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보다 라이트하게"… 현정완 PD, '피의 게임' 벗어나 '술래게임' 택한 이유 [인터뷰]
2026. 10.17(토)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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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하드코어 서바이벌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추격 서바이벌로. '피의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현정완 PD가 디즈니 플러스 '술래게임'을 통해 새로운 변주를 시도했다. 익숙한 술래잡기에 추격과 심리전을 결합한 그는 서바이벌 장르의 확장 가능성과 함께 자신만의 연출을 향한 고민도 털어놨다.

지난 9월 30일 첫 공개된 '술래게임'은 추격전과 숨어 있는 술래의 심리전이 맞물린 극한 체험형 추격 서바이벌 예능이다. 웨이브 예능 '피의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현정완 PD의 신작으로, 익숙한 술래잡기에 심리전과 서바이벌 요소를 더해 호평받았다.

프로그램 공개 이후 현정완 PD는 "아쉬운 부분도 있고, 제대로 봐주셨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아쉬운 건 게임의 깊이가 낮아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라고 짚으며 "보기 편했다는 반응은 제대로 본 게 맞단 생각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현 PD는 전작인 웨이브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 시리즈와 차별화하기 위해 하드코어한 요소를 덜어내고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는 "변주보단, 하드코어에서 라이트로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딥하고 복잡한 건 다른 게임에서 할 수 있던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스펙트럼이라고 하지 않냐. 이런 라이트한 것도 재밌다. 다양하게 가져가고 싶다. 두뇌 서바이벌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건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깊게 파는 작품도 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피의 게임 3'에 이어 '술래게임'에서도 출연자들을 묶으며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도 밝혔다. 현 PD는 "만나서 인사하는 것보단 바로 시작하는 걸 선호한다. 인사도 좋지만 빠르게 경쟁을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새 플랫폼으로 갔을 때 그 장면을 보고 '같은 제작진 작품이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출연진을 섭외할 때는 기존 서바이벌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을 눈여겨봤다. 현 PD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분들을 섭외하려 했다. 빠니보틀이나 이미 해봤던 인물들은 다른 그림에서 어떻게 들어갈지 보고 싶었다. 안 되는 것에 부딪히는 게 멋지다고 생각한다. 제 취향이 그런가 보다.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도전하는 인물에게 무한한 애정이 있다. 물론 장동민, 홍진호 같은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그런 캐릭터도 매력적이지 않냐"라고 밝혔다.

