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 성장의 방향이 다정한 온기를 품은 바른 방향이라면,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배우 김혜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 그렇다. 김혜준이 앞으로 피워낼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12일 7~8회 공개와 함께 종영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지안(김혜준)이 살아 돌아온 진만(이동욱)과 함께 ‘바빌론’ 글로벌 세력에 맞서 본격적인 반격을 펼치는 스타일리시 액션 시리즈로, 김혜준은 극 중 지안을 연기했다.
시즌 1의 글로벌 성공 이후, 다시 시즌 2로 돌아오기까지. 김혜준에게는 일종의 책임감이 있었다. 시즌 2는 시청자들의 사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이에 김혜준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가지고 시즌2에 임했다.
부지부식 간에 위험을 마주하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달려나갔던 시즌 1의 지안이와는 다르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이에 김혜준은 “다시 한 번 지안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는 감정과 동시에 ‘어떻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지?’라는 부담감도 분명히 있었다”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지안이가 약해 보일 수 잇는 대사들에 대해 ‘지금의 지안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안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진만과 머더헬프의 실체를 안 정지안은 더 이상 유약한 소녀로 보이면 안 됐다. 이에 김혜준은 “시즌 2 지안이에게는 지켜야할 것들이 생겼다. 혼자 살아남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자신의 사람들을 잃을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지안이의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지안의 변화를 잘 표현하기 위해, 김혜준은 일부러 촬영 당일까지 감정들을 꾹꾹 눌렀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점차 각성해나가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혜준은 “촬영 전까지 감정을 누르고 있다가 촬영할 때 감정을 터뜨리는 식으로 했다”고 했다.
이번 시즌에서 지안의 1차 각성 지점은 우진(유현수)의 죽음이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지안에게 잠시나마 평범한 일상이 되어줬던 사람이었지만, 결국 지안을 쫓던 바빌론으로 인해 살해된다. 이와 함께 지안은 과거로부터 회피하던 나날들을 청산하고, 바빌론과 협상에 나선다. 이와 관련해 김혜준은 “저는 우진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지안이가 일상을 찾고 싶어 하고, 일상을 되게 원한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김혜준은 우진의 죽음으로 지안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는 의미를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우진이를 연기한 유현수 배우가 되게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게 진짜 우진 같았다. 촬영하면서 우진처럼 애교도 많고 하니까 되게 좋았다”고 했다.
파신(김민)과 브라더(이태영)의 죽음은, 시즌2에 걸쳐 지안으로 살았던 김혜준에게는 큰 슬픔을 겪게 한 작품이다. 따로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몰입이 됐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나날이 그대로 가족 같은, 그야말로 지안과 파신, 브라더의 관계성처럼 김혜준도 그들을 깊이 아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혜준은 “후반부는 준비라기보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제가 감정을 잡을 때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주변에서 제가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모두의 공으로 돌렸다.
지안의 성장은 곧 김혜준의 성장과도 맞닿아 있었다. 시즌 1에 비해 월등히 늘어난 촬영 분량 덕분에 현장에 상주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는 자연스레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배우며, 자신의 말과 행동이 현장에 미칠 영향을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이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한층 여유로워진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김혜준은 “시즌 2에 처음 합류하는 배우분들이 어려워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진이를 연기한 배우도 신인이어서, 우리 시즌 1 배우들이 분위기를 많이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선배들을 보며 이렇게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가는구나를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힘을 빼고 온전히 호흡에 몸을 맡기는 법을 터득했다. 과거에는 감정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며칠 전부터 감정을 잡으며 앓았지만, 이번 현장에서는 달랐다. 억지로 부담을 가진다고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그저 상대 배우의 눈을 보며 교감하는 데 집중했다.
피 튀기는 사투를 벌였던 지안과 달리, 진짜 김혜준이 꿈꾸는 미래는 지극히 따뜻하고 평범하다. 그는 “거대한 목표 없이 주변 사람들과 서로 다정하게 마음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며 “지안이처럼 스펙터클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킬러들의 쇼핑몰’의 여정 동안, 우리는 지안뿐만 아니라 그 시간을 온전히 살아낸 배우 김혜준의 눈부신 성장을 함께 목도할 수 있었다. 현장을 아우르는 여유와 연기를 대하는 한층 깊어진 태도는 김혜준이 얼마나 단단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의 테두리를 넘어, 자신만의 다정한 방식과 온기로 새로운 성장을 그려나갈 김혜준의 다음 챕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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