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tvN이 남은 하반기를 꽉 채울 드라마, 예능 기대작 라인업을 공개하고 제작자들과 함께 하는 대담의 시간을 가졌다. 신규 콘텐츠에 대한 소개부터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생각까지, 콘텐츠 제작 일선에 있는 제작진의 진솔한 답변이 이어졌다.
tvN이 16일 서울 마포구 CJ ENM 탤런트스튜디오에서 'tvN 크리에이터 톡' 행사를 열고 하반기 기대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CJ ENM 박상혁 미디어 비즈니스 BU장을 비롯해 '나의 유죄인간' 김호준 EP, '100일의 거짓말' 장신애 CP, '기프트' 함승훈 공동연출, '무쇠소녀단' 방글이 PD, '언더커버 셰프' 홍진주 PD가 참석해 tvN 콘텐츠의 상반기 성과를 보고하고 신작 소식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 20주년 맞은 tvN 상반기 성과 "TV·글로벌·화제성 3관왕"
CJ ENM 박상혁 미디어 비즈니스 BU장은 tvN의 올해 상반기 성과를 짚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25년 국내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드라마가 110여 편에 달한다는 수치를 언급하며 "이 많은 콘텐츠 중 시청자들이 '봐야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vN은 평일 프라임 시간대인 밤 9시대 전체 채널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상반기 시청률 상위 10개 프로그램 중 5개를 배출했다. 특히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방영 35주 차까지 전 회차 동시간대 타깃 시청률 1위를 이어가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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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 박상혁 미디어 비즈니스 BU장 |
글로벌 성과도 두드러졌다고 자평했다. '언더커버 미쓰홍'은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글로벌 순위 4위, '오사카 연애'는 3위에 오르며 전 회차 톱10에 진입했다. '스프링 피버'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은밀한 감사'는 라쿠텐 비키에서 각각 좋은 성적을 거뒀고, '최애의 우주를 줄게'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화제성 지표에서도 tvN은 올해 1주 차부터 35주 연속으로 펀덱스 톱10에 콘텐츠를 배출한 유일한 채널이자, 톱10 진입 프로그램 개수와 드라마·예능 부문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박 BU장은 전했다.
◆ 대작 '100일의 거짓말'·알지만 새로운 맛 '나의 유죄인간'·김우빈 파워 '기프트'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는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이 꼽혔다. 오는 10월 10일 첫 방송하는 이 작품은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가 광복군의 제안을 받아 조선총독부에 통역생으로 잠입하는 이야기를 그린 시대극이다. 장신애 CP는 "일제가 심은 밀정이 아니라 독립군이 적의 심장부에 심은 밀정이라는 역발상적 설정이 신선했다"며 "한국어 외에도 일어, 영어, 중국어가 활용되는 언어적 요소를 통한 서스펜스도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진선규가 그간 볼 수 없었던 욕망형 빌런 사토 역을 맡았으며, 주연 김유정과 진영은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단짠단짠'한 케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배우들은 캐릭터별로 최대 3개 국어를 소화해야 했고, 일본인 역의 진선규는 실제 일본에 체류하며 준비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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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신애 C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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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승훈 공동연출 |
10월 19일 방송하는 '나의 유죄인간'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재벌 3세를 수사하기 위해 특전사 출신 여성 형사가 남장을 하고 비서로 잠입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호준 EP는 "가만히 있어도 마음을 흔드는 '유죄인간'라는 '밈(meme)'에서 제목을 땄다"며 "여성이 남성을 지키는 '역클리셰' 설정으로, 스릴러와 로맨스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캐스팅에만 1년이 걸렸다는 후문이며, 설인아는 '무쇠소녀단'에서 다진 피지컬을 눈여겨봐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김호준 EP는 설인아가 '커피프린스' 고은찬이라는 20년 된 남장 캐릭터의 대명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전했다.
