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낸시랭에 이어 이혁재까지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연예계에서도 법적 처벌과 별개로 장기간 활동 중단이나 사실상 퇴출에 가까운 후폭풍까지 감수해야 하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9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방송인 이혁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혁재는 전날 오후 10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의 후미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고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다쳤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측정된 이혁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3% 이상 0.08% 미만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과 하루 전에는 팝아티스트 겸 방송인 낸시랭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낸시랭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낸시랭은 이날 오전 3시 45분께 서울 강남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낸시랭 측은 음주 후 운전대를 잡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적발 당시 상황을 두고 나온 일부 보도에는 반박했다. 소속사는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음주 측정을 했다. 샴페인 한두 잔을 마셨다"며 "만취나 면허취소 수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취한 정도나 적발 수치만으로 책임의 무게를 가르지 않는 분위기다.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다는 행위 자체가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법적 처벌 이상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실제 연예계에서 음주운전은 활동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다. 대중을 상대로 활동하는 직업의 특성상 형사처벌과 별개로 광고·방송 하차와 장기간 자숙이 뒤따르고, 이후 복귀 과정에서도 거센 여론의 심판에 직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반복적인 음주운전이나 사고, 도주·은폐 정황까지 더해질 경우 연예계 복귀 자체에 강한 거부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최근 음주운전 관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이재룡 역시 향후 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이재룡은 지난 3월 6일 오후 11시께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인근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7부는 지난 7일 이재룡을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및 음주측정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까지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은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을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재룡이 사고 이후 다른 장소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행위를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어렵게 하는 이른바 '술타기'로 판단해 음주측정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반복된 음주운전 끝에 실형을 선고받고 사실상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춘 사례도 있다.
배우 손승원은 지난해 11월 만취 상태로 약 7㎞를 운전하고 강변북로를 약 1분 30초 동안 역주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음주운전 적발은 이번이 다섯 번째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지난달 13일 손승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여자친구에게 블랙박스 SD카드를 숨기도록 한 혐의와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한 점 등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손승원은 앞서 2018년에도 음주운전 사고를 내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가 적용된 첫 연예인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연예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또다시 음주운전을 반복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처럼 음주운전으로 활동 기반을 잃은 사례가 적지 않은데도 연예계의 음주운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낸시랭과 이혁재의 음주운전 소식이 불과 하루 간격으로 전해지면서 이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개인의 선택으로 시작되지만 그 위험은 도로 위 불특정 다수에게 향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내리는 형사처벌에는 법률이 정한 기준이 있지만 대중이 내리는 평가에는 정해진 형량도, 자숙 기간도 없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질수록 연예인에게 돌아오는 '사회적 처벌'의 무게 역시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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