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오래 가려 꿈을 줄였는데…다시 큰 꿈 꿀 용기 얻어” [인터뷰]
2026. 09.11(금)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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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러블리즈에서 솔로 가수로, 자신의 레이블을 이끄는 싱어송라이터에서 새로운 회사의 아티스트로. 류수정은 지난 12년 동안 한 가지 모습에 머물지 않았다. 때로는 오래 음악하기 위해 목표를 낮췄고, 때로는 자신이 누구인지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장르를 오갔다. 그렇게 지나온 서로 다른 모습들은 결국 하나의 답으로 돌아왔다. 어느 것도 류수정이 아닌 적은 없었다.

류수정은 11일 오후 6시 네 번째 미니앨범 '올 더 컬러스 아이 엠'(ALL THE COLORS I AM)을 발매한다. 지난해 7월 발표한 미니 3집 '뉴 카'(NEW CAR)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의 새 앨범이자, 최근 올마이애닉도츠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처음 선보이는 신보다.

새 둥지에서의 새 출발이다. 2022년 독립 레이블 하우스 오브 드림스를 설립한 류수정은 직접 앨범을 만들고 활동을 꾸려왔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런 류수정에게 올마이애닉도츠가 손을 내밀었다.

류수정은 "혼자 레이블을 하면서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었다. 앨범도 혼자 만들어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었다"며 "지금 회사에서 그런 모습을 존중해주고 멋있게 봐주면서 '우리와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내가 혼자 일궈낸 것들을 좋게 봐준다는 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해인 CCO와의 만남은 한동안 작게 접어뒀던 꿈을 다시 펼치는 계기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너의 가능성이 정말 무궁무진하다. 네가 큰 무대에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꿈꾸고 있으니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어요. 활동하면서 목표가 바뀌기도 했고, 오래 활동하려면 꿈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작게 잡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니가 제가 예전에 꿈꿨던 큰 목표를 같이 꿈꿔줬어요. '큰 꿈을 꾸자'고 용기를 줬던 대화가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다시 큰 꿈을 꾸기 시작한 시점에 내놓는 앨범이 '올 더 컬러스 아이 엠'이다. 하나의 색으로 자신을 규정하기보다 지금까지 지나온 모든 모습을 류수정이라는 한 사람 안에 받아들이는 앨범이다.

류수정은 "러블리즈로도 다양한 음악을 했고 솔로로도 여러 음악에 도전하면서 '어떤 게 진짜 나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뭘까?', '그렇다면 러블리즈 류수정은 내가 아닌 건가?'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고 돌아봤다.

결국 그가 내린 답은 지금까지 거쳐온 모든 모습이 '류수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러블리즈로 올밴드 공연을 하면서 쌓은 경험이 있었기에 솔로 공연에서도 라이브가 좋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나고 보니 그런 것들이 전부 연결돼 있더라"며 "러블리즈로서의 모습도, 솔로로 여러 음악에 도전해온 모습도 결국 모두 나였다. 그 모든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에서 이번 앨범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롭게 꺼낸 색은 '보라색'이다. 평소 즐겨 듣지만 자신의 앨범에서는 전면에 내세운 적 없던 힙합을 본격적으로 끌어왔다. '올 더 컬러스 아이 엠'은 얼터너티브 힙합을 중심으로 여섯 곡을 유기적으로 엮었다.

류수정은 "예전에는 '이것도 잘해요, 저것도 잘해요'를 보여주고 싶었다. 첫 솔로 앨범부터 여러 장르를 한 앨범에 담았고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그런 방식이 이어졌다"며 "이번에는 각 곡의 느낌은 다르지만 장르적으로 하나로 묶여 있다. '류수정이 이런 걸 잘한다'는 느낌을 한 앨범에 담은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처음 류수정의 음악을 접하는 이들에게도 보다 선명하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전에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제 팬이 아니면 저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음악만 들어도 한 번에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팬이 아닌 분들도 듣고 '오, 멋있는데?'라고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음악은 새로운 숙제도 안겼다. 특히 보컬은 그간 익숙했던 방식과 달랐다. 잘 부르되 애써 잘 부르는 것처럼 들리지 않아야 했고, 힘을 빼면서도 노래 자체의 완성도를 놓칠 수 없었다. 류수정이 이번 녹음을 두고 "신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표현한 이유다.

"다양한 시도를 해온 것의 가장 큰 장점이 성장인 것 같아요. 데뷔 때부터 계속 비슷한 음악만 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좌절감과 성취감이 계속 생기니까요. 이번에는 힘을 빼고 러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예전에 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노력을 해야 했어요. 힘들었던 만큼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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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2년의 시간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지 못하고, 다음 앨범을 낼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그를 가장 크게 흔들었다.

류수정은 "내 앨범을 들어주신 분들은 좋다고 해주셔서 뿌듯했다. 그런데 앨범 자체를 접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게 컸다"며 "혼자 앨범을 내다 보니 '다음 앨범을 또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럴 때 목표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가장 무너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럴 때마다 결국 다시 움직였다. 다음 목표를 세우고 음악을 만들었다. 당장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는 공원을 걷고 햇빛을 쬐거나 청소를 하면서라도 몸을 움직였다.

"결국 다음으로 나아가면서 힘든 것과 아픈 것을 잊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움직여야 잊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버텨온 시간 속에서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노래'다.

"저는 저를 자랑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인데 인터뷰에서 항상 자신 있게 말하는 건 노래예요. 그만큼 많은 시간을 쏟고 있고 부끄럽지 않을 만큼 계속 발전하려고 하거든요. 가수에게 라이브는 당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원보다 좋은 라이브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러블리즈 역시 지금의 류수정을 만든 빼놓을 수 없는 색이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먼저 듣고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수정은 "늘 좋다고 해줬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부러워해줘서 뿌듯했다. '예전의 너 같으면서도 너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해줬는데 정말 좋았다"며 "이전의 제가 담겨 있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이라는 게 이번 앨범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였다"고 말했다.

완전체에 대한 의지도 여전하다.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만나면 러블리즈의 공연과 신곡 이야기를 꾸준히 나눈다. 여덟 명의 일정을 모두 맞추기 쉽지 않아 "반이라도 해보자"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데뷔 초 류수정의 목표는 음악방송 1위, 음원 차트 순위, 연말 무대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목표의 모양도 달라졌다. 마음에 드는 앨범을 만들고, 자신의 이름으로 공연하고, 꾸준히 다음 앨범을 내는 것 역시 결코 작은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큰 꿈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시 꿈의 크기를 키워보려 한다. 지난해 처음 솔로로 페스티벌 무대에 선 뒤에는 더 큰 페스티벌에 서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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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목표 끝에서 류수정이 되고 싶은 가수는 '믿고 듣는 가수'다.

"언제 들어도 '수정이는 열심히 하고 좋은 음악을 내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는 가수였으면 좋겠어요. 좋은 앨범을 낼 거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수요. 늘 연구하고 발전하고 싶어요."

열두 해 동안 류수정은 자신의 색을 찾으려 여러 길을 걸었다. 이제는 그 모든 색이 자신이었다는 것을 안다. 러블리즈도, 솔로도, 지금 새롭게 도전하는 힙합도 마찬가지다.

"걸그룹 음악도, 밴드 음악도 했고 이번에는 힙합에도 도전했어요. 여러분이 원하는 장르, 다 할 수 있다고 어필해보고 싶어요."

아직 보여주지 않은 류수정의 색은 많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올마이애닉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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