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이름이 무기…엇갈리는 '연예인 2세' 향한 시선 [이슈&톡]
2026. 10.12(월) 16:10
tvN 예능프로그램
tvN 예능프로그램 '이젠 날 따라와' 제작발표회, 이종혁 이준수 부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부모의 이름이 인지도를 쌓고 자산을 불려주는 시대다. 이른바 '네포베이비'로 불리는 연예인 2세들이 일반인들보다 낮은 허들을 뛰어 넘어 연예계와 인플루언서 시장에 손쉽게 발을 들인다는 시선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2세의 일상을 담은 가족 콘텐츠가 쏟아지고, '금수저 연예인'을 다룬 방송과 기사가 흔하게 쏟아지고 있다. 공정성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대중들은 연예인 2세의 활동에 막대한 관심을 보인다. 연예인 2세들은 이 관심을 무기로 발 빠르게 연예계에 안착한다. 부모의 후광 없이는 쉽게 이루기 어려운 성과들이다.

일례로 최근 배우 이종혁의 장남 이탁수는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첫발을 뗐다. 어린 시절부터 '이종혁 아들'로 얼굴을 알린 그는 지난 5월 아버지와 같은 빅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은 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종혁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아들의 데뷔를 응원하는 글과 공연 관람 인증 사진을 올렸고 동료 배우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첫 작품임에도 아버지 이종혁의 이름을 함께 언급하며 그의 데뷔를 조명하는 콘텐츠들이 잇따랐다. 부모 후광을 등에 업은 화려한 데뷔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뒤따랐다.

신인 배우가 첫 무대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기는 쉽지 않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종혁 아들'로 얼굴을 알려 온 이탁수는 이미 인지도를 갖춘 채 프로 무대에 섰다. 자연히 대중과 매스컴의 조명이 이어졌다. 일반적인 데뷔와는 전혀 다른, 출발선 자체가 다른 시작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국민 배우였던 최진실의 딸 최준희는 연예인 2세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로 꼽힌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는 일상글 하나하나가 기사로 재생산되며 화제몰이 중이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동국의 딸 이재시는 모델로 활동하며 파리와 밀라노 런웨이에 섰고, 최근 미국 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FIT)에 입학해 한국캠퍼스에 재학 중인 일상이 연일 기사화되고 있다. 정식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일거수일투족이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종혁의 둘째 아들 이준수 또한 배우를 꿈꾸며 고양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 진학했다.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유튜버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디즈니+ 예능프로그램 '술래게임'에 플레이어로 출연하며 예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간 아버지 이종혁과 함께 육아 예능 뿐만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에 단발성 출연을 이어온 바, 이번에도 글로벌 OTT 시리즈물에 비교적 쉽게 이름을 올렸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자연스레 아버지 이종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일반적인 경로로 연예계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가지기 어려운 기회들을 단번에 꿰찬 셈이다.

이런 출발선의 차이가 연예인 2세를 향한 엇갈린 시선을 만들고 있다. 부모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이들 2세들이 선택한 조건이 아니며, 이들이 거둔 성과를 전부 부모 덕으로 돌리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같은 연예인 2세 가운데에는 후광을 내려놓고 정면 승부를 택한 이들도 있어 두 부류의 엇갈린 행보가 자연스레 비교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봉원 박미선 부부 아들인 배우 최상엽

과거 배우 유동근 전인화 부부의 아들 지상(본명 유지상)은 2019년 JTBC '슈퍼밴드'에 본명 대신 '지상'이라는 이름으로 출연, 부모를 밝히지 않은 채 오디션에 도전했다. 가족들도 방송 보도를 통해 출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또한 코미디언 이봉원 박미선 부부의 아들 배우 최상엽은 성까지 바꾸고 조용히 연예 활동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최근에서야 부모를 밝혔다. 딸 이유리도 2020년 데뷔한 이래 수년이 지난 후에야 부모를 밝혔다. 배우 이효정의 아들 이유진 또한 과거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2'에 출연하면서 가족관계를 공개하지 않았고, 자신의 실력으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들의 선택은 부모의 이름을 활용하는 연예인 2세들과의 간극을 더 선명하게 한다. 이름을 숨기고 남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정정당당하게 평가 받으려는 이들이 있을수록, 부모의 후광 속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쌓는 이들의 성취는 한 번의 기회가 절실한 신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수 있다.

게다가 리스크도 적지 않다. 부모의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책임감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 후광으로 인해 얻은 관심을 실력으로 바꾸지 못하면 가족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논란이 일어난다면 부모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부모의 이름으로 얻은 기회가 진짜 실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대중의 평가는 더욱 냉정해질 터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황서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