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나란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홍상수 감독 사이에서 혼외자 아들을 출산 후 처음 상을 받은 김민희는 수상 소감에서 아들을 언급하며 울컥하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15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35번째 장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각각 감독상과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까지 더해지며 3관왕에 올랐다.
이날 김민희는 객석에서 홍상수 감독과 나란히 앉아 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홍상수 감독 역시 미소를 지으며 김민희의 등을 토닥였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무대에 오른 김민희는 "이렇게 시처럼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이 상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컥하기도 한 김민희는 지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지금 아기랑 같이 있다"고 밝힌 뒤 "앞으로 진짜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연기하겠다. 그리고 마음이 힘들고 답답해질 때 이 영화를 다시 꼭 매번 보겠다. 감독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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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 시상식,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
홍상수 감독의 감독상 수상 순간에도 김민희는 곁을 지켰다. 홍상수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자 김민희는 뿌듯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잡으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홍상수 감독은 "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초대해주신 위원회에 감사드린다. 심사위원의 따뜻한 관심에도 감사드린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눈 둘 데가 없네'는 부모가 어린 시절 이혼한 뒤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된 상희가 제주도에 정착한 어머니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최명길, 김민희, 권해효, 신석호, 박미소 등이 출연했으며, 홍 감독이 연출과 각본, 촬영, 녹음, 편집, 음악을 모두 도맡았고 김민희 역시 주연 배우이자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의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서 2013년 '우리 선희'로 감독상을, 2015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은 바 있다. 김민희 역시 2024년 '수유천'에 이어 두 번째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올해 최우수연기상은 김민희와 함께 이탈리아 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공동 수상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2023년부터 남녀 주연상을 성별 구분 없이 최우수연기상으로 통합해 시상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두 사람이 지난해 4월 아들을 얻은 이후 처음으로 나란히 공식 석상에 나선 자리이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앞서 상영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민희는 "아기를 낳고 처음으로 찍은 영화"라며 "영화를 찍는 중에도 아기와 같이 촬영장에 갔고 수유도 해야 하고 이유식도 만들어야 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영화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기를 위한 준비를 모두 끝낸 후 영화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던 제 모습이 되게 건강했던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홍상수 감독도 "제 영화를 본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겁다. 예전에는 한국에서도 이런 자리를 가졌지만 개인적인 사정 등 여러 이유로 더 이상 하지 않게 돼 이런 자리가 드물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은 루마니아 플로린 셰르반 감독의 '당신은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가 차지했으며, 심사위원 특별상은 브라질·독일 공동 제작 '강둑'에 돌아갔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올해 안으로 국내 극장가에서도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로카르노영화제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