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서울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시작된 이른바 ‘개표소 봉쇄 시위’의 여파가 결국 10월 공연까지 덮쳤다. 9월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된 데 이어 가수 겸 배우 도경수와 가수 이창섭도 결국 ‘올공’을 떠나기로 했다.
도경수 측은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2026-2027 도경수 콘서트 투어 [데이 오프](2026-2027 DOH KYUNG SOO CONCERT TOUR [DAY OFF]) 인 서울’의 공연장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5홀로 변경했다.
공연 날짜는 그대로 유지한다. 주최 측은 “공연장 인근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관객 여러분의 안전과 원활한 공연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연장을 변경하게 됐다”며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장이 바뀌면서 기존 예매 건도 전량 취소됐다. 기존 공연장과 킨텍스의 좌석 구성이 다른 만큼 기존 좌석을 승계하지 않고 재예매를 진행한다. 기존 팬클럽 선예매자에게 우선 예매 기회를 제공한 뒤 순차적으로 재예매를 받을 예정이다.
도경수의 공연이 끝난 직후 같은 장소에서 전국투어의 막을 올릴 예정이던 이창섭도 ‘올공’ 탈출을 결정했다.
당초 이창섭은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2026 이창섭 단독 콘서트 언노운’ 서울 공연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장을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으로 옮기면서 일정까지 일주일 뒤인 16일부터 18일로 변경했다.
이창섭 측은 “현재 공연장 시설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객 여러분께 보다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연 환경을 제공하고자 부득이하게 공연 장소와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창섭 역시 공연장 구조 차이로 기존 예매를 모두 취소하고 재예매를 진행한다. 기존 예매 건은 별도의 안내 후 자동 취소되며 결제 금액은 순차적으로 환불된다.
결국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를 채울 예정이던 두 솔로 가수가 나란히 공연장을 떠나게 됐다.
가요계의 공연 취소와 장소 변경은 지난 6월부터 이어져 왔다.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을 비롯해 가수 박서진의 전국투어 앙코르 콘서트 등이 영향을 받았으며,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밴드 엔플라잉, 박재범 등은 당초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예정했던 공연을 잠실실내체육관 등 다른 장소로 옮겼다. 세븐틴 디노의 팬콘서트 역시 차질을 빚었다.
9월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일본 그룹 JO1은 오는 26일과 27일 예정했던 서울 콘서트를 취소했다. 공연장 변경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공연장 주변 상황과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공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가수 김용빈의 첫 단독 콘서트도 무산됐다. 오는 19일과 20일 개최 예정이던 ‘2026 김용빈 콘서트 세레나데’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지만 공연장 주변 상황으로 인해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 끝에 취소됐다.
피해도 이미 상당한 규모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이 지난달 추산한 자료에서는 6월 이후 9월 27일까지 예정된 행사 중 15건이 취소되거나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파악된 13건의 환불 대관료만 약 10억7000만원, 영향을 받는 관객은 약 9만4000명으로 추산됐다. 이후 추가 취소와 장소 변경이 이어진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당시 집계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연 차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0월 공연들이 연이어 장소를 옮기면서 이제 시선은 연말 대관 일정으로 향한다.
현재 오는 12월 4일과 5일에는 가수 정승환의 데뷔 10주년 콘서트 ‘발라드 좋아하세요?’가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도경수와 이창섭이 공연장을 옮기면서 10월까지 차질이 현실화한 만큼, 정승환의 연말 공연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공연 특성상 수개월 전부터 공연장 확보와 티켓 판매, 무대 제작 등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장소를 갑작스럽게 바꾸거나 일정을 조정할 경우 주최 측뿐 아니라 관객에게도 부담이 돌아간다.
실제로 도경수와 이창섭 모두 기존 티켓을 그대로 승계하지 못하고 전량 취소한 뒤 재예매하는 절차를 밟게 됐다. 어렵게 티켓을 구한 팬들은 다시 예매 경쟁을 거쳐야 하고, 공연 제작진 역시 변경된 공연장의 구조에 맞춰 좌석과 무대 운영 계획 등을 다시 짜야 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촉발됐다. 이후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 일대에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공연장 운영에도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관련 수사 대상은 총 58건, 226명이다. 핸드볼경기장 출입 방해 혐의를 받는 6명을 비롯해 핸드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팀의 소지품을 무단으로 뒤진 혐의를 받는 5명, 언론사 기자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6명 등은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대관 취소에 따른 비용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단이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관련 비용을 청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켓링크 이미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