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올해 상반기 ‘왕과 사는 남자’로 약 1700만 관객을 동원한 유해진이 추석 극장가를 겨냥한 스릴러 영화 ‘암살자(들)’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거대한 권력의 폭력 앞에서도 끝까지 진실의 끈을 놓지 않는 평범한 소시민의 감정 파고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 한번 완벽하게 증명한, 유해진이다.
23일 개봉되는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유해진은 극 중 경찰 철구를 연기했다.
유해진은 처음 ‘암살자(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놀랐다. 자신이 알고 있던 허진호 감독의 결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느린 템포로 말랑말랑한 감정을 건드리는 여타 허진호 감독의 작품과는 다르게 큰 사건이 발생한 뒤 그 뒤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는 속도감에 놀랐단다.
그 차이점에 매료된 유해진은 1974년 8월 15일에 벌어진 그 충격적 사건의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 다만 그 사건에 대해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철구라는 인물이 수사하면서 점차 사건의 배후와 진실을 쫓는 것처럼, 유해진도 사건의 큰 골격 정도만 알고 작품에 임했다.
유해진은 이에 대해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 작품이나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할 때 깊게 공부를 안 하는 편”이라면서 “연기에 필요한 정도만 안다. 어차피 다른 이야기이지 않나. 너무 많이 알고 있으면 자꾸 딴지를 걸게 되더라”고 말했다.
다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의문이 들 때마다 ‘자신의 언어’로 빼곡하게 적어놨다. 어느 정도의 의문인지, 시간에 따른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유해진이 작품을 할 때마다 필수적으로 거치는 습관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탄피, 탄환, 탄흔 등 군대를 다녀온 자신도 헷갈릴 정도로 너무 많은 전문 용어가 나오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시나리오에 적어놨단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기 쉽게, 허진호 감독과 많은 상의 끝에 용어를 정리했다.
시나리오에 대한 의문을 소거한 뒤, 유해진은 철구라는 인물에 집중했다. 철구를 통해 크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없었지만, 애국자였던 보통의 시민이 어떠한 큰 사건을 계기로 점차 큰 감정의 파고를 겪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에 대해 유해진은 “나라의 녹을 먹던 사람이 진실을 찾아가는 속에서 권력의 폭력을 겪게 되는 상황에서 절망하지만, 그런데도 끈을 놓지 않는 모습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해진은 철구를 그저 영화 속 인물처럼만 보이지 않길 바랐다. 이는 다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디어가 그려온 전형적인 직업적 특징에서 벗어나 실제 디테일들을 녹여내 살아있는 인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 철구뿐만 아니라 유해진이 그간 연기했던 인물들이 마치 우리 옆에 살아있는 인물처럼 보였던 이유다.
올해 상반기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약 17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은 유해진이 이번에는 추석 극장가에 ‘암살자(들)’을 들고 관객과 만난다. 부담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여러 한국 영화들과 관객들의 선택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 년 전 영화 ‘공조 2’로 홀로 명절 극장가를 책임졌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경쟁 상황이 한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서는 반가운 상황이 아닐 수 있다.
유해진은 “극장에 활기가 있으면 왠지 흥이 나는 것 같다. 썰렁한 극장보다는 극장에 와서 관객들이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모습들이 더 좋지 않나. 경쟁작이 있어야지 저도 더 분발하려고 에너지가 샘솟지 않나. 본업이 배우라서 그런 건지 어쨌든, 한국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좋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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