진이 형을 비롯 다른 형들께 너무 죄송하다"면서 "오늘 내가 상을 받지만 '런닝맨' 팀이 함께 받은 상이 아닐까 싶다. 감사하다. 가질 수 있는 모든 영광을 석진이 형한테 드리고 싶다. 버라이어티를 오랜 시간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큰 영광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들을 있다. 올 한 해는 그걸 확인하는 해이지 않았나 싶다. 많은 분들께 사랑받은 만큼 그 이상의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멤버들, 제작진과 함께 노력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이를 바라보는 '런닝맨' 멤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건네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다만 시청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런닝맨'이 SBS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중 하나이고, 유재석이 중심에서 이를 이끌고 있다지만 대상을 줄만한 성적을 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는 것. 차라리 지난해 각종 화제성 순위를 휩쓸었음에도 SBS가 홀대했던 '골 때리는 그녀들' 팀이나, '미운 우리 새끼'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탁재훈을 주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런닝맨'은 일요일 오후 프라임타임에 편성돼 있음에도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들에 밀리며 굴욕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12년의 역사가 무색할 정도. '런닝맨'의 시청률은 3주 연속 하락해 지난 11일 3.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에 머문 반면,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와 MBC 새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각각 6.0%와 4.6%를 기록했다. 이렇듯 '런닝맨'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렇다고 유재석이 다른 SBS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SBS의 수상 기준은 이전에도 빈축을 자아낸 바 있다. 지난 2017년엔 연예인도 아닌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 4인방(이선미, 지인숙, 이옥진, 임여순)에게 대상을 건네 질타를 받았고, 2020년엔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열풍 속에서 '런닝맨'의 김종국이 대상을 품에 안아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지난해 SBS 연예대상은 좋지 않은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런닝맨'과 '골 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진 중 하나가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던 가운데 뜬금없이 '미운 우리 새끼' 팀 전원이 상을 받았기 때문. 여론은 대상의 격과 권위를 떨어트리는 수상이라 비판했고, 심지어 출연진 신동엽도 황당했는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기까지 했다.

올해에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또 똑같은 실수를 범한 SBS 연예대상. 더욱이 이미 여러차례 문제가 됐던 명분 없는 상 나눠주기도 반복됐다. 넥스트 레벨상, 마음의 상처상, 한배 탄만큼 베스트 커플상, 명예사원상 등 아무 의미 없는 이벤트성 상으로 비난을 받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022 SBS의 아들·딸상, 올해의 티키타카상, 신스틸러상 등 허울뿐인 상으로 실소가 터져나오게 한 것. 받는 연예인들도, 보는 시청자들도 기분 나쁘고 고통스러운 상이 아닐 수 없다.

시상식 전부터 '예능 빅데이터 연구센터'를 콘셉트로 잡아 공정하고 차별화 된 시상식을 만들어냈다고 호언장담했던 SBS 연예대상이지만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의미 없이 남발하는 상과 뻔한 수상자, 모호한 수상 기준 등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실망감만 선사했다. 거듭된 실망스러운 모습에 이번에도 질타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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