의외의 출연자로는 말왕과 윤상현을 언급했다. 현 PD는 "서바이벌을 엄청 좋아하신다. 말왕 씨는 캐릭터나 말하는 게 독특하다. 자기 스타일대로 게임을 풀어가신다. 의외였던 건 이준수 씨다. 웃다가 떨어질 줄 알았는데, 거리낌이 없어 의외라고 느꼈던 부분이 있다"라고 전했다. 섭외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다 바로 응하셨다. 고민하신 분들은 제가 섭외를 잘 안 한다. 경쟁 프로그램이니까, 경쟁 자체가 두려운 분들은 잘 섭외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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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추격과 도주가 핵심인 만큼, 피지컬에 따른 유불리를 어떻게 줄일지도 주요 고민이었다. 추격전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는 현 PD는 "엄청나게 고민했다. 순수하게 피지컬로 가야 할지, 속고 속이는 걸 넣을지 고민했다. 뛰기만 하지 않아도 이길 장치를 만들려 했다. 기믹도 넣고, 잡혔다고 끝난 게 아닌 것도 넣으려 했다. 장치들을 더 심으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달리기가 빠른 게 유리한 걸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추격전 외에 술래를 둔 이유도 밝혔다. 현 PD는 "추격전으로만 가면 트랙이 하나인데, 애초에 저는 이야기가 충돌이 있어야 하는데, 비대칭이 있어야 충돌이 있다고 봤다. 마피아 게임이 기본적으로 재밌지 않냐. 서사의 한 축으로 작동하면 어떨까 싶었다. 하나의 게임 속 두 개의 이야기를 가져가고 싶었다. 추격전이 망했을 때 마피아로 분량을 뽑자는 의도도 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격이 중심인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진의 부상 위험도 신경 써야 했다. 현 PD는 "복장에 보호구도 있고, 특수 소재로 된 보호구가 있어서 찰과상도 없게끔 조심했다. 구급차도 대기했다. 저희도 놀란 건 몰입하다 보니까 출연진이 중간에 운동화를 벗고 뛰기도 했다. 그런 순간적인 상황에서 막기는 어려웠다. 저희끼리는 그런 걸 막으려고 준비를 했었다. 달리다 보면 부상이 있을 수밖에 없긴 했다"라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돌발 상황으로는 출연진의 예상 밖의 승부욕을 꼽았다. 현 PD는 출연진이 처음 마주치는 장면을 떠올리며 "옷까지 벗고 나가는 게 당황스럽더라. 5·6화는 16시간을 촬영했다. 출연진이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정말 끝까지 하더라. 약해 보였던 팀이 끝까지 포기 않고 하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박지민이 술래로 뽑혔던 순간도 기억에 남았다. 그는 "내정했을 거라 생각해 난처했다. 실제론 지민 씨도 원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의심할 것 같았다. 정말 랜덤이었는데, 운이 좋은 건가 싶었다. 김똘똘 씨나 육준서 씨가 뽑았으면 어땠을까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현 PD는 '자가복제'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잘하는 걸 하는 거니, 할 수 있는 걸 반복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제가 위안받으려 괜히 좋게 생각하나 싶기도 하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지만 두렵기도 하다.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익숙한 방식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는 고민이 담긴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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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서 디즈니 플러스로 플랫폼을 옮긴 뒤 달라진 제작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 PD는 "제작비 차이가 있다. 그리고 팀 내부 제작 자체는 비슷했다. 편집도 기존 방식대로 했다. 웨이브는 편집하고 공개되고 디즈니플러스는 납품 이후 공개된다"라며 "술래게임은 최대한 단순하게 가려고 했다. 기초 공사는 단순하게, 최대한 단순하게 가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이 길게 느껴진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회차 구성과 출연진의 승부욕을 이유로 들었다. 현 PD는 "러닝타임을 따지면 그렇게 길지 않다. 회차가 70분 정도니까 2화로 끊어지다 보니 길어지는 부분들은 짧게 하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들이 최선을 다해 했지 않냐. 그런 게 속도감을 줄인다거나 부정적 피드백이 있다면 과감히 잘라내겠다. 게임 자체는 그렇게 오래 하지 않았다. 팀전이 유독 길었던 것이다. 내가 지는 건 괜찮은데 나 때문에 팀이 진다는 건 더 견디기 힘들어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출연을 제안하고 싶은 인물로는 '더 커뮤니티 2'에서 활약한 승우아빠를 꼽았다. 현 PD는 "매력적이다. 사람을 탈락시킬 때 눈이 반짝반짝하게 빛나더라. 되게 매력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최근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는 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현 PD는 "좋다. 많이 넓어지고 있지 않냐. 비슷한 게 많고, 룰도 비슷해지고, 출연자들도 학습해 오니까 비슷한 그림이 되는 것 같았다. 게임을 잘하던 사람들이 잘한다. 그런 것들이 나오면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으니, 전 긍정적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도 다양하게 할 수 있고 영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옛날 서바이벌은 투표로 떨어지는데 욕을 많이 먹었었다. 이젠 정치로 떨어지기도 하지 않냐"라고 덧붙였다. 게임 방식과 출연자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서바이벌 예능이 확장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현 PD는 연출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밝혔다. 그는 "오래가는 것이다. 예능 PD가 좀 수명이 길지 않은 직업인 것 같다. 변화도 빠르고 민감하다. 로맨스 드라마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지금도 있는데, 리얼 버라이어티는 이젠 없지 않냐. 그만큼 빠르게 바뀐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언젠가 트렌드가 바뀐다면 장르를 바꿔야 할 수도 있는 거지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전 '크라임씬'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영석 PD님도 다 대단하다고 느낀다. 잘 나가는 선배들을 지켜보며 연구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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