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9년 만의 스크린 복귀…무대인사 대신 손편지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전문]
2026. 10.15(목) 18:40
배우 김혜자
배우 김혜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김혜자가 감기로 상영 전 무대인사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에 담긴 이야기를 자필 편지로 전했다.

김혜자는 15일 오후 열린 '여전히 찬란하게'(감독 송일곤) 언론시사회의 사전 무대 인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당일 취소됐다.

당초 김혜자는 사전 행사만 참여하고 시사회 이후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는 불참할 예정이었으나, 사전 행사마저 건강 상의 이유로 취소가 된 것. 송 감독은 김혜자의 부재에 대해 "감기로 인해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하게 되셨다"라며 "대신 손편지에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쓰셨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김혜자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측은 시사회에 앞서 김혜자의 자필 편지를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김혜자는 편지에서 작년 가을 송 감독에게서 받은 편지를 출연 계기로 밝혔다. 그 편지에는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고. 김혜자는 이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며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혜자는 "잠시 후 여러분이 만나게 될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하 김혜자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김혜자입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니 조금 떨리네요.

제가 오랫만에 영화를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보러오신 기자 여러분 앞에 서는 것도 참 오랫만인거 같아요. 귀한 시간 내주어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 했어요.

작년 가을이었어요. 송일곤 감독에게서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 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우리가 너무 나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 같아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기억해야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해겠다고 생각했어요.

송일곤 감독님이 저에게 보낸 편지에 마지막에 이런 말이 있어요. “제가 바라는 것은 한 장면의 연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재가 시간 위에 남는 순간 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잠시 후에 여러분이 만나게 될 두 소녀를 그저 아픈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혀지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루 오래 전에 작은 일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 빛이 기자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김혜자 드림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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