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까도까도 양파처럼 나온다.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 온 가족의 과거 행적이 누리꾼들에게 '파묘' 당하고 있다.
지난 13일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안상호를 둘러싼 새로운 사실들이 잇따라 드러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하영은 최근 자신의 주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차 출연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증조부가 일본에서 양의학을 공부한 뒤 한양에서 서양의학 전문의원을 개원해 고종 황제를 진료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방송 직후 하영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증조부가 안상호로 확인됐으며, 안상호가 이완용과 함께 친일 관변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임도 드러났다. 또한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거사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던 사실과 이토 히로부미 추모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한 기록까지 잇따라 드러나는 등 관련 기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 증조부 안상호, 이토 히로부미 추도 모임·경성부협 활동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은 지난 12일 방송한 KBS1 '뉴스라인 W'에 출연해 안상호의 새로운 친일 행적을 짚었다.
방 처장은 "1909년 안중근 의사께서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한 해, 서울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는 모임이 열린다. 거기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안상호의 첫 번째 친일 행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상호는 총독부 자문기구인 경성부협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 처장은 안상호가 "우리는 조선어를 쓰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가족"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강제 한일 합방을 비호한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 조부 안부호, 소록도 의무과장 이력 재조명
한센인 강제격리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던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한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의 이력도 재조명됐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안 교수는 '국립소록도갱생원 의무과장'을 지냈으며, 당시 법령상 의무과는 환자의 진료·간호를 담당하는 부서였다. 다만 그가 단종이나 낙태 등 특정 인권침해를 직접 지시하거나 가담했다는 명령서나 수술기록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소설가 소재원은 SNS를 통해 "그리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상을 두셨다면 소록도에 가보시라"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을미사변 가담자가 맺어준 혼인
안상호와 일본인 부인의 혼인 과정에 을미사변 가담자가 연관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이정은 전 책임연구원의 논문에 따르면 안상호는 일본 도쿄에서 의친왕 이강의 저택을 드나들다 그곳에서 일하던 일본인 여성 가와구치 이소코를 알게 됐는데, 이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 시해에 관여한 조선인 협조자 구연수였다.
구연수는 이후 친일단체 일진회 평의원, 조선총독부 경무관 등을 지낸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이완용의 최측근 송병준의 사위이기도 하다. 하영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언론을 통해 "당장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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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 모친, 재산관도 재조명
이런 가운데 하영의 모친 이미숙 코어메드 대표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재산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11월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향후 포부를 묻는 질문에 "살다 보니 돈이 다는 아니더라"며 "현금 1억원을 금고에 오랫동안 넣어둔 적이 있다. 금고에 현금이 늘 있으니 괜히 배가 부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번엔 2억원을 넣어두었는데 그때부터는 차이가 별로 없었다. 돈이라는 게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 편안한 생활을 할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약 15년 전 나온 발언이기는 하지만, 해당 인터뷰는 최근 딸을 둘러싼 가족사 논란과 맞물리며 새삼 회자되고 있다. 친일 행위로 쌓아온 가문의 부를 자랑하는 듯한 태도가 대중의 반감과 공분을 사고 있는 탓이다.
◆ 일제강점기 토지 소유권 분쟁 기록도 재조명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시절 토지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에 휘말렸던 사실도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1923년 12월 28일 자 동아일보·조선일보에는 '소유이전말소로 안상호 피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 파주군에 거주하던 박승학이라는 인물이 안상호를 상대로 토지매매증명말소신청 소송을 경성지방법원에 제기했다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4년 11월경 박씨가 집을 비운 사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그의 어머니를 위협해 토지를 자신이 매입한 것처럼 꾸며 군청에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씨는 수차례 증명서 말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거 기사가 재조명 되면서 일반 시민을 착복하며 자신의 배를 불렸던 친일파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영의 집안이 친일 논란에 휩싸인 이후, 방송가, 광고계에서도 연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영이 출연했던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분은 다시보기가 중단됐고, 하영이 출연한 삼성전자와 의류 브랜드 아티드의 광고 영상도 비공개 전환됐다.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라운드 인터뷰와 웹 예능 '유튜브 하지영', 넷플릭스 자체 웹 예능 후속편 등이 모두 취소됐다.
하영은 차기작인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막바지 촬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10월 촬영을 시작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2'에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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