12월 5일 방송 예정인 '기프트'는 사고 이후 선수의 야구 재능을 알아보는 능력이 생긴 프로야구 코치 정민용(김우빈)이 만년 꼴찌 고교 야구부 감독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함승훈 연출은 "재능과 노력 사이의 답을 묻는 원형적인 질문을 담은 작품"이라며 "야구를 소재로 하지만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야구를 몰라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우빈이 현장에서 그냥 정민용 감독 그 자체"라며 극찬했고, 고교 야구부원 역의 신인 배우 약 20명은 수개월간 실기 훈련까지 거쳤다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 진정성 가득 '무쇠소녀단3'·반전 재미 '언더커버 셰프' 스핀오프
'무쇠소녀단' 시즌3는 이번엔 쇼트트랙에 도전한다. 방글이 PD는 "국가대표 경기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쥐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라며 종목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시즌 목표는 4명의 멤버가 쇼트트랙 계주 종목으로 생활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기존 멤버 설인아, 금새벽에 이어 한지현, 연우가 새롭게 합류한다. 방 PD는 "'무쇠소녀단'의 가장 큰 힘은 꾸며낼 수 없는 진정성"이라며 "역대급이라 할 만큼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 오히려 '내일은 쉬어라'고 말릴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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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이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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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주 PD |
'언더커버 셰프'는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스핀오프로 돌아온다. 정지선,·권성준, 샘 킴 등 스타 셰프들이 해외 본토 식당에서 '주방 막내'로 위장 취업했던 시즌1과 달리, 이번엔 현지 셰프들이 한국을 찾는 역방향 구성이다. 청두, 나폴리 지역 셰프들과의 촬영을 이미 마쳤으며 연내 방송될 예정이다. 홍진주 PD는 "시즌1에서 예상보다 크게 반응이 왔던 건 현지 셰프들에 대한 애정이었다"며 "이번엔 우리 셰프들이 반가운 벗들을 맞이하는 보은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두 셰프들은 순수한 매력이, 나폴리 셰프들과의 에피소드에서는 평소 바깥 활동이 적은 권성준 셰프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즌2 여부에 대해서는 "스핀오프 제작으로 정신이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 제작진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서 각광 받는 K-컬처, "결국 가장 한국적인 것이 통한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tvN 하반기 라인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장 CP는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가 글로벌에서 각광 받고 있다는 게 요즘 가장 힘이 되는 지점"이라며 "'100일의 거짓말'도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의 섬세한 감정선은 어디서든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함 연출 또한 "'기프트'는 야구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재능과 노력에 대한 원형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 EP는 K-드라마의 경쟁력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좇아온 결과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가장 강력한 K-드라마의 매니아이면서 동시에 제작자로서, 시청자들이 '이게 말이 돼?'라고 느끼는 순간을 가장 무서워하며 개연성과 몰입도를 계속 다듬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몰입도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고 감정이다. 한국 사람들은 감정을 다루는 데 능수능란했고, 그 부분이 우리 드라마에 상수처럼 깔려 있다 보니 오히려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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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준 CP |
그러면서 김 EP는 K-콘텐츠와 할리우드 콘텐츠와의 차이를 짚었다. 그는 "할리우드는 감정보다 논리로 설명하려다 보니 끊임없이 새로운 배경과 스케일을 찾아 헤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백설공주 같은 동화에서 시작해 이제는 태평양 섬나라까지 배경을 넓혀간 것도 그 때문"이라며 "반면 한국 드라마는 감정과 일상을 다루기 때문에 그런 그림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EP는 한국 드라마 캐릭터들의 특징도 언급했다. 그는 "체제에 순응하거나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캐릭터에게도 짠함이 있지만, 한국 드라마 속 캐릭터는 그 상황을 가만히 받아들이지 않고 어떻게든 개선하려 한다"며 "'나의 유죄인간'의 강재희와 윤이준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서는 인간으로서의 동질감과 짠함을 자아내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현실이 그들에게는 판타지가 되고 있다. 로컬 콘텐츠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점을 K-드라마가 보여주고 있다는 데서 돌파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K-콘텐츠, 나아가 tvN 콘텐츠의 강점을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