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와 교수. 김유안은 서로 다른 듯 닮은 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무대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로 감정을 전하고, 강단에서는 이제 막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학생들에게 길을 안내한다. 가르치면서 배우고, 노래하면서 다시 자신을 들여다보는 삶이다.
하지만 둘 중 단 하나만 선택하라는 질문에 김유안의 답은 망설임 끝에도 분명했다. ‘가수’였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일도 천직이다 싶을 만큼 재미있어요. 그래도 제 본업이자 뿌리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노래할 때만큼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거든요.”
김유안은 최근 오션(5TION)이 지난 2001년 발표한 ‘모어 댄 워즈(More Than Words)’를 리메이크해 다시 한번 ‘가수 김유안’이란 이름을 내걸었다. 배우 신재하와 호흡을 맞춘 듀엣 버전과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채운 솔로 버전을 함께 선보였다.
이번 작업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전체적인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해 음악의 편곡 방향부터 라이브 클립 영상까지 곳곳에 자신의 손길을 더했다.
“요즘은 싱글을 발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이번에는 가창뿐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듀싱에 참여해서 굉장히 밀도 높고 바쁜 시간을 보냈죠. 동시에 대학도 개강해서 새 학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보람 있고 뜻깊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어 댄 워즈’와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멜로디를 좋아해 자주 들었던 노래였지만, 이를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부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4월 공연한 연극 ‘럭키고시원’이었다.
김유안은 당시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 노래를 특히 좋아했던 연출자와 뜻이 맞아 발라드 버전으로 재해석해 연극의 테마곡으로 사용했고, 특별 무대를 통해 직접 라이브로 들려줬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관객의 반응은 정식 리메이크로 이어졌다.
“공연하면서 저 역시 곡에 대한 애정이 훨씬 깊어졌어요. 편곡은 도코(DOKO) 씨가 맡아주셨는데 처음 들었을 때 원곡이 가진 세련미에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근사하게 입혀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잘 나왔다’ 싶었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노래를 다시 부르는 데에는 부담도 따랐다. 김유안이 선택한 방법은 원곡을 무리하게 뒤집기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감정을 보태는 것이었다.
“원곡의 아이코닉한 멜로디 선율은 존중하고 싶었어요. 대신 조금 더 말하듯 담담하고 섬세한 톤을 얹어서 따뜻한 서사를 담아내려고 했죠.”
두 가지 버전은 같은 노래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들려준다. 신재하와 함께한 듀엣에서는 두 사람의 음색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에 집중했다면, 솔로 버전에서는 한 사람의 고백을 가까운 거리에서 듣는 듯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신재하와의 녹음에서는 김유안이 직접 보컬 디렉팅까지 맡았다.
“재하 씨와 음색 합이 잘 맞아서 녹음이 정말 매끄러웠어요. 제가 화음 가이드를 미리 보내드렸는데 연습을 해왔더라고요. 브릿지 부분의 화음은 어려워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까지 잘해줘서 녹음이 순조로웠습니다.”
신재하에게는 이번 작업이 음반 녹음이라는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김유안은 “재하 씨가 앨범을 내는 일이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며 “녹음이나 뮤직비디오 촬영 때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솔로 버전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제목 그대로 ‘말보다 더 큰’ 진심이었다.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기보다 단어 하나하나에 숨소리와 감정을 담으려고 했어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More Than Words)’ 진심을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했죠.”
그러면서도 장난스러운 아쉬움을 덧붙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뒤에 애드리브로 기교를 좀 많이 보여줄 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웃음)
이경석 감독이 연출한 솔로 라이브 클립 역시 김유안이 공을 들인 결과물이다. 촬영에 앞서 곡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김유안이라는 가수’를 화면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물의 섬세한 표정과 음악의 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완성본을 봤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감각적이고 예쁘게 나와서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김유안이 이번 활동을 통해 바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더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키는 일이다.
그는 “음색이 따뜻하고 맑고 서정적인 가수, 음악에서 계절이 느껴지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김유안’이라는 가수를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음색이 좋아서 계속 듣고 싶은 가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 바라보는 ‘가수 김유안’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그는 “70점”이라고 답했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과 채워나가야 할 영역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남겨둔 30점은 부족함보다는 앞으로 보여줄 가능성에 가까웠다. ‘모어 댄 워즈’를 시작으로 김유안은 다양한 보컬 프로젝트와 완성도 높은 음악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갈 계획이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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