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전미도, 15년 만 다시 날아오르다 [종합]
2026. 08.12(수) 16:33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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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사랑과 예술을 좇던 이들의 욕망과 좌절이 무대 위 호수처럼 서서히 차오른다.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갈매기'가 원숙해진 배우들의 연기로 다시 피어난다.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정 연출, 배우 임철수, 전미도, 양소민, 이동하, 이대연, 박호산, 황영희, 강진휘, 이은, 권겸민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매기'는 러시아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예술가를 꿈꾸는 뜨레쁠레프(임철수)와 배우를 꿈꾸는 니나(전미도)를 비롯한 인물들의 사랑과 욕망, 좌절을 그린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이다. 작품은 서로 다른 꿈을 좇던 인물들이 사랑과 예술 앞에서 상처받고 방황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와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극단 맨씨어터가 2011년 선보였던 ‘갈매기’를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며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 15년 만에 돌아온 '갈매기'…더 깊어진 인간의 욕망과 좌절

이번 공연은 극단 맨씨어터의 대표 연극이었던 '갈매기'를 15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는 점에서 뜻깊다. 2011년 초연 당시 실험적 무대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이번에 김정 연출과 손을 잡고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김정 연출은 "15년 전 초연을 봤는데 이 작품을 제가 직접 연출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며 "워낙 많은 '갈매기'가 있기에 지금 이 시대에 다시 올려야 하는 이유를 깊이 고민했고, 인물들의 본능을 말과 몸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 연출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관객에게 잘 이해되도록 대사를 끊임없이 읽고 내뱉으며 쉽게 들리도록 수정했고 인물 간의 관계를 구도적으로 정리했다"라며 "특색 있는 무대 설치물을 활용해 관객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무대는 핵심 공간인 '호수'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눈길을 끈다. 극이 전개될수록 호수의 물이 차올라 무대를 뒤덮는 연출로 인물들의 격정적인 감정을 표현했으며, 심리를 따라가는 음악을 더해 고전의 깊이와 몰입감을 높였다.

김 연출은 "희극이라고 해서 과장하기보다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관계와 행동 동기에 집중했다"라며 "비극과 상실에 머물기보다 이를 털어내고 나아가는 고전 자체의 힘과 매력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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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

◆ '15년 만 복귀' 전미도 "읽어내지 못했던 감정도 느껴졌다"

배우 전미도는 15년 만에 '갈매기'로 맨씨어터와 다시 한번 뭉쳤다. 그는 배우를 꿈꾸는 니나 역을 맡아 순수하게 꿈을 좇던 인물이 현실의 벽과 사랑의 상처를 지나 다시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먼저 극단의 대표 우현주는 전미도의 섭외 비화를 전했다. 그는 "20주년을 앞두고 연극 정신을 고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갈매기'가 생각이 났고 전미도의 리나 연기를 보고 싶었다. 지금 그의 미모와 연기력이 절정일 때 작품을 올려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전미도는 "8년 전 연극 '오슬로'가 마지막 연극이었는데, 다시 무대에 선다면 나의 친정과도 같은 극단 작품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며 "처음에는 나이 때문에 니나 역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망설였지만, 제 극단에서 올리는 무대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 극단 멤버들과 다시 한번 뜨겁게 호흡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한층 깊어진 시선도 덧붙였다. 전미도는 "15년 전에는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감정들이 새롭게 느껴졌다"라며 "예전에는 니나의 순수함과 생경함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인물이 가진 갈등과 욕망, 어두운 가정환경까지 다루며 한층 풍성하고 깊이 있는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20대 시절에 연기했던 '갈매기'를 다시 한 번 선보이며 울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미도는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서, 마지막 감정에 감정이 다 차오르는 데 그걸 다 표현하지 못해 감정이 북받쳤다"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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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 세월이 흘러도 남아 있는 특별한 기억…'갈매기'로 다시 모인 배우들

연극 '갈매기'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배우들에게 깊은 잔상을 남긴 작품이다. 뜨레쁠레프를 연기하는 임철수는 데뷔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25살 역할을 나이 들어서 다시 맡게 되니 신기한 경험이다"라며 "너무 좋아하는 선후배들과 다시 작업할 수 있어 기쁘고, 하루하루가 소중해서 공연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과거 뜨리고린 역을 맡았던 박호산은 도른으로 복귀했다. 그는 "우리 극단과 '갈매기'라는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참여했다"라며 "도른을 연기하게 됐는데 특별히 분석할 필요도 없을 만큼 너무나 딱 맞는 옷이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김부장' 촬영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연극 제안을 받아들인 이동하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좇는 작가이자 니나와 얽히는 뜨리고린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글을 잘 쓰고 싶어 노력하지만 스스로를 혐오하는 인물"이라며 "결핍과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하는 "무대에 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연극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앞으로도 평생 계속할 것"이라며 "전작 '김부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꼭 보러 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우들은 "태어난 시간과 장소는 모두 다르지만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삶의 행복이 달라지지 않나"라며 "그런 지점에 중점을 두고 관람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갈매기'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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