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국내 드라마 거장, 故 안판석 감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까지 K-드라마의 탁월한 족적을 남긴 채 영면에 들었다.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는 격언처럼 그의 작품은 영원히 우리 곁에서 모두를 위로할 테다.
안판석 감독의 발인식이 1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혜화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안 감독은 뇌출혈로 투병하던 중 지난 12일 향년 64세로 별세했다. 빈소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문화·연예계 주요 인사들의 조화가 이어졌으며, 김희애, 김규리, 정려원, 김혜수 등 고인과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배우들도 추모의 뜻을 전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 특히 감독의 프로페셔널 면면과 그릇을 곁에서 지켜 본 배우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앞에서 상실감을 감추지 못했다. '졸업'으로 인상적 연기를 보여준 정려원은 "빈소에서 비틀즈 노래가 흘러나올 때 하염없이 울었다"면서 생전 글을 가까이 하라고, 'DOING'보다 'BEING'을 지키라고 말했던 큰 어른이었던 고인의 말을 되새기기도 했다.
1961년생인 안 감독은 1987년 MBC 드라마본부 프로듀서로 입사해 1994년 ‘베스트극장-사랑의 인사’로 연출에 데뷔했다. 이후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졸업’, ‘협상의 기술’ 등을 연출하며 일약 스타 연출가로 숭상 받았다. 중산층 등의 계급에 대한 격차를 담아낸 현실감 있는 연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는 그의 연출 특질이었다.
가령 ‘하얀거탑’은 그가 남긴 사회적 메시지의 시그니처로 꼽히며 한국 명작 드라마로 꼽힌다. 이후 그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기점으로 '봄밤' '졸업' 등을 통해 섬세한 멜로 장인으로도 등극했다.
고인의 마지막 연출작은 오는 10월 ENA에서 방송 예정인 ‘연애박사’다. 지난 2월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안 감독이 남긴 유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게 됐다.
현재 그의 작품에 큰 위로를 받았던 대중 역시 "실상 후계자가 없는 느낌. 너무 일찍 가셨다"는 여론으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그가 소처럼 우직하게, 그러면서도 날 벼린 감성으로 일해 온 덕분에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무한 '리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곱씹을수록 새로운 장면이 보이는 연출의 마술사에겐 적성과 재능, 대중예술문화 업계에 기여하는 성실과 진심이 있었다. 이 드라마 거장의 명복과 평안을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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