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 스며든 日 아이돌 감성…리센느 '거제 야호'→라잇썸 '카와이'까지
2026. 09.17(목) 09:18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야호' 열풍에 이어 또 다른 '카와이' 바람이 분다. 일본 대중문화의 색깔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K팝 그룹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접점을 만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요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그룹 중 하나로 리센느(RESCENE)를 빼놓을 수 없다. 2024년 3월 데뷔한 리센느는 미니앨범 3장과 싱글 2장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웹예능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는 앞서 여러 방송에서 예능감을 보여준 리더 원이가 이끄는 채널이다. 이후 각 멤버가 뚜렷한 캐릭터를 구축해 콘텐츠에 출연하면서 리센느의 이름도 함께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방송 초반 미나미가 선보인 갸루 캐릭터는 '거제 야호'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미나미는 국내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갸루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 연기가 콘텐츠의 재미를 더했고, 이를 계기로 리센느 역시 음악 활동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후 '안원잘부' 제작진은 미나미의 갸루 캐릭터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나미의 실제 성장 과정을 살펴보는 콘텐츠로 방향을 확장했다. 특정 캐릭터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 자체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콘텐츠와 그룹의 접점을 넓힌 셈이다.

최근 K팝과 일본 대중문화의 경계가 가까워지면서 음악을 통해 일본 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그룹도 등장하고 있다. 올해 데뷔 5주년을 맞은 라잇썸(LIGHTSUM)은 일본 아이돌 특유의 '카와이'(カワイイ·귀여운)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 데뷔를 준비 중이다.

라잇썸은 단순히 일본 시장을 겨냥한 앨범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아이돌 문화를 콘셉트 전반에 녹여냈다. 공개된 일본 데뷔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는 프릴과 레이스 스타일링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소화했고, 왕관 등 액세서리와 발랄한 포즈를 더해 기존 활동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콘셉트뿐만 아니라 현지 데뷔 과정을 콘텐츠로 풀어낸 점도 특징이다. 라잇썸은 지난달부터 일본 OTT 플랫폼 아베마(ABEMA)를 통해 현지 데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리:아이돌(Re:Idol)'을 공개하고 있다. 일본 아이돌 메이크업과 인사법부터 안무 제작,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일본 활동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담았다.

여기에 지난 16일 일본 데뷔 앨범 '리:아이돌(Re:idol)'의 타이틀곡 '도시테(どうして, Doshite)'를 선공개하며 현지 데뷔에 시동을 걸었다. '도시테'는 좋아하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 흔들리는 짝사랑의 설렘과 초조함을 사랑스럽게 풀어낸 곡으로, 통통 튀는 멜로디와 솔직한 가사를 통해 '카와이' 감성을 강조했다. 앨범은 오는 23일 발매된다.

리센느와 라잇썸의 사례는 일본 대중문화가 단순한 차용을 넘어 K팝 그룹의 콘텐츠와 음악 활동에 활용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리센느가 콘텐츠 속 캐릭터를 통해 일본식 문화 코드의 대중성을 확인했다면, 라잇썸은 처음부터 음악과 비주얼, 데뷔 과정까지 현지 아이돌 문화를 전면에 배치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본식'이라는 외형 자체보다 이를 각 그룹의 방식으로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있다. '거제 야호'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리센느에 이어 '카와이'를 앞세운 라잇썸이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원잘부, 큐브엔터테인먼트]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김진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