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은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뷰]
2026. 09.18(금) 11:00
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변요한은 달라지지 않았다. 언제나 온몸을 내던져 뜨겁게 연기한다. 그 에너지가 언제나 관객의 마음속에 강렬한 감정의 파동을 일으킨다. 수없이 부딪히고 깎여 나간 시간들을 지나 비로소 여유라는 진짜 얼굴을 찾아낸 궤적이 몹시도 반갑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스스로 좋은 운과 인연을 끌어당기고 있는 변요한이다.

23일 개봉되는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 영화로, 변요한은 극 중 장태영을 연기했다.

성공한 시리즈의 완결 편, 그 부담의 무대에 뛰어든 사람이 있다. 바로 변요한이다. 물론 변요한도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게 또 만들어진다고?”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마성의 매력에 빨려 들어갔고, 부담스러웠지만 기꺼이 장태영이 되기로 결심했다.

변요한이 고민한 부분은 ‘타짜’라는 시리즈의 연속성을 가져가면서, 또 한편으로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만의 색깔을 만드냐는 것이다. 변요한은 “내가 장태영을 연기할 수 있는데 ‘타짜’만의 색깔을 어떻게 만들지란 생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 고민의 해결점은 장태영이 만나는 인물들에 있었다. 다시 바꿔 말해서 그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답이었다. 변요한은 “노재원 씨가 연기한 박태영과 학창 시절을 보내고, 또 조우진 선배님의 곽동욱을 만났을 때 변하게 되더라”면서 “그들이 주는 에너지와 분석이 우리 영화를 만들어간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운이 좋은 사람. 이번 작품에서 장태영을 두고 여러 인물들은 그렇게 말했다. 이에 변요한은 장태영의 그 ‘운’은 어디서 왔는지 파고들었다. 변요한이 내린 결론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장태영이 좋은 운을 끌어당길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는 “장태영이 힘들게 컸지만 구김이 없어 보인다. 왜일까 생각했을 때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의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요 소재인 홀덤 역시 장태영이라는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이 됐다. 변요한은 “홀덤 연습을 수개월 동안 하며 느낀 건 사람의 심리가 어느 정도 보인다는 것”라면서 “더 중요했던 건 지나간 패를 신경 쓰면 (돈을) 딸 수가 없더라. 그게 장태영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장태영은 지나간 건 지나간 대로 보내고 앞만 보고 간다. 과거를 인정하고 과거의 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해주고 그냥 자존감을 지키면서 가서 운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장태영과 박태영의 팽팽한 대립은 카메라 밖에서의 치열한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변요한은 노재원에 대해 “학구적이고 연기를 사랑하며 집요하게 파고드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두 사람은 슛이 들어가기 전 대본의 설정 안에서도 서로 반대로 움직여 보며 밸런스를 맞췄다. 변요한은 “제가 기세 있게 할 때가 있고, 노재원 씨가 구석으로 가기도 하면서 보이지 않는 선에서 에너지를 주고받았다”며 건강한 선택에 대한 메타포를 노재원이 훌륭하게 연기해 줬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 시너지는 단순히 대화로만 완성된 것이 아니다. 변요한은 촬영할 때마다 “운동선수처럼 체계적으로 연기할 테니 잘 만들어보자”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써야 하는 에너지를 넘다 보니 저혈당 쇼크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위기도 겪었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했던 그는 노재원에게 “우리 죽자”고 말할 만큼 극단적이면서도 순수한 열정을 내비쳤다. 변요한은 “저보다 더 죽으려고 해서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반성하게 됐다”며 자신보다 더 몸을 던져 연기하려 했던 노재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변요한은 늘 인터뷰 때마다 긴장하는 모습으로 취재진들을 다른 의미로 긴장하게 만드는 배우였다. 하지만 어느 기점으로 이제는 농담도 먼저 건네고 가끔 너스레를 떨면서 인터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나가는 변화를 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변요한에게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자 변요한은 “전 달라지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세월이 지나가는 동안 그 어떤 부분이 깎여 나가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변요한의 진짜 모습 중 하나를 보게 된 것은 아닐까 하고.

세월이 다듬어준 자리에 비로소 드러난 단단한 진심은 연기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어느덧 마흔을 넘긴 그는 “이제 내가 왜 연기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고 팍팍하게 돌아가는 쇼츠의 시대 속에서, 변요한은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연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똑같이 노동을 하고 고통이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감정을 집어서 관객에게 전달을 잘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변요한에게 연기란 고통을 필수로 수반하여 내면을 채우는 과정이다. 최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람했다는 그는 “선배님들이 등장하시고 관객석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고도가 보이더라”고 회상했다. 차분하게 서 있기만 해도 인생이 묻어나는 경지를 목격한 변요한은 “저는 아직 너무 부족해서 몸으로 때워야 할 것 같다. 그래야지 만들어질 것 같다”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채워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겸손하게 덧붙였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리는 장태영처럼, 변요한 역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좋은 운과 인연을 끌어당기고 있다. 치열하게 부딪히고 깎여 나가며 비로소 여유라는 진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변요한이다. 고통마저 기꺼이 끌어안으며 관객에게 명확한 진심을 전달하겠다는 그의 뜨거운 열정이, 스크린 너머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더 깊게 울릴지 벌써부터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