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맹수' 김시현, 故 이상희 추모 "위독하다는 말에 달려가…못 잊을 것" [전문]
2026. 08.31(월) 17:16
김시현, 고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
김시현, 고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 '아기맹수'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셰프 김시현이 스승인 고(故)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을 추모했다.

김시현은 지난 30일 자신의 SNS에 "선생님 덕분에 발견한 세상은 알던 것보다 다양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존재했고, 덕분에 식견은 물론이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그저 통영의 선생님 눈빛을 마주하고 음식을 맛보고 난 뒤 무작정 배우고 싶다고 귀찮게 했었는데 수년간 뵈러 갔던 모든 날에 양팔 벌려 반겨주시던 모습도 잊을 수 없다"라며 "먼 훗날 저도 나이에 걸맞은 경험이란 나이테가 쌓였을 때 과연 후세대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까"라고 전했다.

또한 "방송이 나올 즈음 혹여나 뾰족한 시선을 마주해 생채기가 날까, 좋아하는 일이 미워질까 걱정해 주셨던 날이 기억난다"라며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그 길로 바로 통영에 갔던 날 선생님 손 붙잡고 엉엉 울었는데 그때조차도 시현이는 잘할 거라며 응원해 주시던 선생님. 집에 가려고 인사드릴 땐 곧 서울에서 보자며 인사해 주셨었는데 아마 평생 못 잊을 약속이 될 것 같다"라고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고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은 지난 28일 향년 6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거제 늘푸른수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 이하 김시현 글 전문

일생을 바쳐 일궈 온 것들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어찌하면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고 그것들이 너무 옛것으로만 느껴져 새로운 세대들에게 반감이 들까, 예쁘고 쉬운 말들로 가다듬어 들려주시던 얘기들.

늘상 말씀하시던 요리는 이치다. 인생도 이치다. 싱거우면 소금이 필요하고 힘들면 쉬어가라는 말이 아직도 깊이 배어 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발견한 세상은 알던 것보다 다양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존재했고, 덕분에 식견은 물론이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시장에서 만난 선생님은 누구보다 활기차셨고 그 에너지는 곳곳에 앉아 계신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들께도 전달되어 마치 서호시장이 모두 한 가족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그저 통영의 선생님 눈빛을 마주하고 음식을 맛보고 난 뒤 무작정 배우고 싶다고 귀찮게 했었는데 수년간 뵈러 갔던 모든 날에 양팔 벌려 반겨주시던 모습도 잊을 수 없습니다.

먼 훗날 저도 나이에 걸맞은 경험이란 나이테가 쌓였을 때 과연 후세대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이렇다 할 내세울 것 없을 때 든든한 증명서가 되어주시고 저보다 더 저에 대한 확신을 가져주신 선생님.
소식을 접했을 때 제 자신감이 떠나간 심정이었습니다.

방송이 나올 즈음 혹여나 뾰족한 시선을 마주해 생채기가 날까, 좋아하는 일이 미워질까 걱정해 주셨던 날이 기억납니다.
그 말에 저는 든든한 방공호가 생긴 양 더 자신감 있게 무언갈 해낼 힘이 생겼습니다.

통영에 가는 날은 그 어떤 어린이보다 들뜬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함께 소쿠리를 들고 나물을 캐러 간 날에는 다음에 미라이모랑 같이 와서 소풍하자며 약속도 했었고, 어느 바쁜 날에는 선생님과 대화 중에 꾸벅 졸기도 하고, 저는 선생님께서 직접 빚으신 3년 된 술을 마시고, 선생님은 따뜻한 차를 드시며 다시 건강해지실 선생님을 기다리기도 했고,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내려갈 땐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소중한 이를 대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파인다이닝 일을 시작하고 힘들고 바빠서 잊을 뻔했던 본질을 늘상 새겨주시고 곧은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 과연 선생님이라는 의미를 이토록 깊게 느낄 수 있는 경험자가 몇이나 될까요.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그 길로 바로 통영에 갔던 날 선생님 손 붙잡고 엉엉 울었는데 그때조차도 시현이는 잘할 거라며 응원해 주시던 선생님. 집에 가려고 인사드릴 땐 곧 서울에서 보자며 인사해 주셨었는데 아마 평생 못 잊을 약속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 보고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시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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