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방송인 이상민은 한국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초 격인 ‘더 지니어스’에서 시즌2 우승자로, 어떤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속 인간군상 중 이중모략, 계략, 정치질 등에 해당 하는 인물을 ‘이상민 롤’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이다.
그런 이상민이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이후 약 11년 만에 ‘피의 게임X’로 돌아왔다.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 X’는 팀전으로 돌아온 두뇌, 피지컬 최강자들의 극한 생존 게임이다. ‘레전드’ 이상민 홍진호뿐만 아니라 ‘피의 게임’ 시리즈에서 두각을 보였던 플레이어부터 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플레이어, 그리고 이들에게 도전하는 챌린저들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니아들이라면 기대를 안 할 수 없는 조합으로 귀환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이상민이다. 그렇지만, 이상민은 출연까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 지난 11년 간 게임의 난도는 높아졌고, 플레이어들과의 세대 차이 역시 이상민에게는 높은 벽이었다. 그렇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니아인 아내의 격려 덕분에 다시, 그 극악무도한 서바이벌에 도전하게 됐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출연했지만, 처음부터 이상민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피의 게임’ 시리즈의 상징인, 폐허에서 출연자 모두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밧줄에 꽁꽁 묶여 있어야 했다. 여기에 개인전인 줄 알고 출연했지만, 팀전이라는 걸 첫 촬영 당일에 알았다고. 이상민은 당황스러웠던 첫 촬영에 대해 “제가 공항장애가 있기 때문에 소리를 막 질렀다. 너무 추웠다. 그때부터 ‘나는 잘못 선택했구나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만 하면서 시작을 하게 됐다”고 했다.
처음 손발을 맞춰보는 정근우 박지민 이태균과 첫 게임에 임해야 했다. 이상민은 자신의 전략 중 하나인 거짓말로 게임의 포부를 열었다. 이상 미은 “제 전략은 시간을 죽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팀원들끼리 게임 방식을 의논할수록 유리한데, 저는 그걸 못하게 하는 것이 전략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상민은 “우승 팀 외 다른 팀에서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우승팀이 다른 탈락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혼란을 주면 그 혼란에서 자기네들끼리 왔다 갔다 하면서 1~2시간 정도 소요될 거라는 생각으로 전략을 짰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전략은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 함께 출연했던 김유현으로 인해 간파당했다. 결국 이상민의 전략은 너무 초반에 들키면서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유현뿐만 아니라,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서 앙숙이었던 김경훈 역시 이상민에게는 ‘피의 게임 X’ 초반 투지를 불타오르게 한 인물 중 하나다. 이상민은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이후 11년 만에 김경훈을 만났다면서 “경훈이를 현장에서 보는 순간 ‘쟤는 무조건 나를 잡아먹는 캐릭터로 왔다. 절대 휘말리지 말자’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첫 게임에서 고전하던 이상민은 ‘서바이벌 레전드’ 답게 이튿날부터는 완벽 적응, 게임을 제패해 나갔다. 특히 블라인드 경매에서는 이상민의 전략이 빛을 발휘하면서 연승을 이어가던 P3 팀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이에 대해 이상민은 “블라인드 경매는 한 여섯 번 돌려봤다. 내가 잘한 게 재밌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블라인드 경매 이후 ‘피의 게임 X’는 큰 혼란을 겪었다. 앞서 지난 5회에서는 ‘피의 게임’ 시리즈 상징과도 같은 ‘약탈의 밤’이 진행됐다. 외부 연합팀인 P1과 P3가 협엽해 R팀과 C팀을 약탈하는 과정에서 폭력 수위 논란이 불거졌다. R팀의 신승용이 P3팀의 서출구와 P1팀의 박지민 이상민 등에게 과한 폭력을 사용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 과정에서 서출구가 손에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상민은 이와 관련해 “게임의 룰에 의해서만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어다 보니까 무력이 허용이 된다는 건 룰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안 했다”면서 “출구가 승용이와 있었던 모습은 방송을 통해 보기 전까지 알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상민은 “거기서 재밌었던 게 편집이 됐다. 승용이가 지민이에게 가방을 빼앗았고, 제가 가짜 돈 가방을 승용이에게 줬다. 승용이가 그걸 알고 열받아서 다시 오는 게 있었는데 편집 됐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민은 ‘약탈의 밤’이 끝난 뒤 악화된 분위기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이상민은 “다음날까지 이게 이어지면 게임이 많이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게임이 끝났으니까 서로 묻자고 했다. 이 기분을 내일까지 끌고 가면 안 되겠더라”라고 했다. 이어 이상민은 “승용이는 뺏고 싶었고, 출구는 뺏기기 싫었고. 우리가 사고 났을 때에는 어떻게 사고 나는지 모르지 않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정리했다”라고 했다.
수식 게임까지, 승승장구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이상민은 7회에서 아쉽게 이상민은 자진 하차를 해야 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갔다 오는 시간까지 계산했을 때 다음 게임 연결되는 것을 고려할 때 제작진이 시간을 줄 수 없다고 했다”면서 “다녀와도 안 될 정도였다. 시간을 맞춰서 장소를 대여해 놨기 때문에 바로 기권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민은 “제가 꼭 가서 아내와 함께 가야 할 일이어서 어쩔 수 없이 기권하게 됐다”면서 “방송 보면서 제가 하차한 뒤 다음 게임이 살인자 게임이라는 걸 보고 땅을 치고 아쉬워했다. 제가 잘하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11년 만에 도전한 ‘피의 게임 X’ 여정은 자진 하차로 아쉽게 끝났지만, 이상민에게는 다시 서바이벌의 DNA를 일깨우는 소중한 경험으로 나눴다. 지난 11년 동안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보지 않았던 이상민은 ‘피의 게임 X’를 기점으로 그 어떠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을 마음 가짐을 갖게 됐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 대상 수상 이후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느라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이상민이다. 거기에 ‘궁상민’이라는 캐릭터도 빚 청산과 함께 사라졌고, 재혼과 함께 ‘돌싱’이라는 캐릭터 역시 없어졌다. 그렇지만 이상민은 초조해하지 않았다. 다시 새로운 캐릭터를 얻기까지, 지금은 그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이상민은 “과도기는 필요한 것 같다. 이게 내 모습인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살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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