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청담부부, 정우성 사임에도 결별 불가능한 아티스트 제국의 딜레마 [엔터&비즈]
2026. 10.13(화) 08:30
정우성 이정재
정우성 이정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아티스트컴퍼니의 사내이사 정우성이 지난 2일 임기를 6개월 앞두고 돌연 사임했다. 최근 불거진 미등기 임원의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의혹으로 회사 내부가 어수선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부 통제 강화와 쇄신을 위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은 연예계 대표 단짝이자 30년 지기인 이정재와 정우성의 관계 이상설이다. 특히 정우성이 지난 2024년 11월 혼외자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2025년 8월 비연예인과의 혼인신고 소식까지 전해지는 등 개인사가 복잡했던 시기에도 유지하던 직책을 하필 최근 내려놓았다는 점이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회사가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민감한 시점에서의 중도 하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별을 단정 짓기에는 이들이 구축한 자본의 성벽이 너무나도 높고 견고하다. 지난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단순한 동료 배우를 넘어 거대한 경제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두 사람의 사업적 동행은 초기 패션 브랜드 사업부터 싹을 틔웠다. 각자의 스타성을 활용한 동업을 넘어, 지난 2016년에는 본격적으로 아티스트컴퍼니를 공동 설립하며 매니지먼트 업계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10년간 동행하며 거물급 배우들을 영입해 엔터테인먼트 권력을 양분해 온 셈이다.

부동산 투자 역시 이들의 끈끈한 경제적 유대를 증명한다. 지난 2020년 두 사람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약 330억 원 규모의 빌딩을 공동 명의로 사들였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실물 자산을 공유한다는 것은 이들이 언제든 쉽게 남남으로 돌아설 수 없는 철저한 사업 파트너임을 방증한다.

두 사람의 야심은 매니지먼트와 부동산에 머물지 않았다. 지난 2023년 말 코스닥 상장사인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더플래닛, 즉 현재의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며 본격적인 자본 시장의 포식자로 등장했다. 당시 이정재가 100억 원, 정우성이 20억 원을 투자하며 2024년 초 최대 주주와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위즈윅스튜디오 박인규 대표까지 합류하며, 이정재와 정우성 그리고 박 대표로 이어지는 강력한 지배 구조가 완성됐다. 이들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고 K콘텐츠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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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타깃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상장사 래몽래인, 현 아티스트스튜디오였다. 지난 2024년 3월 약 290억 원을 투자해 회사를 품에 안았지만, 이내 기존 경영진과 심각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파열음을 냈다. 지난 2025년 9월 법원은 최종적으로 이정재와 아티스트컴퍼니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전 대표 측이 5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까지 끌어내며 경영권 리스크를 물리적으로 해소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이전처럼 호의적이지 않았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달리, 사실상 기업사냥꾼의 방식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23년 말 와이더플래닛 인수 당시 불거진 선행 매매 세력 개입 의혹으로 2024년 하반기 금융당국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이러한 잡음 속에서도 이들의 몸집 불리기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지난 2025년 1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아티스트컴퍼니의 합병까지 속전속결로 완료해 내며, 연 매출 1000억 원대에 육박하는 초대형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회사 안팎의 악재와 개인사 논란 속에서 이루어진 정우성의 돌연한 사내이사 사임은 30년 지기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들의 완전한 결별이 당장 이루어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2026년 10월 공시에 따르면 정우성은 여전히 아티스트컴퍼니의 주식 10.99%(171만4108주)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정재 역시 27.10%(422만5882주)의 지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각이나 지분 변동이 없다는 것은 감정적인 골이 깊어졌을지언정 비즈니스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익 공동체로서의 끈을 끊어내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다. 수백억 대의 투자금과 거대한 지분 구조로 엮인 상황에서, 우정의 균열이 곧바로 손쉬운 사업적 결별로 바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정우성의 이사직 사임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나, 자본으로 묶인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불편한 동행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쌓아 올린 자본의 성벽은 높고 단단해서, 하루아침에 반으로 쪼개어 갈라설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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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아티스트컴퍼니, 아티스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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